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교섭 가로막는 공무원노조법...해답은 투쟁!

단체교섭 현장을 가다 - 충북본부 제천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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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전혁민 사무국장, 권순일 지부장, 최중태 수석부지부장
▲ (왼쪽부터)전혁민 사무국장, 권순일 지부장, 최중태 수석부지부장

공무원노조법은 공무원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많이 제약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신고 이후 본부와 지부들이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노조법에서 규정한 비교섭대상은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충북본부 제천시지부(지부장 권순일, 이하 제천시지부)도 2018년도 단체교섭을 진행하며 공무원노조법이라는 벽에 부딪혔지만 투쟁을 통해 교섭을 다시 정상화했다.

 제천시지부는 지난달 24일과 25일 양일간 실시한 찬반투표에서 투표조합원 831명(87.5%)중 찬성 817명(98.3%)으로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가결한 다음 28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17일 제천시지부에서 권순일 지부장, 최중태 수석부지부장, 전혁민 사무국장을 만나 단체교섭 과정에 관해 물었다.

 “이번 단체교섭에서 거둔 여러 가지 성과 중에서 퇴직 앞둔 조합원에게 건강검진비로 100만원씩 지원하게 된 것이 가장 크다. 건강한 몸으로 공무원을 시작했으니 건강하게 퇴직해야 한다. 선배님 중에 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병으로 돌아가신 분이 있다. 연금도 얼마 받지 못하고 별세하셨다. 미리 병을 알았다면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연 5일 간병휴가도 생겼다. 가족이 입원하면 일에 집중도 안되고 간병인을 못 구할 경우 더욱 고생하게 된다. 그래서 간병 휴가 제도를 신설했다. 또 상징적인 것은 5월 1일 특별휴가 실시다. 전문에 ‘노동절’이라는 표현도 넣었다. 조만간 공무원도 노동절에 자연스럽게 쉬게 될 것이다”

 제천시지부는 이번 단체교섭에서 이외에도 ▲2022년까지 10% 이상 정원 확대 ▲장기재직자 국외연수 지원 ▲50만원 상당 장제비 지원 ▲5년 이상 10년 미만 조합원 5일 학습휴가 부여 ▲사무실 내 공기청정기 설치 등 기존 단체협약 대비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 또한 조합원은 아니지만 공무원과 같은 업무를 하고 있고 후원회원이기도 한 청원경찰의 3개월 공로연수 시행도 합의했다.

▲ 제천시지부 간부들이 단체교섭 결렬 후 규탄 아침선전을 하고 있다.
▲ 제천시지부 간부들이 단체교섭 결렬 후 규탄 아침선전을 하고 있다.

  제천시지부는 단체교섭을 진행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노동에 대해 보수적인 인식을 가진 기관 측 교섭위원들이 공무원노조법을 내세워 교섭요구사항 중 대다수를 비교섭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지부가 본부에 교섭위원 지원을 요청하자 기관 측이 문제를 제기하며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했다. 지부는 즉각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투쟁에 나섰다. 시청 앞에서 ‘노동조합 지배 개입시도 공개 사과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매일 아침 규탄선전을 하며 투쟁했다. 결국 기관 측은 3일 만에 요구를 받아들여 2008년 단체협약에 포함된 부분을 교섭대상으로 인정했다.

“기관에서 비교섭대상이라고 했지만 우리의 요구가 논리적으로 하자가 없었고 꼭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투쟁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기관측이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빨리 ILO 핵심협약을 비준해서 공무원노조법을 폐기해야 한다. 공무원의 노동3권이 인정되면 공무원노조법은 필요 없게 된다. 단체교섭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체교섭에서 지부 교섭위원들의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판례나 세부 자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교섭 매뉴얼이나 판례가 보수적으로 변해 노조에 불리해졌는데 지부 역량만으로 이를 반박할 자료를 준비하기 어려우니 조합에서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 제쳔시지부가 단체교섭 체결식을 진행하고 있다. 
▲ 제쳔시지부가 단체교섭 체결식을 진행하고 있다. 

 “본부나 조합에서 단체교섭 교육 전문과정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2년 뒤에 다시 단체교섭을 해야 하는데 이번 교섭위원들이 계속할 수는 없다. 교섭안 준비부터 모의교섭까지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이 있으면 상시학습으로 노동교육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단체교섭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관리 감시에 나설 것이다. 부서간담회도 진행해 지속적으로 조합원들의 요구를 듣고 하반기 노사협의회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권 지부장과 간부들은 청년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제천시지부는 지난 6월부터 10여 명의 지부 청년조합원과 함께 ‘뚝딱! 뚝딱! 청년 길드’라는 행사를 하고 있다. 참가자와 함께 목공예·가죽공예 교실과 함께 역사기행도 진행할 예정이다.

 권 지부장은 “신규 조합원들이 노조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관심과 참여가 저조한 만큼 이들에게 다가가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 노조가 여는 목공교실이 생뚱맞을 수 있지만 청년조합원들과 자주 얼굴을 마주하고 친해지려고 한다”면서 “청년조합원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노조와 지부장을 찾게 하려면 계속 만나야 한다. 노조활동을 나의 일로 느낄 수 있도록 부지런히 발로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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