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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공무원노조 국회사무처지부단협 체결로 노동조건 개선하고 노조 정상화 이뤄
남현정 기자  |  elanvital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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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4  1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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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장은 패스트트랙 안건인 공직선거법 개정안 표결을 앞두고 아수라장이 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의장석을 점거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인간장벽을 뚫기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의 진입로를 확보하려는 국회 직원들에게 육탄전을 감행했고 이 과정에서 국회사무처 한 모 경위(41세, 여)가 큰 부상을 입었다. 한 경위는 당시 오른쪽 무릎을 뒤에서 가격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은 한 경위는 입원 후 수술을 받았으나 앞으로 업무 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 경위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국회사무처지부(지부장 이은희, 이하 사무처지부) 소속 조합원이다. 한 경위 외에도 같은 날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에 따라 경호 업무를 수행하던 국회 직원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지난 21일 국회 본관 1층 사무처지부 사무실에서 이은희 지부장을 만났다. 이 지부장은 조합원들이 국회에서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전하며 그 전에도 이런 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쟁점 법안을 두고 사활을 건 여야 의원들 못지않게 고생하는 이들이 바로 국회 사무처 직원들이다. 이번 패스트트랙과 같은 국면이 펼쳐지면 국회는 24시간 풀가동된다. 
 

   
▲ 공무원노조 이은희 국회사무처지부장

이 지부장은 “국회사무처 직원들의 노동 강도는 정말 세다. 12월 임시국회 같은 상황이 되면 국회 경호 담당이나 방호직원들, 속기사들은 며칠씩 집에 못 들어간다. 의사국에 근무하는 행정직도 같이 야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는 법률안과 청원 등을 접수‧처리하며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등을 지원할 뿐 아니라 국회 청사 관리도 담당한다. 국회에서 이뤄지는 모든 회의의 발언을 속기로 기록하고 회의록을 작성하는 일, 의사당 주변 방호, 청사 로비에서 방문증 접수와 출입 관리도 사무처 조합원들의 업무다. 국회사무처 전체 3400여 명 중 정무직과 별정직을 제외한 일반직은 1200여 명이며 이 중 6급 이하는 840여 명이다. 

이 지부장은 “업무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인원이 비례해서 느는 것도 아니고…. 국회 일이 녹록하지 않다”며 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점점 늘어나면서 국회 직원들의 업무량도 크게 늘고 있는 문제도 지적했다.

14대 국회에서 300여 건이던 법안 발의 건수는 20대 국회에서 사상 최초로 2만 건을 넘겼지만 법안 처리율은 30%도 되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의 ‘건수 늘리기’ 법안 발의로 인해 국회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셈이다.

이러한 국회사무처 직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 지부장은 2018년 가을, 고심 끝에 지부장 출마를 결심했다. 당시 사무처지부는 노조 집행부의 공백으로 1년 반 동안 사실상 활동을 멈춰 조합원들이 줄줄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공무원노조 초대 차봉천 위원장을 배출시킬 만큼 초창기부터 왕성한 활동을 펼친 지부지만 지부장이 없는 상태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 국회사무처지부는 2019년 8월 29일 국회사무처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차 위원장과 함께 공무원노조 건설 초기부터 활동했던 이 지부장은 함께 노조 활동을 해 온 동지들의 권유와 “더 이상 지부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는 책임감 때문에 나섰다. 그해 9월 4일 실시한 사무처지부 11대 지부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 이 지부장은 98%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지난달 20일 지부 2020년 정기총회를 치른 이 지부장은 “이번 총회가 역대 가장 높은 참석률을 기록했다”며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전체 조합원 335명 중 146명이 직접 참석했으며 119명은 위임장을 제출해 79.1%의 참석률을 달성했다.

사무처지부 2020년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의결한 이번 총회에서 이 지부장은 지난해 8월 29일 체결한 단체협약안의 주요 성과를 보고했다. 당선 후부터 교섭 준비를 시작한 지부장은 국회 내 타 노조인 입법부노조를 설득하는 등 난제들을 돌파하고 교섭 성과를 얻었다. 그는 미비했던 장기재직 휴가를 확대한 점, 우수조합원 포상 휴가 부여, 방호직렬 위험수당 신설을 비롯해 특히 소수직렬의 승진적체에 대한 개선책을 함께 마련하기로 한 점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지난 1월 20일 열린 국회사무처지부 2020년 정기총회

이 지부장은 “교섭 결과에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조합원들의 복리 후생을 강화하고 인사제도 개선을 위한 진전이 있었다”며 “국회에는 행정직 외 다양한 소수직렬이 있는데 이들의 승진 적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실무사무관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이번에 기관측도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찾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사와 관련해 앞으로 국회사무처 5급 이상 비율을 고시출신과 비고시 출신을 같은 비율로 맞추기로 한 것도 지부장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만든다고 했다.

사무처지부가 정상화되고 이 지부장의 노력이 성과를 보이면서 이탈했던 조합원들의 조합 가입이 다시 늘고 있다. 평소 ‘높으신 분들’에게도 당당하게 쓴 소리를 하기로 유명하지만 총회를 맞아 조합원들 앞에 서는 것은 몹시 떨렸다는 이 지부장은 “7개월 남은 임기 동안 교섭에서 합의한 것이 꼭 지켜지도록 하고 교섭 미비점을 보완해 차기 집행부가 더 개선된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지부를 떠났던 조합원들이 돌아오고 또 새로운 조합원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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