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총무원장 만나 노동계 현안 등 논의… “지혜모아 해결하자”

민주노총 지도부, 조계사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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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지도부가 한국 불교계 최대 종단인 조계종 수장과 처음으로 만났다.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공무원노조 김중남 위원장,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 쌍용차노조 김득중 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 조계사를 방문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나 당면한 노동계의 여러 문제를 설명하고 불교계의 도움을 요청했다.

총무원장 접견실에서 이루어진 이번 간담회에는 조계종에서 자승 총무원장 외에 조계종 화쟁위원회 도법 위원장과 노동위원회 종호 위원장 등이 참석해 노동계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계종이 노동자들에게 관심 가져주시고 노동위원회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 노동조합 만들어 활동하면 해고한다.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가 소외감 느끼고 죽음까지 선택하는 세상이다. 현 정부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권리뿐만 아니라 사회의 평등도 추구하고 있다”며 불교계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노동자의 문제는 우리 사회 갈등의 주요 원인이었다. 우리 종단은 사회와 국민들로부터 신뢰 얻기 위해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봉사와 나눔의 길을 걷는 것이다. 우리 종단은 쌍용차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해 8월 노동위원회를 출범했다”고 화답했다.

▲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전국공무원노조 김중남 위원장,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 조계사를 방문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노동계의 여러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 = 남현정 기자
▲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전국공무원노조 김중남 위원장,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 조계사를 방문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노동계의 여러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 = 남현정 기자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135명의 해직자 복직 문제와 전국공무원 노동조합의 설립 신고, 그리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3차례에 걸친 서버 압수 수색 등의 당면 문제를 설명하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직사회가 변화하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가치를 추구해 왔으며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불교계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정훈 전교조위원장은 “전교조는 아이들이 갈등의 한 축이 되기보다 갈등 해결의 주체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참교육을 펼쳐왔는데 정부는 자꾸 전교조를 갈등의 한 당사자로 몰고 간다”며 “자비가 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불교계가 올해가 가기 전에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쌍용차 노동자 등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해 화해의 메시지를 박 대통령에게 권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득중 쌍용차노조지부장은 “올해 쌍용차가 5~6년 만에 최대생산과 흑자를 기록해 인원충원을 준비하고 있다. 해고자 복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회사 앞에서 스님들이 법회라도 열어주시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1년 7개월 동안 조계종의 지원을 받아와 감사드리지만 앞으로도 계속 도와주시기”를 부탁했다.

이에 도법 위원장은 “단위 사안 하나하나도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불신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가 종단, 특히 원효의 화쟁 정신으로 출발한 화쟁위원회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입장”이라고 밝히며 “우리의 이런 방향이 오늘 모이신 분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해해 주시고 유연하게 바라봐 주시기 바란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자승 스님은 “종단이 투사처럼 하기는 어렵지만 말씀하신 것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면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종단도 함께 지혜를 모으도록 애쓰겠다”고 약속했다. 

조계종은 지난 해 8월 노사분규 및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 분야에 대해 종단 차원에서 체계적인 대응하고 후원하기 위해 노동위원회를 설치해 한진중공업, 쌍용차 등의 노사분쟁을 찾아가 중재하고 불교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해 노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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