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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공무원, 짤릴까봐 출산도 맘놓고 할 수 없습니다.비정규직으로, 여성으로 차별받는 임기제공무원
임미영(서울본부 조직2국장)  |  reporter_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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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29  09: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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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이 지난 2018년 6월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및 민주노총과 <비정규직 공무원 실태와 차별해소 방안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한 바 있다.

“계약직인데 육아시간까지 써야 하나?” “육아시간을 쓰면 계약연장이 안 될 수도 있다” “선례를 만들 수 없다” 서울시 서남권글로벌센터에서 근무하는 영등포구 소속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비정규직 공무원)인 A씨가 들은 말이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제7조의7은 5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공무원은 24개월의 범위에서 자녀돌봄, 육아 등을 위한 1일 최대 2시간의 육아시간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최근에는 임기제공무원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명목으로 잔여임기에 관계없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1년 단위 임용약정을 해야 하는 임기제공무원들은 재계약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법적 권리도 포기하곤 한다.

7년차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인 A씨도 둘째 아이 출산 예정일 열흘 뒤인 6월 30일이 계약만료일이라 임용연장이 안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왜냐하면 출산 휴가를 신청하려 하자 구청은 “일할 사람하고 계약해야지”라며 해고가능성을 비췄기 때문이다. 3년 전 첫째 아이를 출산했을 때도 A씨는 출산휴가만 쓰고 육아휴직은 사용할 수 없었다. 전일제(정규직)공무원들은 자녀 1명당 최장 3년의 육아휴직을 할 수 있지만 임기제공무원들에게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이다. 해고(임기 미연장)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중의 차별

작년 5월 31일 해고된 B씨의 사례도 여성임기제공무원의 차별을 보여주는 사례다. B씨는 은평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으로 3년을 일했다. 난임이었던 B씨는 정규직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출산휴가 후 육아휴직을 1년 썼다. 육아휴직이 해고의 사유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런데 은평구청은 휴직기간 동안 업무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성과평가 C(임기 미연장 사유)를 준 후 해고했다.

양성평등기본법 제25조는 국가기관 등과 사용자는 임신ㆍ출산ㆍ수유ㆍ육아에 관한 모ㆍ부성권을 보장하고, 이를 이유로 가정과 직장 및 지역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돼있지만 정규직공무원 성과평가 규정조차 출산휴가 정도만 양성평등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차별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인 임기제여성공무원 차별은 당연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 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아 인구가 자연감소할 전망이다. 하지만 여성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각종 불이익이 존재하는 한 저출산 문제가 해소될 리 없다. 지자체에서조차 여성임기제공무원이 출산과 육아휴직을 맘편히 사용할 수 없는데 다른 부문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오죽하겠는가.

   
▲ 공무원노조 서울본부가 2018년 12월 임기제 공무원 처우개선을 위해 권수정 서울시의원과 공동사업을 진행했다.

한편, 출산과 육아휴직을 이유로 임기연장을 하지 않으려 했던 기관측에 항의해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던 서초구청 시간선택제임기제 C씨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

서초구청에서 2년여를 일해 온 시간선택제임기제 C씨는 2020년 1월 출산예정이었다. 2019년 12월 31일 임용기간이 만료되지만 기간연장이 될 거라 예상하고 출산과 육아휴직 계획을 부서에 알렸는데 임기만료 한 달 전 연장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출산과 육아휴직 사용계획 때문이었다. 서초구는 법적 하자가 없으니 공론화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다. 명백한 차별이라는 점에 답답해하던 C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당함을 제기했고 서초구청은 인사위원회를 다시 열어 임기연장을 승인해야 했다.

2019년 12월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이 연구 용역한 ‘공직사회 임기제·시간선택제 공무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임기제공무원 응답자 중 15.8%만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험이 있고 이들 중 36%는 6개월 미만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전일제(정규직) 공무원 응답자 중 48.2%가 육아휴직 사용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친다. 임기제공무원들은 육아휴직 전후로 불이익을 경험하고 심지어 등 떠밀려 나가기도 한다.

코로나19로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은 더 위험한 현실에 놓여있다. 정부는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 속에서도 아이를 낳고 기르기를 계획하는 노동자들을 적극 지원할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출산으로 인한 해고의 불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도 해야 한다.

   
▲ 공무원노조 서울본부는 올해 2월 마포구지부 시간선택제 공무원(조합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처음으로 돌아가면, 영등포구는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도 정규직공무원과 평등하게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임기 미연장 운운하지 말아야 한다. 서남권글로벌센터는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출산과 육아휴직으로 인한 공백을 대체할 구청 예산이 없다는 핑계대기를 할 게 아니라 필요하다면 서울시에 예산을 요청해서 대체인력을 마련해야 한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업무가 남아있는 동료에게 고스란히 떠 맡겨진다면 누가 맘 편히 아이를 낳고 기르려고 하겠는가.

임미영(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본부 조직2국장,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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