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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 … 노동조합 역할 더욱 커질 듯취업규칙 제·개정 참여, 노조 내 신고센터 운영 등 노조가 적극 개입해야
남현정 기자  |  elanvital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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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1  10: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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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다.
근로기준법 내에 신설된 개정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노동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가 사실 확인 조사, 피해자 보호, 가해자에 대한 징계 조치 등을 취하도록 했으며 이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기재하도록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가 모호하고 사용자에게 직장 내 조사와 징계를 맡겼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지만 이 법의 시행으로 일터 문화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고용노동부는 법 시행에 앞서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려면 △직장 내에서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섬 △그 행위가 노동자한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등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2019.5) 중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예시로 16가지 사례를 들고 있는데 여기에는 익히 알려진 폭언‧폭행, 사적 심부름 등 ‘갑질’ 외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 능력이나 성과를 인정하지 않음, 훈련, 승진, 보상 등에서의 차별, 특정인에게만 힘든 업무 반복 부여,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와 관련된 정보제공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 의사와 상관없이 음주‧흡연‧회식 참여 강요 등이 해당된다.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당사자가 직접 신고하거나 제3자가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사업주는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단순히 상담만 진행해 가해자와 분리조치하거나 아니면 구체적인 조사를 통해 가해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간다. 이 같은 조치 이후에도 사용자는 재발 여부나 보복이 있는지 등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의 신고‧피해 주장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

물론 피해자는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에 직접 진정을 넣거나 가해자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2019.5) 중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으로 노동조합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사용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기재하고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하도록 했다. 사용자에게 취업규칙 작성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개정법의 취지상 노동자들이 당연히 취업규칙 제‧개정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노총은 6월 17일 발표한 ‘직장 내 괴롭힘 근로기준법 시행에 따른 민주노총 사업장 대응지침’에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개정하지 않도록 취업규칙의 제‧개정에 참가해 괴롭힘 대상과 조치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의 범위와 발생에 따른 조치는 조합원의 인사나 징계에 관한 사항과 관련되므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함으로 노동조합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으로 사업장 규범을 만들 수 있다면 일차적으로 단체협약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을 규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하며 단체협약서 모범안을 제시했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구체적인 괴롭힘 행위 열거, 노동조합이 조사과정 및 조치에 대한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조사 기구 구성, 예방 교육 진행 시 교육프로그램 구성에 노동조합 동의 등을 담도록 권고했다.

   
▲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가 지난해 11월 21일 국회 앞에서 직장내괴롭힘방지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또한 노동조합 내 신고센터를 운영해 노동조합이 직장 내 괴롭힘의 신고자로서 조사 등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신고사례를 축적해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와 더불어 민주노총은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과도한 경쟁을 요구하는 등 회사의 부적절한 경영방침의 변경, 갈등적 업무화경 개선 등을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며 이번 법 시행을 성과주의 인사기준을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근로기준법상 규정이므로 공무원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다. 그러나 공무원에게만 이 법의 적용을 배제할 이유가 없으며 공무원법 및 공무원복무규정 등에 규정되지 아니한 근로관계는 근로기준법을 준용할 수 있다는 대법 판례도 있다.

법무법인 서호의 오지은 변호사는 “공무원인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원칙적으로 근기법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공무원 해당 특별법에서 그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이 없는 한 근기법이 적용된다”며 공무원 역시 이 법의 적용대상이라고 말했다.

   
▲ 광주본부 서구지부 2030특별위원회가 7월 10일 서구청에서 조직문화개선 캠페인을 벌였다.

공무원이 이 법과 무관하지 않음은 이 법 시행을 전후로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앞 다투어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올해 2월 발표한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에도 공무원법과 공무원복무규정, 공무원행동강령 외에 시행을 앞둔 근로기준법 내 ‘직장 내 괴롭힘 금지’조항이 주요 법 규정으로 명시돼 있다. 

정부는 7월 9일 “공직사회 내 갑질 근절을 위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 행위를 한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한층 강화하고 중대한 갑질 행위자에 대해서는 신원도 공개하겠다”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발맞추는 모습이다. 인사혁신처는 올 하반기나 내년 초 공공분야 갑질 행위에 대한 징계강화 조치를 담은 공무원 징계령 등을 개정할 계획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김주업 위원장은 “공무원노조는 지금까지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등 공직 내 갑질 근절과 차별 없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싸워왔다”며 “이번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것은 우리 투쟁의 정당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적폐’인 직장 내 괴롭힘을 없애고 노동 환경을 개선시키는 데 공무원노조가 더욱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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