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철도의 공공성을 도외시한 신중하지 못한 발언” 비판

박 대통령 프랑스서 ‘철도시장 개방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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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프랑스 방문 기간 중 한·프 경제인 간담회에서 행한 ‘철도시장 개방 발언’과 관련하여 정의당이 “철도의 공공성을 도외시한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정의당 KTX민영화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 기간 중 공공조달분야, 특히 철도부문에 대한 개방을 언급한 것과 관련하여 "박 대통령이 프랑스 기업들에게 공공조달 부문 개방을 언급한 것은 국내 조달분야 중 중소기업의 낮은 경쟁력을 감안할 때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특히 철도부문의 개방은 수서발 KTX민영화와 도시철도 부문의 외국자본에 의한 잠식 가능성을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의 발언은 철도의 공공성을 도외시한 신중하지 못한 발언 이었다"고 비판했다.
 

▲ 지난 7월 열린 KTX 민영화반대 행신기지 노조 간담회. 사진=박원석 의원실
▲ 지난 7월 열린 KTX 민영화반대 행신기지 노조 간담회. 사진=박원석 의원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공공조달 시장을 외국기업에 개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같은 날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기업인들과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조양호 한․프 최고경영자클럽 위원장 등이 참석한 한국-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서 한국의 정부조달 시장 개방에 대한 의사를 묻는 질문에 "도시철도 시장개방과 관련해서는 WTO의 정부조달협정의 국내 비준을 추진하고 있고 이 비준이 통과되면 연내 WTO에 비준 기탁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도시철도 분야의 진입 장벽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며 “EU 역시 정부조달협정에 대한 비준을 조속히 추진해 주길 바란다" 답했다.

앞서, 지난해 3월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정부조달위원회에서는 정부조달협정(GPA)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9월 박원석 의원실에서 확보한 통상교섭본부의 GPA 개정안 번역 초안에 따르면 정부조달 공개 대상기관에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인천메트로 등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지하철 등 기간 선로산업 기관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GPA 개정 당시에도 국내 철도 기간망이 개방돼 민영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외국자본이 철도관제권을 확보할 경우 열차 운송사업에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당시 국토해양부는 철도청이 한국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으로 분리되면서 양허기관에서 제외되었던 철도시설공단을 다시 추가한 것일 뿐 개방범위를 확대한 것이 아니며 철도관제권은 법률상 국가업무로 조달협정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청와대 홈페이지 대변인 브리핑 자료 갈무리.
▲ 청와대 홈페이지 대변인 브리핑 자료 갈무리.

그러나 올해 10월 안전행정부가 "GPA 개정에 따라 도시철도공사의 공사·물품·용역계약이 국제입찰에 의한 조달대상이 됐기 때문에, 국내법에 국제입찰 근거와 이의신청절차 등을 규정했다"고 밝힌 바 있고, 지난 4일 박 대통령이 프랑스 기업인들에게 공공조달 시장과 도시철도 개방을 언급한 것에 비추어 보면 그동안 철도부문이 공공조달시장 개방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정부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박원석 의원은 "공공조달 시장에서 철도산업이 개방될 경우 현실적으로 한국 철도관련 산업이 외국에 진출할 가능성은 매우 적은 반면, 국내 철도시장이 개방될 경우 외국 기업에 국가 기간망이 잠식될 우려가 높다"며 "정부가 수서발 KTX의 민영화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등 철도 공공성 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와중에 박 대통령이 프랑스 재계에 도시철도 분야 개방을 대놓고 언급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EU FTA협정에서는 철도 분야 개방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으나 GPA를 준용하도록 돼 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알스톰)와 독일(지멘스) 등 EU 국가의 기업들은 세계 철도산업의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운영사인‘서울9호선운영㈜’에는 프랑스 기업인 '베올리아 트란스포르'가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3.11.4. 박근혜 대통령 ‘르몽드’ 인터뷰]
www.lemonde.fr/economie/article/2013/11/04/la-coree-du-sud-va-ouvrir-ses-marches-publics_3507967_3234.html

[2013.11.4. 청와대 한·프 경제인 간담회 관련 브리핑]
www.president.go.kr/news/briefingList.php

대통령은 한-프랑스 경제인 간담회가 끝난 후 대통령께서 프랑스 참석 기업인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첫째 질문은 한국은 현재 외국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기업에 대한 투자는 37위이다. 프랑스는 약 200여개의 한국기업에 투자하고 있고 한국은 프랑스 기업 투자는 28개이다. 저희가 프랑스 기업에 대한 투자를 더 받기 위해서는 프랑스 기업과 프랑스 정부가 어떻게 하면 투자를 더 유지할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한국 정부는 앞으로 외국 투자 기업의 과도한 인건비 상승을 줄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정부조달시장을 개방해 주었으면 좋겠다. 특히 철도관련 정부 조달 시장을 개방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대통령이 한꺼번에 묶어서 답변을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양국 간에 경제협력과 증진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잘 들었다. 소중한 의견을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 정책에 잘 반영하겠다. 앞으로 프랑스와 한국 간에 투자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 될 것으로 본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9월 에너지, 교통, 디지털 전환, 헬스케어 등 네 개 분야의 34개 세부 분야에서 미래신산업을 정했다. 이것과 한국의 창조경제가 만나서 현재 양국 간에 다섯 개 분야를 중심으로 시범적인 공동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의 미래신산업과 한국의 창조경제가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조하고 투자가 활발해지면 제3국으로 진출하는 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 저는 현재 분기별 무역투자 진흥회의를 열고 있고 이를 통해 기업들의 애로사항과 투자 환경 등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 환경 평가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7위로 랭크되어 있다.

기존의 노사정 위원회를 개편해 각 경제 주체 간에 소통과 협력을 활성화 하고 노동 관련 규제 전반에 걸쳐 국제기준과 관행, 기업부담 경감 등을 고려한 규제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한국의 노동환경과 과도한 노동 비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도시철도 시장개방과 관련해서는 WTO의 정부조달협정의 국내 비준을 추진하고 있고 이 비준이 통과되면 연내 WTO에 비준 기탁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도시철도 분야의 진입 장벽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EU 역시 정부조달협정에 대한 비준을 조속히 추진해 주길 바란다. 

와인과 친구는 오래 될수록 좋다. 프랑스와 한국은 130년 가까운 우정을 돈독하게 쌓아온 오래된 친구다. 한국정부는 언제나 기업인의 목소리를 귀기울이고 후원자 역할을 해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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