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협약비준 촉구대회... 조합원 2천여 명 참가

백만의 염원, 14만의 외침 "ILO협약 비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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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나와 공무원노조, 공무원노조와 ILO’ 라는 주제로 열린 집회에서  ILO 협약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나와 공무원노조, 공무원노조와 ILO’ 라는 주제로 열린 집회에서  ILO 협약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ILO 핵심협약의 조건 없는 즉각적 비준을 촉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주말 오후 서울 도심을 흔들었다.

1일 오후 공무원‧교원 노동자와 특수고용, 간접고용 노동자 3천여 명은 서울 대학로를 출발해 종로5가를 거쳐 종각역까지 약 3km를 한 시간 남짓 행진하며 ILO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했다.

이들의 손엔 ‘ILO핵심협약 조건없이 비준하라’,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하자’는 문구가 쓰인 무지개 빛의 손피켓이 들려 있었다.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나와 공무원노조, 공무원노조와 ILO’라는 주제로 열린 집회에서 ILO 협약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나와 공무원노조, 공무원노조와 ILO’라는 주제로 열린 집회에서 ILO 협약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행진을 하며 “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단결권을 보장하라”, “핵심협약 비준하라”, “개악 없이 비준하라”, “지금 당장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쳤으며 단결투쟁가, 동지가 등 노동가요를 부르기도 했다. 또한 유행 가요 ‘아모르 파티’를 ‘ILO 파티’로 개사한 노래를 율동과 함께 즐겁게 부르며 행진했다.

이들은 민주노총과 ILO긴급공동행동이 주최한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 집회를 마친 가두 행진 대오다.
 
▲ 공무원노조 임원과 각 본부장, 조합원들이 행진하며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임원과 각 본부장, 조합원들이 행진하며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집회의 주력 부대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었다. 공무원노조는 이날 집회에 2천여명이 참석하여 집회 대오의 과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본 집회에 앞서 오후 2시부터 대학로에서 ‘나와 공무원노조, 공무원노조와 ILO’라는 주제로 공무원노조 ILO핵심협약 비준 촉구대회를 열었다.

노조 간부들의 무대 발언이 주요 프로그램인 여느 집회와 달리 공무원노조 집회는 이색적인 영상 상영과 PPT를 통한 연설, 그리고 무대 아래 조합원의 현장 인터뷰, 조합원들이 직접 참여한 노래와 댄스 공연 등이 신선하고 간결하고 진행되어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과 큰 호응을 얻었다.
 
▲ 김수진 2030특별위원장이 공무원노조 집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김수진 2030특별위원장이 공무원노조 집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집회는 ILO핵심협약 비준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전달하는 데 집중됐다. 집회에 앞서 ILO 핵심협약 87호, 98호 협약의 내용을 설명하는 영상이 상영됐으며 집회가 시작되면서 이날 사회를 맡은 공무원노조 김수진 2030특별위원장의 해설로 국제노동기구 ILO 탄생 배경, 국제적 약속인 ILO협약의 의미, ILO 회원국으로서 협약 비준 의무, 한국 정부의 의무 태만 등을 비판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정부는 지난 22일 우리나라가 아직 비준하지 않고 있는 ILO 핵심협약인 87호‧98호(결사의 자유), 29호‧105호(강제노동 금지) 중 105호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협약에 대해 국회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결사의 자유 협약인 87호와 98호가 비준되면 한국에서 노동3권을 제약받고 있는 공무원과 교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협약 비준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비준된 협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위상으로 간주돼 국내 노동관계법 개정은 필수이다. 정부는 선입법 후비준을 주장해오다 22일 입법과 비준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법을 폐지하고 일반노조법에 의한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해온 공무원노조는 ILO 핵심협약의 비준으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합원 자격을 제한하고 단체교섭의 의제와 대상을 엄격히 제약하고 있는 공무원노조법은 ILO핵심협약과 상충하기 때문이다. 
 
