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조합원 (경남본부 진주시지부 사무국장)

“노조는 나의 운명, 문턱 낮은 진주시지부 만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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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본부 진주시지부 활동의 ‘핵아이콘’이 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경남 진주를 방문했다. 주인공은 김미정 사무국장. 그녀는 ‘고3 엄마’ 답지 않은 외모에 미소가 ‘수국’을 닮았다. 

▲ 경남본부 진주시지부 김미정 사무국장
▲ 경남본부 진주시지부 김미정 사무국장

김 사무국장은 1992년 공무원에 입직했다. 
경남도청 내무국장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1998년께, 다른 지역에서 속속 만들어지고 있던 직장협의회가 경남에는 아직 준비되지 않자, 경남도에서는 공무원노조 2기 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영길과 직협 구성을 협의했다. 김영길 전 위원장을 도청 국장실로 호출하는 전화를 그 당시 김미정 국장이 했다. 별 것 아닌 인연 같지만, 어찌 보면 처음부터 직협과 노조의 출발을 그녀는 뜻하지 않게 함께 하고 있었던 것. 그래서 자연스레 노조간부로 인연이 이어진 건 아닐까. 

그녀는 2001년 결혼과 함께 이곳 진주시에 자리를 잡았다. 2002년 진주시지부가 출범하면서 바로 조 합원이 되었고, 2004년부터 대의원으로 함께 하며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해냈다. 
2018년 설립신고가 되고 단체교섭이 가능해지자, 정갑석 전 지부장이 교섭부장 역할을 제안해 노조 활동에 본격 합류했다. 타고난 언변과 사리분별력은 단체교섭 석상에서 빛을 발했다. 오랜 기간 두루 두루 친화력으로 높여 온 신뢰와 28년 공무원 경력이 가져다준 노련함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 꼼꼼한 김영태 지붕과는 손발이 척척 맞다. 코로나19 근무 조합원 격려방문 당시 모습.
▲ 꼼꼼한 김영태 지붕과는 손발이 척척 맞다. 코로나19 근무 조합원 격려방문 당시 모습.

10기 김영태 지부장이 출마하면서 사무국장을 제의했다.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 없었던 것도 아니 지만, 길고 긴(?) 공무원생활에서  년간의 노조 임원이 어쩌면 가장 빛나는 시절이 될 수도 있을 것만 같아 가족 동의부터 구했다. “울 엄마 멋있다” 이 한 마디가 선거운동 기간에 큰 힘이 됐다. 
10기가 구성되고 가장 먼저 할 일은 진주시공무원노동조합과의 통합이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응답자의 88%가 통합에 찬성했다. 9기 때부터 이미 통합은 상당부분 진전이 있었고, 조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통합은 최우선 과제였다.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통합 관련 논의를 발 빠르게 진행했고, 설득해냈다. 그녀의 추진력도 큰 역할을 했다. 

김 국장의 바람대로 10기가 시작되면서 지부 사무실이 변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밝고 유쾌해졌고 화사해졌다. 지부 사무실 방문을 조심스러워하던 여성 조합원들의 출입이 잦아졌다. 웃음소리도 많아졌고, 나누는 대화 속에 애로사항도 오갔고, 그것은 근무조건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졌다. 김 국장 덕에 확실히 문턱은 낮아졌고, 소통은 빨랐으며, 모든 사업은 조합원과의 공감으로부터 시작했다. 

▲ 시청 로비에 노트북 4대를 설치해 전태일3법 동의서명을 적극적으로 벌여냈던 그녀!
▲ 시청 로비에 노트북 4대를 설치해 전태일3법 동의서명을 적극적으로 벌여냈던 그녀!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되다보니 대규모 행사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 는 일. 지부는 크게 한 번 하던 행사를 여러 번 쪼개 진행하기로 했다. 
영화보기 문화체험도 3회로 나눠서 50명씩 입장케 하여 진행했고, 목공예체험도 코로나와 태풍 상황 을 감안하여 2차례나 치러냈다. 전태일3법 동의서명을 받을 때는 인증샷을 보내주면 커피쿠폰을 보내 참여를 독려했고, 아예 시청 로비에 전태일 사진전과 함께 노트북 4대를 동원하여 동의서명을 진행하자, 자발적 참여가 줄을 이었다. 김 국장은 상황을 핑계 대며 사업을 하지 못하면 이후에도 조합원 마음을 얻을 수 없을 것이란다. 코로나시대를 통해 조합원과의 밀착형 사업을 할 수 있어 오히려 호기가 될 수 있음을 체득한 결과다.

그녀는 늘 바쁘다. 신규 직원들이 들어오면 가입을 독려해 최근에는 100%에 가깝게 가입을 한다. 누군가 가입을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면 특유의 미소를 보내면서 “내가 옆에서 지켜줄게. 함께 하자”며 넌지시 한 마디 던지는 게 아직은 먹힌다.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때도 모든 직렬의 의견을 수렴하고 싶은 욕심에 직렬과 연령까지 고려했다. 매 사 꼼꼼하고 신중한 김영태 지부장과는 호흡이 잘 맞는다. 지부장이 모든 사업을 조합원들의 의견수 렴을 거쳐 결정해 운영위원들의 활동 만족도도 꽤 높다. 조합원들도 믿고 같이 해 주는 것이 감동적이라는 김 국장. 조합원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 일상을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 의 눈가가 촉촉하다. 

앞으로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전 조합원 교육을 하고 싶다. 노조 임원이 되고서야 노동자이면서도 노동교육을 간과해 온 지난 세월이 한없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것도 2박3일쯤 탁 트인 공간에서 함께 소통하는 조합원 수련회에서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김 국장의 머릿속에는 이미 임기 내 어떤 역할을 해낼지 가득 차 있는 듯 보인다. 코로나 상황을 뚫고 도 많은 일을 해냈듯이 앞으로도 그녀의 발걸음을 막을 것은 없어 보인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경남본부의 제보가 맞았음을 실감하며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노조는 내 운명’이라 웃으며 말하는 김 국장의 2년 임기가 그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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