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시국강연회, 노무현-김정일 남북정상회담의 진실은?

“세상은 바꿀 수 없어도 적어도 나는 지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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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녹취록은 한 자, 한 자 정확하게 다듬고 녹취록만으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각주를 달아서 정확성, 완성도가 높은 대화록으로 정리하여 이지원에 올려두시기 바랍니다” 

지난 2007년 10월 21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초본 내용을 확인한 후 지시한 사항이다. 노 대통령은 각주까지 달 것을 주문했지만 수정본은 호칭과 말투를 고친 정도에 불과해 초본과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대화록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했던 노 전 대통령의 예상은 결과적으로 적중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전문이 다 공개되고 검찰이 이미 NLL을 포기한다고 발언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는 사실을 발표한 후에도 노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는 주장은 여전하다.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오후 대화록 불법 유출, 열람 혐의로 검찰에 출두하면서 “NLL 포기는 있었다. 김정일은 서해평화협력지대의 조건으로 NLL 포기를 수차례 요구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에 여러 번 화답했다”라고 말했다. 

대화록을 정확하고 완성도 높게 만들어 달라는 노 전 대통령의 요구를 다른 방식으로 받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해설서가 지난 달 말 출간됐다.

유시민 “내 책은 대화록의 각주다”

▲ 유시민 전 장관이 19일 저녁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시국강연회을 펼치고 있다. 사진=남현정 기자
▲ 유시민 전 장관이 19일 저녁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시국강연회을 펼치고 있다. 사진=남현정 기자

지난 달 23일,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이라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해설서를 펴낸 유시민 전 장관은 19일 저녁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자신의 책을 한 마디로 이렇게 정리했다. 유 전 장관은 2007년 10월 3일 남북의 두 정상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회담의 전문을 꼼꼼히 읽고 분석, 해설했다. 

7시부터 시작된 이 날 강연회는 대강당의 500여 좌석이 꽉 찬 채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유 전 장관은 이 날 강연회에서 자신의 저서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지난 대선 전부터 제기된 NLL 논란 과정과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자유롭게 강연을 펼쳐 나갔다. 

유 전 장관은 지난 해 대선에서 대화록 내용을 직접 언급해서 불법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정문헌, 김무성, 서상기 의원들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까지 잠재적인 대화록 유출자로 지목했다.

▲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 / 유시민 지음 /돌베개 펴냄
▲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 / 유시민 지음 /돌베개 펴냄

특히 같은 날 오후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검찰 출두 발언에 대해 “정 의원은 회의록의 불법 유출, 열람한 혐의에 대해 조사받는 것이지 회의록에 내용의 진실 여부에 대해 조사받는 것이 아니”라면서 당면 사안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유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 연설을 ‘라면 연설’이라고 비꼬아 말하면서 “박 대통령은 ‘북한이(…)한다면 대화하겠다’, ‘야당이 ~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식의 항상 상대에게 ‘~라면’이라는 조건을 달아 책임을 전가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유 전 장관은 강연에 모인 젊은이들에게 대학 시절 박정희 정권에 저항해 데모를 하면 어른들이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너만 다칠 뿐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말하면서 “독재 정권 밑에서 사법 시험에 합격해 정권의 하수인으로 출세하신 검사님들은 자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1인 시위나 우리의 저항이 세상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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