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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현장속으로
“경직된 조직문화 깨고 조합원에게 힘 되는 지부로 한발 씩 나아갈 것”[현장속으로] 서울본부 강남구지부
오경희 기자  |  reporter_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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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13  11: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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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으로 가는 길, 부잣집에 놀러가던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마냥 설렜다.
직장협의회조차 없이 노동자성을 꽁꽁 숨기며 일만 하던 그 곳에서 8년 공백을 딛고 2018년 다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둥지를 틀고 활동을 시작한 서울본부 강남구지부(지부장 정낙군, 이하 강남구지부)를 찾았다. 지난 5월 재건 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정낙군 지부장과 열혈형제 같은 운영위원 4인도 함께 만나 그 동안 강남구지부의 활동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 정낙군 지부장

2010년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강남구지부가 공중 분해되고, 보수적인 기관장이 재선을 하면서 경직된 조직문화는 더 강화됐다. 이에 따라 ‘찍히지 않기 위해’ 조합원들은 어느 누구나 나서지 않고 자기검열을 하며 열심히 일만 했다.
그렇게 8년이 지나고 2018년 5월 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남구지부 제6기 출범식’을 갖고 다시 공무원노조 활동을 시작했다. 출범식에 참여한 조합원은 단 7명.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경직된 조직 내에서 7명이 직접 발걸음을 하고 참석을 했다는 것 자체로 일당백의 효과를 톡톡히 했다.
그 7명을 씨앗으로 2년 남짓 지난 지금 강남구지부 조합원 수는 530여명으로 늘어났다.
크게 드러나는 대중사업을 하지 못했고 번듯하게 조합원들을 모아놓고 교육 한 번 진행하지 못했다.
아직도 노조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기에 마냥 당위성으로만 접근할 수는 없었다. 노조가 꼭 필요하다고 격려해 주고, 슬쩍 가입원서를 내고 가기도 했고, 후원을 해 주는 이도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노조활동의 전무함, 노동자로서의 인지 공백이 너무 오랜 기간 지속된 탓이니 그 상처가 아물기 위해서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정낙군 지부장은 서두르지 않는다. 보채지도 않는다.

정 지부장은 지부 재건 후 1년 활동을 평가하면서 부지부장, 사무국장을 제외한 운영위원을 젊은 간부들로 교체했다. ‘지부의 변화를 위한 혁신적 인사단행이었다’고 말한다. 신보규 2030청년위원도 그 즈음 합류한 운영위원이다. 또래친구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고 청년들을 모아 청년위원회를 구성할 포부를 갖고 있다. 정 지부장은 아무리 재정이 어려워도 청년사업에는 ‘무조건 투자’를 약속했다.

다른 지부에 비하면 활동이 왕성하지 않지만 운영위원들은 지금도 매일 바쁘다. 업무와 노조활동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 노조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명확했다. 강남구지부가 재건된 이후 새올 소통광장에는 부당한 일,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는 글도 자연스레 올라오고 있다. 과거에는 공무원노조 선전물과 공무원U신문 배부 선전전을 나갔을 때 쳐다보지도 않고 소위 ‘잡상인’ 취급당했다면 이제는 웃고 인사도 자연스레 건넬 수 있게 됐다. 마음의 문이 아주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증거다. 공무원U신문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조합원참여 인증샷 이벤트에 강남구지부 조합원들의 참여가 높은 것도 변화의 증거가 아닐지.
 

   
▲ 강남구지부 운영위원 (왼쪽부터 정낙군 지부장, 최주환 사무국장, 신보규 2030청년위원, 김용기 회계감사위원장, 김일환 부지부장)

현재 9명의 운영위원은 서로가 끈끈한 형제와 같다.
처음 1년은 운영위원들이 사비를 털어 노조활동을 했다. 작
년 9월에서야 지부 통장에 조합비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적은 액수의 조합비지만, 어렵게 가입한 조합원들의 진심임을 알기에 한 푼도 허투루 쓸 수가 없다. 지부장은 아직 업무추진비를 받아본 적도 없다. 동 순회를 갈 때는 운영위원들이 선전물을 들고 택시를 타거나 버스 또는 도보로 조합원들을 만나러 간다. 불편하고 힘들지만 어느 누구도 투덜대지 않는다. 순회 때마다 한 장, 두 장, 손에 꼭 들려오는 조합원 가입원서를 보며 큰 힘을 얻을 뿐.

   
▲ 지난 해 10월, 강남구지부는 강남구와 소통워크샵을 진행했다.
   
▲ 2019년 11월 강남구지부는 구청장을 면담하고 각종 현안을 공유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노조 활동에 관심이 많다. 강남구가 복수노조이긴 하지만, 절대 다수인 강남구지부와 소통하고 지부 사무실에 필요한 집기 등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기관장의 친 노동적인 태도 또한 조합원 확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정 지부장은 내년 말까지 조합원 1,000명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남지역에 1,000명 정도의 대군이 있어야 제대로 된 노조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집행부와 협력하여 더욱 발전된 강남구 노사문화를 정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재건 3년차 강남구지부. 아장아장 걷던 어린 아이가 어느 날 다리에 힘을 기르고 자신감을 획득하여 본격적으로 뛰었을 때를 상상해 보라. 
강남구지부는 타 지부에 비해 크게 내세울 것도 자랑할 것도 없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확고한 자신감으로 조합원과 함께 할 준비를 하고 있다. 1천 조합원 시대를 열어 강남구지부를 공무원노조의 든든한 거점으로 만들어 나갈 그 날을 기대하며, 14만 조합원이 마음을 모아 함께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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