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통일선봉대에 발을 들인 건 2016년이었고 올해로 어느덧 4년차를 맞이했다.
처음에는 뭣 모르고 단체 숙식과 행진이 있다는 아주 간략한 지식만을 가진 채 다녀오면 좋다는 꼬임에 빠져 나 홀로 갔었다. 가자마자 나를 반긴 건 단체복과 단체행동, 율동과 엄청난 규율, 그리고 더위였다. ‘이건 뭐지? 나는 여기 왜 있는 걸까?’ 라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첫날을 간신히 버티고 나자 남은 일정은 3박 4일이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더위와 싸우며 행진하고 집회하고...이건 참을 만 했다. 그런데 율동을 시키다니. 시도 때도 없이 온몸이 땀범벅이 될 때까지 율동을 시켰다. 몸치 박치에 타고난 부끄러움 때문에 앞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는 나한테 율동은 정말 고역이었다.
어떻게든 율동을 안 하려고 뒤로 빠지고 요리조리 피하다가 8·15 대회 시작 전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빠졌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나와 같은 옷을 입은 대원들이 무대 위에서 단체로 율동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멈칫하며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은 강렬한 무언가가 스쳐갔다. ‘나도 같은 옷을 입었는데 나는 왜 저 위 무대가 아니라 여기에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며 가슴 속에서 뭔가 울컥 하고 올라왔다.
가장 더운 여름에 시원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휴가를 반납하고 각자의 결의와 각오로 이 자리에 모인 통선대를 보며 '나는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온 걸까?' 라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러면서 그해 여름, 나는 통선대와 맺은 인연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으리라 예감했고 그렇게 4년째 8월을 살고 있다.
한번 맛 들이면 끊을 수 없다는 통선대. 이곳에 가면 같은 뜻을 가지고 모인 동지가 있고, 그 동지들이 모여 만든 통선대가 있으며 끈끈한 정으로 뭉치는 동지애가 있다. 나를 이기는 싸움을 할 수 있고 나를 뛰어 넘는 결의를 다질 수 있다. 내가 약해지고 지칠 때 위로가 되고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되는 통선대. 내 마음을 다잡는 데는 통선대 만한 약이 없다.
올해 7박 8일 전 일정을 소화해 내면서 다시 한 번 나를 넘어서며 ‘해냈다’라는 자긍심이 생겼고 이 정신으로 어떤 일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 통선대 참가를 두고 망설이는 조합원 동지들에게 권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 혹시라도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흔들리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통선대를 다녀오라. 통선대를 다녀오기 전의 나와 다녀온 후의 나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부한다.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여 뜨거운 가슴으로 8월처럼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