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소방공무원직장협의회 출범을 앞두고

공직사회개혁, 국민의 공무원으로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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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하 공무원노조 정치위원장
▲ 이병하 공무원노조 정치위원장

필자가 18년 전 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 선거유세를 할 당시 조합원도 아니고 투표권도 없는 경찰과 소방조직의 근무지를 방문하여 "머지않은 시간에 여러분도 같이 해야 할 일이기에 미리 한번 들어보시라" 며 유세내용을 공유한 경험이 있다.

그로부터 18년 만에 그 약속이 현실화됐다. 올해 6월 11일자 법 시행으로 소방과 경찰공무원도 직장협의회를 발족하여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전교조 30년, 공무원노조 18년, 민주노조 역사의 길에 소방·경찰 공무원들도 노조의 첫 단계인 직장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특히 노조활동을 감시하고 조사하던 상대가 같은 길을 간다는 사실에 격세지감을 느끼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외치며 열렬히 환영한다.

또한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경찰과 소방공무원직장협의회가 출발이 늦은 만큼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뼈아픈 사례와 짧지 않은 경험의 역사를 본보기로 기형적 노조, 형식뿐인 노조가 아닌 제 역할을 하는 노조로 우뚝 서도록 첫 걸음을 잘 내 딛기를 바란다.

한국 사회 공무원노동운동의 역사에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탄생이 공직사회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진전에 큰 역할을 했음은 지난 민주노조 역사에서 확인되었다. 물론 아직도 노동기본권은 고사하고 0.5권도 안 되는 공무원노조특별법으로 인해 해직자들이 거리를 헤매고 있고, 공적연금 강화 등 당면과제와 공무원노조의 사회적 역할 강화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가 약 20년 전 독일과 오스트리아 노조를 방문, 우리나라에서 논의 중인 노조 전 단계 직장협의회 활동에 대해 자문을 받고자 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의아하게 생각하며 "기존에 일반노조가 있는데 왜 직장협의회라는 변칙 단계를 거치는지?" 라고 반문을 하여 매우 부끄럽고 당황한 적이 있었다.

반노동자적이고 후진적인 의식에 머물고 있는 국가권력의 속성에서 공무원조직을 계급별·직무별로 나누면서 전체공무원의 단결을 막고, 불필요한 중간단계를 만들어 실질적인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얄팍한 관료조직의 이간책도 풀어야 할 과제다.

옛말에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아직은 작은 힘이지만 경찰과 소방공무원이 직장협의회를 토대로 국가권력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하는 당당하고 멋진 공무원노동자로 거듭나는 활동을 펼치길 기대한다. 더불어 한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먼저임을 인식하고, 서로 어깨 걸고 공무원노조와 함께 민주노조의 길로 당당히 나아가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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