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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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생일'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엄마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그린 영화다. 어찌 보면 너무 익숙하기도 한 장면과 느낌들이지만 나에게도 고2의 아들이 있는 터라 영화 속 엄마의 심정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오늘 세월호 5주기를 맞아 화사한 꽃잎이 호수 위로 눈발처럼 날리는 게 너무도 예뻐서 오히려 가슴이 시렸던 사월의 봄 길을 걸어 4·16 기억식에 다녀왔다.

기억식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걸었던 눈물겨운 투쟁의 여정을 영상으로 보았고 채 피지도 못하고 떠난 친구들에게 보내는 생존한 친구의 편지글도 들었다.

그 친구의 편지글 중 어느 문구는 저의 마음을 살며시 저려오게 했다.

‘저희를 정치적으로 보지 말고 따뜻한 이웃으로 봐 달라는... 왜 우리 사회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밝히기 위해 직접 하나하나 조사를 해야 하고 진실을 밝혀야 하는 사회가 되었나’ 라는 말이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우리는 너무 쉽게 다 안다고 이야기하고 또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진정으로 공포와 어둠 속에서 어이없고 허무하게 아이를 잃은 그 분들의 고통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너무나 추상적이고 근거 없는 믿음과 예단으로 쉽게 '피로감'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고 책임을 진 사람도 없고 오히려 의혹만 점점 커지고 있는데, 그래서 다음에 또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할 수도 있는데 어떤 분들은 왜 잊으라고 그냥 넘어가자고 하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설령 조금은 피로감이 느껴지더라도 인내와 애정을 가지고 응원하며 그 분들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우리는 바로 그들의 이웃이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 살 수 있도록' 조금 더 우리가 마음을 모으고 함께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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