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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 관리자들 ‘갑질’은 천박한 노동관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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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 관리자들 ‘갑질’은 천박한 노동관의 산물

최근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갑질’이라는 용어는 매매나 임대차 등 각종 계약에서 통상 소유자와 같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자를 칭하는 ‘갑’이라는 용어에 반복적이고 일정하게 행해지는 일을 의미하는 ‘-질’이라는 꼬릿말이 붙어 생긴 말로써, 우월적 지위에 있는 자가 지위를 이용하여 아랫사람에게 저지르는 부당하고 권한남용적인 행태를 의미한다.

지역의 공직사회가 연일 터져나오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술렁거리고 있다. 서구청 보건소장은 직원들에 대한 반말, 직원 무시 막말 등 비위혐의가 사실로 밝혀져 지난 20일 직위해제되어 광주시에 중징계를 내용으로 한 징계가 상신되었다.

비슷한 시기 광주광역시 소속 시립도서관의 간부공무원은 상품권 요구, 시장상 요구 등으로 물의를 빚어 직위해제된 후, 광주시 감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중이다. 상품권이나 상을 요구하는 등의 행태는 공직자로서 기본소양을 의심하게 할 정도이다.

최근 모 구청에서도 상급자의 막말과 인격무시가 표면화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갑질’이라는 용어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공직사회의 다양한 비위문제들을 담고 있다. 다른 자치단체의 경우도, 그 정도나 양상을 달리할 뿐 유사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격무시와 막말과 같은 ‘갑질’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그것은 고위공직자들의 인격적 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조직 내 구성들의 노동을 바라보는 천박한 시선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자신의 노동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노동에 대해서도 소중하게 평가하고 바라보는 태도는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보편화된 인간관계의 핵심이며 노사관계를 대하는 기본적 소양일 것이다.

그러나, 무노조경영을 마치 자랑이라도 되는 양 공공연하게 표방하는 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이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구호가 말해주듯, 우리 사회에서 노동은 사회를 유지하고 이끌어가는 가장 근본적인 힘임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여전히 무시되고 평가절하되기 일쑤다. 이는 비단 공직사회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촛불투쟁과 그에 따른 구시대 권력에 대한 탄핵과 대선으로 외형적 권력은 교체되었지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미시적 권력관계는 얼마나 바뀌었는가?

최근 광주지역 공직사회에서 벌어진 관리자들의 갑질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노동이 배제되고제대로 평가되고 대접받지 못하는 문제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다.

노사관계를 핵심으로 한 우리의 일상이 바뀌는 것이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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