[인터뷰] 대경본부 상주시지부 왕준연 조합원

6천일만의 '첫 출근' 복직1호 조합원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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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준연 조합원은 2004년 11월 총파업으로 해고되어 2021년 4월 14일 복직까지 무려 5,995일이 걸렸다. ‘조합원들의 따뜻한 마중’ 속에 17년 만에 다시 상주시청으로 돌아온 그를 만나 해고와 복직에 대한 소회를 직접 들어봤다. 

▲ 왕준연 조합원이 복직해 업무를 하고 있다.
▲ 왕준연 조합원이 복직해 업무를 하고 있다.

▲ 복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고맙다. 사실 복직환영식 때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금도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다. 우리 투쟁 의 정당성을 꼭 말하고 싶어 복직 후 감사의 글을 조합원들에게 보냈다. 한 조합원이 첫 메시지가 굉장히 강렬해서 뇌리에 남는다고 했는데, 그 말은 “우리가 옳았다”는 거였고, 그 믿음으로 지금껏 버텨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5,995일 만에 현장에 돌아갔다. 
해직 당시와 다르게 업무가 모두 전산화되어 적응이 쉽지 않았고, 부서마다 대부분 새로운 얼굴이라 어색하고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은 내가 헤쳐 나갈 몫이 됐다. 해직자 신분일 때도 늘 오던 공간인데 ‘다시 공무원’이 되어 부서 배치까지 받고 보니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14일 복직해서 20일에 첫 월급도 받았고, 총파업 당시 한 달 후 앞두고 있던 6급 승진을 6천일 만에 했다. 비록 올 연말에 정년을 맞이하지만, 현장에 돌아와 참 다행스럽다. 

▲ 왕준연 조합원은 복직법이 시행된 이튿날 상주시청으로 복직했다.
▲ 왕준연 조합원은 복직법이 시행된 이튿날 상주시청으로 복직했다.

▲ 힘든 해직기간, 그럼에도 열심히 활동했다. 
공무원노조 사무처에서 실장으로 6년 정도 일했다. 4기 교육선전실장을 맡아서 공무원노조를 알려내고 공직사회 발전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나름의 역할을 했다. 5기와 7기에 편집실장을 맡아 좋은 기사로 공무원노조 활동을 외부에 알려냈다. 거리 곳곳을 누비는 회복투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고, 지부 활동에도 끈을 놓지 않으려 애써왔다. 최선을 다해 공무원노조를 사랑했으니 내 삶에 후회는 없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교육선전실장 시절 2년간 한 방에 살며 서로 의지했던 전대곤 동지와 편집 실장 때 함께 했던 안현호 동지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두 동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 

▲ 17년을 버텨온 투쟁의 동력이 있었다면. 
법외노조의 길을 걸으면서도 꿋꿋이 상주시지부를 지킨 간부들, 지부 출범부터 총파업을 거쳐 오늘까지 함께 하고 있는 이원경 전 지부장이나 박호진 현 지부장 등이 활동의 큰 힘이었다. 또 회복투 조합원들은 거리에서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아는 동지가 됐다. 살면서 그런 사람들을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다. 그들은 17년을 버틸 수 있도록 해 준 힘이고 내 인생의 자산이다. 

▲ 가족들에게 17년은 참 길었을 것 같다. 
2004년 태어난 늦둥이 아들이 벌써 고2가 됐다. 딸들이 사춘기 때 해고되어 걱정이 많았는데 나중에 들으니 학교 선생님이 ‘아빠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줬다고 하더라. 이번 복직법 통과되고 손자가 복직 축하 리본을 묶어주는데 그동안 힘들었던 나날이 한꺼번에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한결같이 나를 믿어주고 기다려준 가족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 14만 조합원들에게 한마디
2004년 총파업은 정당했고 공무원노조의 투쟁은 정의로웠다. 숱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동지적 의리를 지키며 17년 동안 해직조합원들을 책임지고 함께 해 준 조합원들에게 감사드리며, 후배들이 공무원노조가 걸어온 정의의 길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 상주시지부 사무실 앞에는 왕 조합원의 복직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상주시지부 사무실 앞에는 왕 조합원의 복직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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