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 이하 공무원노조)의 새로운 시도가 제대로 먹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하반기 대규모 집회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언택트 방식이 고민됐고, 새로운 트렌드에 맞게 온라인 광장인 유튜브 채널 등을 적극 활용한 것.
공무원노조는 11월 11일 유튜브 채널과 줌(ZOOM) 시스템을 통해 조합원 온라인 총회를 진행했다.
점심시간인 12시부터 47분 간 진행된 이번 총회는 ▴공무원 정치기본권 쟁취 ▴해직자 원직복직 쟁취 ▴교섭투쟁 승리 등 공무원노조의 주요 현안 과제에 대한 결의를 모아내는 장으로 마련됐다.
처음으로 시도된 온라인 총회의 사회자로는 유튜브 채널에서 익히 얼굴이 알려진 김현기 수석부위원장, 최승혁 2030청년위원장, 김중권 이천시지부 청년부장으로 구성된 ‘말많은녀석들’이 맡았다.
총회 대회사에서 공무원노조 전호일 위원장은 “공무원노조는 23일 만에 10만 입법청원을 달성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조합원의 힘을 확인했고, 그 힘을 통해 승리의 자신감도 확보했다”며 10만 입법청원 성사를 자축하면서 “정치기본권 보장이야말로 어떤 정권에도 휘둘리지 않고 국민의 공무원이 되는 길이기에 입법투쟁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해직자 136명 중 6명이 이미 사망했고, 40명이 정년이 도과한 상황이다. 법안통과로 남은 동지들은 현장에 돌아갈 수 있도록 연내 쐐기를 박는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결의하고, “코로나 방역 등 헌신적으로 복무했으나 위기 상황이라는 이유로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공무원노동자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섭투쟁을 통해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2020 대정부교섭 투쟁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어 각 의제별 현장발언이 이어졌다.
이종욱 전 광주본부장은 “정치는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지배한다.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어야 정치를 깨끗하게 하고 국민의 지지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면서 “정치기본권 쟁취 10만 입법청원은 시작에 불과하며, 본회의까지 험난한 투쟁이 남아 있다. 마지막까지 함께 투쟁하여 공무원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여내자”고 말했다.
송성환 오산시지부장은 “해직자 법안이 8부 능선정도는 넘어섰다. 15년 간 끈질긴 투쟁으로 청와대와 정당을 움직인 결과다. 지금이야말로 낙엽을 태우기 위해 돋보기의 초점을 정확히 맞출 때다. 올해를 해직자 원직복직의 해로 기억하자”고 발언했다.
정영민 부산남구지부장은 “공무원노동자는 일한 만큼 대접받거나 밖에서 보는 만큼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일 비상근무 등으로 내몰리며 복지는 사라지고 노동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정부와의 본격적 교섭투쟁 진행해 달라. 지부에서도 구청장과의 교섭을 통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출장여비 문제 등도 조례개정 통해 해결해 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본부별 결의마당 또한 카드섹션, 치어리딩, 6행시, 구호 제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다보니 현장에서 음소거 상태에서 퍼포먼스가 진행되거나, 연결이 어색한 측면이 있기는 했으나 대체적으로 안정되고 생동감 있고, 참신하게 진행되어 유튜브 채널에서 댓글 호응이 줄을 이었다.
온라인 총회의 유튜브 채널 조회수는 공식적으로 1만7천 건을 초과했다. 하지만 부서별로 1개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함께 시청하거나, 대형화면을 설치하고 총회에 수 십명이 집단으로 참여한 지부가 상당수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실제 총회를 시청한 조합원 수는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부별, 지부별로 대회의실, 읍면동사무소 등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줌(ZOOM) 화상시스템에 접속한 곳이 100여 개가 훨씬 초과하면서 직접 참여한 조합원 수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노조는 이미 2012년 10월 20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창립 이래 첫 번째 조합원 총회를 진행하면서 5만 조합원의 참여로 공무원노조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올해 8년 만에 공무원노조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것도 미리 준비한 사업도 중단한다는 언택트 시대를 맞아 변화된 환경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원의 결의를 모아낸 참신한 시도의 결실은, 이후 전개될 정치기본권 보장 법 개정투쟁과 해직자 특별법 제정투쟁, 대정부교섭 투쟁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