▲ 공무원노조 집회에서 광주본부 남구지부 박지현 조합원이 현장 발언을 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집회에서 광주본부 남구지부 박지현 조합원이 현장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의 현장 인터뷰도 눈길을 끌었다. 광주본부 남구지부 박지현 조합원은 “목요일에 단체교섭을 했는데 비교섭대상이라는 말 한마디에 우리 안건을 올리기조차 힘들었다”며 “ILO 협약이 비준된다고 모든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우리 목소리가 비교섭대상이라는 말로 사라지지 않게 될 것 같다”는 말로 협약비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 공무원노조 집회에서 인천본부 부평구 홍준표 지부장이 현장 발언을 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집회에서 인천본부 부평구 홍준표 지부장이 현장 발언을 하고 있다.
인천본부 부평구 홍준표 지부장은 “교섭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비교섭사항이었다. 정책, 예산, 인사분야는 비교섭대상이라 안된다는 기관과 갑론을박을 했다”며 “ILO핵심협약을 비준해서 공무원노조도 일반노조법 적용받아 제대로 된 교섭을 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 공무원노조 집회에서 충북본부 김정수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집회에서 충북본부 김정수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충북본부 김정수 본부장은 무대 위에서 공무원노조 교섭권의 한계를 충청도 억양으로 익살스럽게 전달했다. 그는 창구단일화로 인해 충북본부 단체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을 전하며 “핵심협약 비준이 안 된 상태에서 공무원노조법은 겉으로만 노동조합법일 뿐 속으로는 노조탄압법”이라며 “핵심협약은 다른 말로 기본협약인데 노동존중 사회를 만든다는 대통령이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되겠나. 노동자도 존중받고 다 같이 잘 사는 사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시청지부 노래패 ‘바위처럼’이 아모르파티를 개사한 ILO파티를 노래하며 춤추고 있다.
▲ 서울시청지부 노래패 ‘바위처럼’이 아모르파티를 개사한 ILO파티를 노래하며 춤추고 있다.
공무원노조 집회는 서울시청지부 노래패 ‘바위처럼’이 인기가요인 ‘아모르 파티’를 개사해 율동과 함께 흥겨운 노래 공연을 펼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조합원들은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개사된 노래를 모두 일어나 다 함께 따라 부르며 열렬히 호응했다.
 
▲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집회 참가자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집회 참가자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집회 후 바로 본집회인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 집회가 이어졌다.
 
▲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이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이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집회 첫 발언자로 나선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은 ‘비정규직‧간접고용 노동자, 공무원 노동자 등 노동기본권에서 소외된 이들의 인간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첫걸음은 ILO핵심협약을 비준하고 나아가 모든 노동자가 노동기본권을 누리고 차별받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권리는 투쟁 없이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며 “투쟁 결의를 모아 연대의 깃발 높이 들고 힘차게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권자 전국회의 정해랑 공동대표는 “마침내 정부가 비준하겠다고 나섰지만 만시지탄”이라며 “정부는 법 개정 없이도 직권으로 할 수 있는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 삭제와 전교조 법외노조통보 직권 취소, 공무원해직자 원직복직, 노조할 권리 보장 등을 당장 해야 한다. 그것이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 정신”이라고 말했다.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은 고용노동부의 노조 규약 시정명령을 정해진 기간 안에 따르지 않으면 법외노조 통보를 하게 돼 있다.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맹(젠노련)도 연대 메시지를 통해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했다. 집회 사회자인 최영준 노동자연대 운영위원은 “ILO 핵심협약 87호 98호 비준을 위한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를 전한다. 결사의 자유는 모든 노동자 누려야 할 기본 인권이며 협약 비준은 민주주의 실현 위한 핵심 요건이다. 일본 정부는 두 협약을 비준했지만 ILO의 권고를 무시하고 공무원 노동기본권을 인정 안 하고 있다. 한국 동지들과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겠다”는 젠노련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정부는 협약 비준을 법 개정과 동시에 한다는 것인데 적폐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에서 사실상 비준을 안 하겠다는 것, 비준을 하더라도 개악하겠다는 게 아닌가”라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정부는 지금 당장 노조할 권리 후퇴시키는 법 개악을 중단하고 비준에 즉시 나서야 한다. 행정조치로 할 수 있는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특수고용노동조합 인정 등 시행령, 시행규칙, 가이드라인 등을 즉각 개정하고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집회에서 합창단이 노래하고 있다.
▲ ‘ILO 핵심협약 비준촉구 공동행동의 날’집회에서 합창단이 노래하고 있다.

본 대회의 마지막은 민주노총과 ILO긴급행동에 참여한 각계 회원들로 이루어진 합창단의 노래 공연으로 장식됐다.  집회를 마친후 대학로에서 보신각까지 행진한 참가자들은 건설노조 김봉현 레미콘조직위원장과 전교조 권정오 위원장의 발언을 끝으로 이날 ‘공동행동’을 마무리지었다.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북을 치며 행진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북을 치며 행진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해직자 원직복직 및 ILO 협약 비준 등을 촉구하는 만장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해직자 원직복직 및 ILO 협약 비준 등을 촉구하는 만장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집회 후 행진을 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집회 후 행진을 하고 있다.
▲ 서울시청지부 노래패 ‘의 ILO파티 공연에 맞춰 조합원들이 노래하고 있다.
▲ 서울시청지부 노래패 ‘의 ILO파티 공연에 맞춰 조합원들이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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