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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은 제도 개혁의 관문이다
이의엽 민중교육연구소 소장  |  elanvital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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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6  10: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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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4월 15일에 21대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해이다. 21대 총선은 4년마다 열리는 의례적인 국회의원선거가 아니다. 탄핵 촛불이라는 대중항쟁 이후 치러지는 첫 총선이다. 대중항쟁은 대의제의 제도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민중이 거리로 나서서 자기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직접 표현하는 집단행동이며, 항쟁이 승리한 다음에는 분출된 민심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제도정치의 변화가 뒤따르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오는 4·15 총선은 32년 만의 선거이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첫 총선이 1988년 4월에 있었고 그때로부터 한 세대가 흘러 다시 촛불항쟁이 벌어지고 올해 드디어 새 의회를 구성하는 선거가 치러지는 것이다.

기억을 상기해 보자. 1987년 6월 항쟁 이후 선거법이 개정되었는데, 그 전까지 한 선거구에서 2명의 국회의원을 뽑던 중선거구제에서 소선거구제로 바꾼 것이 핵심이었다. 1988년 4·26 총선 결과는 집권 민정당의 참패였고, 한국 정치의 지형이 구조적으로 바뀌었다. 민정당은 125석을 얻어 과반 의석 150석에 한참 모자랐고, 김대중의 평화민주당은 70석,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은 59석,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은 35석을 각각 얻었다. 헌정사상 첫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졌고, 야당 주도의 5공 청문회와 광주 청문회가 열렸다.

지난해 12월 27일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과 만 18세 투표권 부여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된 선거법은 비례대표를 1석도 늘리지 못했고 연동률 50%에 캡(cap) 30석까지 씌웠기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비판적 평가도 있다. 하지만 득표율보다 과대 대표되어온 거대 양당의 몫은 줄이고 과소 대표된 중소 정당의 의석은 득표율에 좀 더 근접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 작년 12월 27일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YTN영상 갈무리

선거연령도 18세로 낮아졌다. 개정 선거법에서 선거연령을 내린 것은 참정권 확대를 위한 큰 진전이다. 21대 총선에서 새로 투표권이 부여되는 18세 유권자는 53만2천명 정도다. 상당한 규모의 새 유권자가 유입되는 것이다. 새 선거법은 입대와 혼인, 8급 이하 공무원 응시 연령 등은 모두 18세인데 선거연령만 19세라는 불일치를 바로잡았다.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만 19세부터 투표권을 가진 나라는 우리가 유일했는데 그 오명에서도 벗어나게 되었다.

선거법 개정으로 낡은 양당제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1987년 이후 한국의 의회정치를 지탱해온 ‘소선거구-단순다수대표제’에 기반한 양당제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연동형 적용 의석이 30석으로 제한적이지만 중소 정당의 의회 진출이 보다 용이해졌다. 반면에 거대 정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가 이전보다 훨씬 힘들어졌고, 따라서 정당 간 연합정치가 불가피한 다당제 의회 구조가 제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촛불항쟁 이후 행정부도 교체되었고 지방권력도 바뀌었으나 입법부는 아직 예전 그대로다. 청산 대상인 새누리당의 후신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제1 야당이고, 황교안이 버젓이 그 당의 대표로 행세하고 있다. 그들은 국회를 최후의 보루 삼아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 민심을 얻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노력은 내팽개친 채 기득권 사수를 위한 꼼수 찾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자유한국당의 대표적인 꼼수가 비례대표 위성정당의 창당이다. 위성정당을 만들어서 새 선거법을 기형적인 제도로 만들겠다는 수작이다. 그런데 과연 위성정당이라는 꼼수가 그들의 속셈대로 효과가 나타날까?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술수를 동원하는 것은 주권자에 대한 모독이다. 오히려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아서 지역구 선거마저 망치게 될 공산이 훨씬 크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가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는 악수가 되는 셈이다.

명색이 제1 야당이 하는 짓이 그 모양이니 어떤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보다 오히려 야당에 대한 심판 여론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4·15 총선에서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정당’으로 부동의 1위다. 남녀를 불문하고 전 세대에 걸쳐서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정당으로 자유한국당을 지목했다.

그렇다고 하여 4·15 총선 결과를 낙관적으로만 예측하는 것은 섣부른 예단이다. 역동적인 국내외 정세, 그리고 정치세력의 합종연횡 및 각 당의 공천 결과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있다. 밑바닥 민심은 투표함을 열 때까지 누구도 단언하기 어렵다. 안이한 사고는 금물이다.

적폐 청산은 복잡하고 험난한 과제이다. 특권과 반칙에 이골이 난 낡은 기득권 세력의 저항은 필사적이다.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질음을 쓰면서 저항한다. 극단적인 증오 발언과 ‘묻지 마’ 가짜뉴스를 남발하면서 선거를 진흙탕싸움으로 변질시키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구태 세력의 마지막 발악이 벌어질 게 틀림없다.

적폐 청산과 사회 개혁을 추진하려고 해도 제도 개혁 없이 인적 청산만으로는 그 약점과 한계가 뚜렷하다. 그 적나라한 실태가 ‘선택적 정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윤석열 정치검찰의 반동적 행태다. 결국 입법을 통하여 제도 개혁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중단 없는 사회 개혁이 가능해진다.

개혁을 추진하는 데서 국회의 임무와 역할이 필수적이며 중차대하다. 개혁은 국회의 입법이 뒷받침되어야만 제도화가 가능하다. 4·15 총선의 의의는 새 입법부를 구성하여 제도 개혁의 관문을 열어젖히는 데 있다. 4·15 총선은 ‘촛불국회’를 새롭게 구성하는 선거로 되어야 한다. 2020년 4·15 총선을 통하여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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