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본부, 코로나 딛고 창의적 비대면 사업 펼쳐

“톡톡 튀는 잇-템으로 조합원 마음 사로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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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무효’ 결정이 있은 이튿날인 4일, 코로나 시대를 맞아 창의적인 비대면 사업으로 조합원과 소통하고 있는 법원본부 간부들을 만나기 위해 대법원을 찾았다. 

▲ 법원본부 이인섭 본부장
▲ 법원본부 이인섭 본부장

최근 법원본부는 법원의 고질적인 승진적체 해소를 화두로 투쟁을 진행해 왔다. 본부장이 법원행 정처를 만나 요구안을 던지고 머리 띠를 매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투쟁할 수도 있었지만, 간부중심의 선도적인 투쟁만으로 더 이상 조합원들에게 공감을 주기 어렵고 참여와 관심 또한 이끌기 어렵다는 것을 본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것, 조합원들이 좋아하고 함께 호응해 줄 수 있는 것을 찾고 싶었다.  

불현듯 2013년 9월 11일 진행했던 ‘흰옷입기(화이트데이) 공동행동’이 떠올랐다. 당시 법원본부는 조합원의 연이은 사망사고에 따른 대책으로 대대적인 인원충원을 내걸었다. 
그리고 전국에 있는 지부 조합원들과 흰옷 입는 날을 정해 공동투쟁을 전개했다. 처음 해 본 투쟁에 조합원들도 얼떨떨하고, 조직하는 간부들의 마음도 걱정 반, 기대 반 이었던 투쟁. 하지만 당일 전국의 법원에서 흰 꽃들이 피어나자 조합원들은 결속됐고, 간부들은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법원본부는 그 승리의 기쁨을 다시 재현해 보고 싶었다. 지난 7월 21일을 ‘흰옷입기 공동행동의 날’ 로 정했다. 7년 전 승리의 경험이 있다고 해도 지금도 그 방식이 먹힐까? 고민도 많았다. 그래서 단순 한 흰옷입기에 그치지 않고 지부별로 투쟁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진을 공모해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작품(?)들이 모였고, 전국의 모든 지부에서 조합원들이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 본부장의 열연이 돋보인 '주라주라패러디' 갈무리
▲ 본부장의 열연이 돋보인 '주라주라패러디' 갈무리

법원본부의 비대면 사업은 지난 6월 ‘주라주라 패러디’로 이미 온라인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법원본부 사무처와 서울중앙지부, 수원지부 간부들과 조합원들이 주말을 내어 만들었다. 어색하고 어설펐지만, 그들의 일체감만큼은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딱딱한 리더가 되고 싶지 않았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친화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솔직하게 나누고 싶었다. ‘주라주라’에서 망가져도 나는 그저 즐거웠다. 나의 빈 틈을 메워주는 전국의 23명의 지부장이 있고, 사무처 간부들이 있기 때문에 형식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이번 영상에서 ‘둘째삼촌  이상승’으로 등장해 인기가 급상승한 이 본부장은 7월 전국순회를 통해 그 인기를 몸소 실감했다.

▲ 지난 25일 유튜브 생중계된 '온Line 승진 up' 갈무리, 김동규 청년위원장(왼쪽)과 황건하 정책국장
▲ 지난 25일 유튜브 생중계된 '온Line 승진 up' 갈무리, 김동규 청년위원장(왼쪽)과 황건하 정책국장

법원본부는 승진적체 해소투쟁의 방점을 찍기 위해 애초에는 8월에 대법원 앞에서 조합원 1천 대오가 참석하는 촛불집회를 계획했다. 하지만 그 계획은 코로나19로 무산됐다. 
고민에 빠져 있던 이 본부장은 아내가 친구들과 줌(zoom)을 이용해 화상대화를 하는 것을 보고 아 이디어를 얻어, 본부 간부와 전국 지부장 회의를 거쳐 ‘온라인 문화제’로 변경했다. 온라인에 강한 전 국의 청년 조합원들이 실무 기획회의에 대거 참여했고, 그들의 적극성과 창의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또 나빠졌다. 극우 단체의 8.15 광화문집회로 코로나 19가 전국으로 급속히 재 확산되 어 ‘10명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발동됐다. 야심차게 준비한 온라인 문화제는 아쉽게도 ‘온Line 승진 up’ 유튜브 생중계로 전면 변경되어 지난달 25일에 개최됐다. 그것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딱 30분만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실시간 530여명, 조회수 3천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법원본부의 투쟁에 응원을 보내는 댓글이 쉴 새 없이 달렸다. 

▲ 손발이 척척 맞는 본부 사무처 간부들 (왼쪽부터 이상원, 이인섭, 조지영, 황건하)
▲ 손발이 척척 맞는 본부 사무처 간부들 (왼쪽부터 이상원, 이인섭, 조지영, 황건하)

앞으로도 법원본부는 유튜브를 접목한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갈 계획이다. 2주 1회 주제를 정하고 현 장 조합원들의 소소한 일상부터 투쟁활동까지 영상에 담는다. 또한 재밌고 알찬 구성으로 영상을 촬 영하고 업로드하여 더 많은 조합 원들 속으로 과감히 들어갈 계획이다. 
10월 말에는 또 한 차례 전국 순회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순회는 브이로그 방식을 시도한다고 하니 벌써 기대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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