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문중원 기수가 한국마사회의 갑질과 부정부패, 비리를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102일 만에 장례가 치러졌다. 노동사회장으로 치러진 열사의 장례는 지난 9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의 발인식과 열사가 생전에 일했던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의 영결식, 양산 솥발산 공원묘지에서의 하관식으로 거행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 장례 진행중 부산경남경마공원 측이 유족 위로와 관련한 부속합의 공증절차 과정에서 노조의 적폐청산 활동계획을 이유로 공증을 거부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앞서 지난 6일 민주노총과 한국마사회는 ▲부산 경마장 사망사고 재발방지대책 마련위한 연구용역사업 추진 ▲사망사고 책임자 밝혀질 시 형사책임과 중징계 ▲유족에 대한 유감 표명 및 장례지원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유족 위로에 대한 합의 이행이 제대로 안될 경우를 대비해 9일 공증 절차를 밟기로 했는데 마사회 측이 이를 파기한 것이다.
이에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열사가 머물었던 기숙사를 지나던 유가족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장례를 중단하고 본관 점거농성에 돌입해 마사회에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이후 민주노총과 마사회 측 교섭대표가 ‘마사회는 6일 합의를 이행하고 합의안 공증을 수일 내에 마무리 한다’고 재합의하면서 장례는 다시 진행됐다.
마사회로 인해 3시간이나 늦게 시작한 영결식에서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당신의 가족과 동료와 살아남은 우리는 마사회의 썩은 적폐를 끝장내고 열사의 염원을 이루어 내는 길에 두 손 굳게 잡고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열사의 부친 문군옥 씨는 “유가족은 남편과 아들을 잃은 슬픔의 눈물보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많은 분이 도와주신 것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이 더 많았던 시간이었다”며 “억울하게 죽은 중원이가 한을 풀고 장례를 치러 경쟁과 비리가 없는 하늘나라에서 별이 돼 편히 쉴 수 있게 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후 양산 솥발산 공원묘지에서 진행된 하관식에서 유족들은 열사의 무덤 위에 흙을 덮고 절을 올리며 열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