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제111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민주노총이 성차별‧성폭력을 철폐하고 평등한 노동환경을 만들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오후 서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 민주노총은 “한국사회 여성노동의 위치를 바꿀 본격적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가한 1500명의 노동자들은 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 스카프를 두르고 “모든 고용과정의 성차별을 박살내자”, “여성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쟁취하자”, “동일임금 쟁취하고 임금격차 해소하자”, “미투가 바꿀 세상 민주노총이 앞장서자”, “낙태죄를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최저임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저임금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채용 차별 문제 등을 언급하며 “노동시장의 성차별적 고용 관행 전반에 대한 변화를 민주노총이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 중 여성 조합원이 30만명으로 여성조합원의 가입과 참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여성노동자의 대표성을 더욱 확대하고 성평등 사업과제를 더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는 성평등 모범 조직상과 조합원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성평등 모범 조직상에는 사무금융연맹 더케이손해보험과 전국협동조합노조 홍천농협지회,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금속노조 레이테크코리아분회, 건설산업연맹 경기중서부건설지부, 서비스연맹 홈플러스지부, 공공운수노조 대구 카톨릭의료원분회 등 7곳이 선정됐으며 조합원상에는 사무금융노조 교보증권지부 김현정, 공공운수노조 천안시립예술단지회 박화신,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이노이, 전교조 스쿨미투 관리자 박선영‧이초롱, 보건의료노조 상계백병원지부 이혜련 조합원 등 5명이 수상했다.
이들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건설산업연맹 경기중서부건설지부 김미정 부지부장은 본인을 건설현장에서 형틀목공(목수)으로 일하는 노동자라고 소개하며 “전체 3천여 명의 노동자 중 40명이 여성이고 30명의 여성이 형틀 목수로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노동자로서 받은 여러 차별에 대해 증언하며 “노동조합의 노력으로 현장이 조금씩 변하고 있으며 남성 노동자들도 우리를 점차 동료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범 조합원상을 수상한 이노이 조합원은 “1985년 입사해 올해 정년을 맞았다”며 2000년 정리해고돼 4년 간의 복직투쟁을 벌이고 노조와 함께 싸운 과정 등을 전했다. 그러면서 “투쟁으로 동일임금 동일노동을 해결했다”며 “노동조합의 문은 24시간 열려 있다. 여성노동자들이 언제든지 노동조합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연대발언을 통해 “이제 우리사회가 미투 피해자들에게 응답을 해야 할 때”라며 “노동현장에서, 일상에서 더 이상의 성폭력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인식과 제도적 장치, 토론식 인권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회에는 금속노조 서울본부의 투쟁사업장 율동공연과 공공운수노조 양주시립예술단지회의 노래공연이 펼쳐져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민주노총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 안의 성차별을 넘어서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며 “성별 분업을 해체하고 성평등 세상을 만드는 투쟁에 민주노총이 앞장서겠다”고 결의했다.
대회가 끝난 후 집회 대오는 보신각을 거쳐 서울고용노동청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3.8여성의 날의 유래와 성차별적 노동 조건 개선 등을 알렸으며 고용노동청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한 후 해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