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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구속과 법비(法匪) 탄핵
이의엽 민중교육연구소 소장  |  gnews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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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1  10: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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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다. 그는 지난해부터 3차례에 걸친 법원 자체조사에서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사건의 실무 책임자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법원은 지금까지 사법 농단 수사와 관련해 청구된 압수수색영장 208건 가운데 185건을 기각했다. 기각률이 90%로 일반 사건의 기각률 15%대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임종헌의 구속은 그간 제기됐던 사법농단 의혹들이 근거가 있으며 범죄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을 방증한다.

임종헌의 구속영장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여러 사안에서 임종헌과 공모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임종헌은 양승태의 수족에 불과하다. 법원행정처 차장은 인사권자가 대법원장이며, 그 자리는 대법관 0순위 보직이다.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의 소관이고, 대법원장은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제청 권한도 행사한다. 그러니 행정처 차장은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하여 대법원장의 충직한 수족 노릇을 하게 마련이다. 1993년부터 2017년까지 행정처 차장을 지낸 18명 중 16명이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 됐다. 행정처 차장 출신으로서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 되지 못한 경우는 양승태가 대법원장 시절에 임명한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임종헌 전 차장 단 2명뿐이다. 만일 사법농단 사태가 불거지지 않았으면 이 둘 역시 선배 차장들처럼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 되었을 터다.

일각에서는 임종헌의 구속이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특별재판부 설치에 찬성하는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임 전 차장의 책임을 인정하되 그 이상으로 사태가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사법부가 임종헌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어물쩍 봉합하려다간 사법부 전체가 구제불능의 적폐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양승태 구속이 사법적폐 청산의 시금석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국회가 사법농단 사건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비록 만시지탄일지라도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별재판부 설치는 추진하면서도 ‘왜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특별재판부 설치는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반대할 경우 법안의 본회의 상정 자체가 난망하다. 반면에 사법농단 연루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1/3 이상이 발의하여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탄핵소추 의결이 되면 피소추자에게 소추의결서가 송달된 때부터 피소추자의 권한이 정지된다. 국회가 이처럼 실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면피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는 1948년부터 현재까지 법관에 대한 탄핵 파면은 물론 탄핵소추조차 전무하다. 헌법에 규정된 법관에 대한 탄핵 제도가 사문화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법관에 대한 견제와 통제는 오직 대법원장의 인사권(사법행정)을 통해서만 이뤄질 뿐이다. 법관에 대한 국민의 견제와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드러난 폐단이 바로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다. 사법농단의 법비(法匪)들은 인사평정권자이자 징계권자인 대법원장과 그의 지시를 집행하는 법원행정처의 통제에 따를 뿐 국민은 눈곱만큼도 고려하지 않은 채 반헌법적 만행을 거리낌 없이 자행했던 것이다. 사법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법관 탄핵 제도가 실질적인 제도로 작동해야 한다. 국회는 양승태 사법농단 법비들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에 착수하여야 한다.

범법을 저지른 국회의원들은 사법처리는 물론 선거를 통하여 국민의 냉혹한 심판을 받는다.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대통령일지라도 국정을 농단하고 불법을 자행하면 사법처리를 피하지 못한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돼 중형을 언도받았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재 구속 수감 상태에 있다. 하물며 선출되지도 않은 권력이면서 법을 집행하는 자리에 있는 사법부에게는 더욱 엄정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명박-박근혜도 구속됐는데 양승태가 버젓이 대로를 활보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신원(伸冤). 사법적폐 피해자들의 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어줘야 한다. 복권(復權). 사법적폐 피해자들의 빼앗긴 권리를 되찾아줘야 한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한을 풀어주고 양심수가 석방돼야 하며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되어야 한다.

강조하는 것은, 분노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기실 임종헌을 구속시킨 데서도 피해당사자들의 투쟁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2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사법적폐 청산 3차 국민대회’에서 사법적폐의 피해당사자들은 피맺힌 울분을 토로했다. 20일 대회의 함성이 25일 국회의 특별재판부 추진과 27일 법원의 임종헌 구속영장 발부로 이어졌다. 양승태 구속과 법비 탄핵을 위하여 피해당사자들은 더 가열차게 투쟁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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