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보 청년간부의 작은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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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학생운동이 쇠락했다고 본다면 그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이 된 상당수의 직원들에게 노동조합이란 어떤 존재일까?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온전히 보장받지는 못하지만 고용에 대한 불안이 거의 없는 직장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것이 이해가 된다. 어쩌면 언론 보도처럼 노동조합이 다가가기 어렵고 생경한 단체로 인식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노동조합 집행부는 항상 ‘조합원 속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1930년대 많은 청년 학생들과 지식인들이 농촌으로 들어가 브나로드 운동을 펼친 것처럼 말이다.

지난 8월 24일 강원본부가 속초해수욕장에서 개최한 노동문화제도 조합원들에게 다가가고 함께하기 위한 활동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해마다 열리는 강원본부 노동문화제. 올해로 17회를 맞았지만 임용 4년차, 지부 간부 1년차인 나는 처음으로 참석한 공무원노조 문화제였다.

▲ 8월 24일 강원 속초해수욕장에서 열린 강원본부 노동문화제. 사진 = 이장희 현장기자
▲ 8월 24일 강원 속초해수욕장에서 열린 강원본부 노동문화제. 사진 = 이장희 현장기자

그곳에서 신나는 민중가요를 부르는 노래패와 민중가요에 맞추어 열심히 춤추는 몸짓패, 노조 간부들의 투쟁 결의,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권리를 찾기 위해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 톨게이트 해고노동자들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집회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장소가 속초해수욕장이라는 점에서 강원본부 조합원들뿐 아니라 휴가철 피서를 온 많은 국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었던 뜻깊은 행사라고 생각한다.

4년 전, 임용된 지 1개월 만에 ‘노동자라면 당연히 노동조합에 가입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노동조합 가입 신청서를 냈던 내가 지금은 원주시지부의 기획부장이 되어 있다. 가입 당시만 해도 공무원노조 총파업 당시 4천명 가까운 조합원들이 징계를 당했던 아픈 역사를 몰랐다. 원주시지부도 당시 총파업에 참여해 2명이 파면되고 395명이 징계를 받아 공무원 노동운동의 성지(聖地)로 불린다고 한다.

원주시지부는 작년 말 원주시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조합원 수가 늘고 있다. 15년 전 생긴 커다란 생채기에 굳은살이 점점 박혀가고 있는 것이다.

청년 간부로서 아직 노조활동이 짧지만 노조의 역사를 배우고 그 필요성을 하나씩 깨달아가고 있다. 우리 지부의 젊은 간부들은 개인의 영달이 아닌 원주시지부 조합원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열심히 발로 뛰며 노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나도 여러 현장을 다니며 느끼는 경험을 바탕으로 원주시지부의 재건에 미력하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원주시지부 조합원 여러분, 원주시지부는 여러분들이 있어 존재합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이 기대어 쉴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합니다. 항상 노동조합에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 해주시길 소망합니다.

▲ 원주시지부 청년 간부들이 만든 공무원노조 조합원 가입 QR코드
▲ 원주시지부 청년 간부들이 만든 공무원노조 조합원 가입 QR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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