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본부 정선군지부] 정선군지부가 지역 터줏대감 된 좌충우돌 이야기

지역 연대의 버팀목, 현장 조합원들의 지지대… 그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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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가 흐드러진 꼬불꼬불 국도를 따라 여행하듯 강원도 정선군청에 닿았다. 
코로나 청정지역 정선, 그 속에서 간부들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어느 지역보다도 잘 지켜내면서 현장에서도, 지역에서도 ‘할 수 있 는’ 일을 찾아하며 2020년을 보내고 있었다. 그 힘의 원천은 ‘NO’하 지 못하고 함께 해 온 ‘정(情)’이란다. 코로나시대, 언택트 사업을  선에서는 어떻게 풀어냈을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 정선군지부 유종덕 지부장
▲ 정선군지부 유종덕 지부장

정선군지부 유종덕 지부장과 유선명 사무국장은 지난해 7월 13일 임기를 시작했다. 
회계년도를 타 지부와 동일하게 2월 28일까지로 맞추자는 말에 임기를 줄여주는 줄 알고 얼씨구나~ 했던 것이 오히려 6개월가량 임기가 늘었다. 덕분에 할 일도 더 많이 구상할 수 있었다. 지역의 공용 버스 업무를 맡은 유 지부장은 터미널에서 일을 하다가도 호출이 있을 때마다 지부 사무실로 달려 온다. 유 사무국장은 업무협조를 통해 지부 사무실에서 업무와 노조활동을 병행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노조가 재밌다고 말한다. 노조가 있어 달라지는 세상이 아직도 신기방기하다. 22명의 운영위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업무를 하고 있지만, 현장 속에서 조합원들의 애로사항에 귀 기울이고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조합원들은 그런 순기능에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노조 간부라는 자리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뭔가 시정조치가 필요할 때는 나름의 실력행사도 했고, 성명서, 항의방문 등 형식과 상관없이 지부에서 하는 일은 전체 조합원의 힘이 실려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 

▲ '노조가 재밌다'는 정선군지부 운영위원
▲ '노조가 재밌다'는 정선군지부 운영위원

코로나19로 면대면 사업이 전면 취소됐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정선군지부가 아니다. 
코로나19로 헌혈이 절실했던 때, 지부는 4월과 8월 두 차례 조합원 헌혈 사업을 진행했고, 10월에도 한 번 더 추진할 계획이다. 유 지부장은 최근 채용된 90여 명의 신규 조합원들을 만나며 조직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매월 1회 청년조합원 간담회는 무조건 했다. 젊은 조직을 위해서는 청년 조합원들과의 소통을 게을리할 수 없었다. 
매월 청년조합원과의 소통을 통해 조직 내 혁신할 것들을 찾아냈고, 활력 있는 정선을 만들기 위해 청년위원회를 구성, 본부와 공동으로 호프데이를 준비했다.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일시 중단되기는 했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호프데이와 함께 청년조합원 글램핑대회 등은 꼭 해 보고 싶단다.

지부는 지난달 9일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의견수렴을 위해 10개 직렬 간담회를 모두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쏟아져 나온 의견들을 모아냈고, 직렬별 대표와 정선군지부, 인사팀이 함께 회의를 통해 사전 의견조율도 진행했다. 정선군 발전을 위한 의견들이 한자 로 모이니 서로의 만족도는 높았다. 조합원들은 지부를 신뢰하고, 노조와 군 집행부는 서로를 신뢰하게 되어 교섭을 통해 지부는 ‘상호신뢰 시스템’을 굳건히 구축했다. 

▲ 광복절을 맞아 아라리촌에 세워진 정선 특유의 '평화의 소녀상'
▲ 광복절을 맞아 아라리촌에 세워진 정선 특유의 '평화의 소녀상'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정선군지부 활동 중 가장 모범이라면 연대 활동이 아닐까.
전찬용 전 지부장이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대표를 맡아 핵심적인 활동을 했다. 특히 올해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금빛 동상이 아니라 지역 작가를 통해 도자기를 빚어 탄생한 ‘평화의 소녀상’을 정선 아라리촌에 세웠다. 조합원들이 자 발적인 모금으로 전체 제작비의 30% 이상을 모았다. 아베의 발악에 맞서 ‘NO 아베’ 버튼도 지부에서 직접 제작해 지역에 배포했다.

▲ 3.1절에는 친일파 박춘금을 단죄하는 단죄비를 화암동굴 앞에 세웠다.
▲ 3.1절에는 친일파 박춘금을 단죄하는 단죄비를 화암동굴 앞에 세웠다.

3월 1일에는 당시 금을 채굴했던 정선 화암동굴 입구에 ‘박춘금 친일파 단죄비’를 세웠다. 박춘금은 노동자들을 핍박하여 번 돈으로 일제에 가미가제 비행기를 바친 악질 친일파다. 지역의 역사를 바로잡는 일에 앞장서는 것은 공무원노조의 1대 사회적 역할이면서 이 땅에 사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과제였다. 그래서 유 지부장과 유 사무국장 등 지부 운영위원들은 지역과 연대하는 매 순간 공무원노동자로서 자랑스러웠다. 

앞으로 지부는 ‘민원인이 조합원에게 폭행과 폭언을 하는 것을 예방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기관과 협의해서 소통 등 다양한 지원도 하고, 규정과 조례개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조합원 보호에 나설 것이다. 민원부서 전담 부스나 CCTV, 스마트 비상벨 등 선택적 활용 부분은 이미 단체협약에 추가했다. 수당 몇만 원 인상해 주는 것보다 자존심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 달라는 신규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지부의 고민도 깊어갔다. 
어떤 방식으로 공무원노동자들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인가. 지부는 공무원노조 중앙 차원에서 노동인권상담센터(가칭)처럼 전체 조합원들이 기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을 제안했다. 중앙과 본부, 지부가 조합원들이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공직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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