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3만2천여 명 서명지도 헌재에 제출

공무원노조 "정치기본권 보장" 헌법소원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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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노조가 8일 오전 헌법소원 청구에 앞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공무원노조가 8일 오전 헌법소원 청구에 앞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무원 674명이 국가공무원법, 정치자금법 등이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8일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당사자들은 모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로 임용된 지 1년 미만의 신규 공무원들이다.

공무원노조가 이날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헌법소원을 제기한 법률은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등의 관련 조항이다. 이들 법률은 공무원의 정당 가입‧정당 후원은 물론 정치적 표현의 권리마저 금지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이들 법률이 정치기본권뿐 아니라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소원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이 구제를 요청하는 제도로 소원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소원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공무원노조는 입직 1년 미만의 신규 조합원들로 청구인단을 꾸렸다. 공무원노조는 헌법소원 청구와 함께 정치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는 조합원 32,468명의 서명지도 헌재에 제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헌법소원 청구에 앞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0만 공무원을 대표해 시민으로서의 권리, 국민으로서의 정치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헌법소원 청구 소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이 여는 발언을 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이 여는 발언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은 “우리의 삶 모든 일상에 정치가 관여하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단순 투표권 외에는 정치적 권리가 전혀 없다”며 “헌법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것은 어떤 정권하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치우침 없이 행정을 집행하라는 것이지 어떠한 정치적 행위도 할 수 없게 제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무원노조가 헌법 정신을 위반한 하위 법령을 바로잡아 모든 국민이 누리는 천부인권인 정치기본권을 획득해 정권의 하수인이 아니라 참다운 국민의 봉사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 법무법인 시민의 이영직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 법무법인 시민의 이영직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의 헌법 소원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시민의 이영직 변호사 역시 헌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보장이 공무원의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님을 지적했다. 그는 “헌법상 기본권을 일부 제한하더라도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고 했는데 공무원의 정치적 행위를 일괄 금지하는 것이야말로 본질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일본에서도 공무원이 정치자금을 내거나 정당가입이 가능한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를 금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청구 결과가 잘 될 것으로 본다”고 승소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 민주노총 윤택근 부위원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 민주노총 윤택근 부위원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연대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윤택근 부위원장은 “대한민국의 2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온전한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공무원‧교사 역시 노동3권과 정치기본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30년 동안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해 투쟁해왔다. 이제 우리 스스로 권리를 찾아 온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민변 노동위원장 정병욱 변호사가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 민변 노동위원장 정병욱 변호사가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정병욱 변호사도 공무원 노동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투쟁에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한 헌법은 공무원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업무수행을 강요하는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라며 “공무원에게 정치기본권이 배제되는 결과는 결국 국민이 아니라 집권 정치세력의 봉사자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에 대한 과도한 정치적 권리 제한의 문제점은 국내외에서 이미 제기돼 왔다. 2014년 헌법재판소는 소수의견이지만 네 명의 재판관이 공무원의 정당가입 금지 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한 바 있다. 올해 4월엔 국가인권회가 공무원과 교사가 시민으로서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가공무원법과 관련 하위법령 등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권고 적용에 관한 전문가위원회’도 올 2월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65조가 정치적 견해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ILO협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 공무원노조 이승애 부위원장과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이승애 부위원장과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의 헌법소원 청구에 맞춰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부장을 촉구하는 진보 진영의 성명도 잇따랐다. 민중당‧노동당 등 4개 정당과 민변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12개 시민사회단체,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 노동조합들도 이달 초부터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 공무원노조 이상원 수석부위원장이 헌법소원을 청구하기 위해 헌재로 향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이상원 수석부위원장이 헌법소원을 청구하기 위해 헌재로 향하고 있다.
▲ 이상원 수석부위원장이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 이상원 수석부위원장이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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