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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않고 천천히, 오래도록, 우보천리의 자세로 지부 복원할 것"[화제의 인물]인천남동구지부, 이보영 지부장·심현석 사무국장
남현정 기자  |  elanvital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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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6  1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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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체제였던 공무원노조 인천본부 남동구지부에 새 집행부가 들어섰다. 8월 23일~24일 이틀간 치러진 남동구지부 8대 임원선거에서 선출된 이보영 지부장(50)과 심현석 사무국장(51). 두 사람에게는 지난 4년 장석현 전 남동구청장의 독선행정과 노조 탄압으로 약화된 지부를 복원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공무원노조가 법내로 들어가고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되는 등 지부를 둘러싼 상황은 호전됐지만 땅에 떨어진 조합원의 사기를 되살리고 급감한 조합원수를 회복하는 등 조직을 복구하는 만만찮은 과제가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남동구지부를 이끌 새로운 두 얼굴, 이 지부장과 심 사무국장을 28일 오전 지부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남동구지부의 새 사무실은 남동구청 7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장 전 구청장이 강제폐쇄했던, 2층에 있었던 옛 사무실은 현재 중대본부가 사용중이라고 한다. 지부는 7월 19일 신임 이강호 구청장과의 첫 간담회에서 지부사무실 원상회복을 요구했고 얼마 전 현재의 사무실에 둥지를 틀었다. 이 구청장은 취임과 함께 남동구지부가 싸워왔던 ‘근무복 착용’, ‘출퇴근 지문인식’, ‘실시간 업무일지 작성’ 등 전 구청장의 비민주적이고 통제적 조치들을 모두 없앴다.

이 지부장과 심 사무국장은 각각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오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대학시절부터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이 지부장은 2002년 지부 출범 때 여성위원장으로 시작해 2004년 본부 조직쟁의국장과 5~7대 부지부장을 역임했으며 2004년 공무원노조 총파업 때 파면됐다 2년 후 복직됐다. 심 사무국장은 2012년 입직 전 17년 동안 택시노조 운동을 했었다. 입직 후 바로 노조활동을 시작했던 그는 그동안 지부 대외협력부장을 맡아왔다.

   
▲ 공무원노조 인천본부 남동구지부 제8대 이보영 지부장(왼쪽)과 심현석 사무국장

- 장석현 체제가 끝나고 상황은 나아졌지만 남동구청은 여전히 복수노조 상태이고 4년간 지부가 입은 타격과 그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출마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이보영(이) : “어려운 상황을 버텨주신 건 방기두 전 지부장님이시다. 우리 지부는 비대위 체제이긴 했지만 운영위원들은 흔들리지 않고 변동 없이 지금까지 함께 해왔다. 방 전 지부장님이 내년 정년을 맞으시고 또 50대 중후반 분들이 많으셔서 제가 나오게 됐다.”

심현석(심) : “지난 4년 동안 정말 어려웠을 때 방기두 지부장님께서 용기로 지부를 묵묵히 잘 끌고오셨다. 또 이상헌 전 본부장님과 박종면 전 본부장님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해주셨기 때문에 제 역량이 좀 부족해도 이제는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영 지부장님이 잘 하실 거란 생각에 자신감도 얻었고…우보천리의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

- 지부 복원을 위한 계획을 말씀해 달라.

: 아직 지부가 단체협상안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순회를 통해서 조합원들 의견을 반영해 최종안을 마련하고 단체협상을 하는 데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또 4년 동안 노동조합이 활동을 보장받지 못해 순회도 제대로 못하고 위축돼 있다 보니 그동안 접촉하지 못한 직원들이 많다. 올해 안에 총회는 어렵더라도 가능하면 대의원까지는 복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단체교섭에서 최우선에 두는 게 있는가.

: 남동구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인구 대비 공무원 정원이 꼴찌다. 정년·명예퇴직과 늘어난 인구로 충원돼야 하는 인원이 200명이나 된다. 그래서 인력 충원을 최우선에 두고 후퇴된 직원 복지를 강화하는데 방점을 찍으려고 한다.

   
▲ 8월 23일과 24일 양일간 치러진 선거 후 당선증을 받은 두 사람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인천본부 남동구지부는 지난 7월 19일 이강호 남동구청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 선거 공약으로 교육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 계획은?

: 이번에 순회를 해보니 아예 공무원노조를 모르는 신규직원들도 있는 것 같더라. 그래서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대의원들에게는 노조 역사나 연금에 대한 강의도 필요할 것 같다.

: 다른 지부에서는 4.3항쟁이나 역사기행 형식으로 교육사업을 진행하는데 좋은 방식인 것 같다. 조합원들 사기도 진작하고 역사의식도 배우고 조합 간부와 접촉하면서 노동자성도 단련시킬 수 있고. 틀에 박힌 교육사업보다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할 계획이다.

-노동조합을 굳건하게 유지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는지?

: 저는 간부라고 생각한다. 대의원까지 잘 조직돼 있어 중견 간부들이 많이 포진돼 있으면 지부가 탄압을 받아도 조합원들의 이탈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조가 어려울 때 대의원들이 굳건히 서 있어준다면 그나마 지부가 잘 버틸 수 있을 거 같다.

: 저는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통해 사람이 바뀔 수 있으니까. 끊임없는 교육, 워크샵이나 역사기행, 맨투맨과 집단 교육, 또 격의 없는 현장을 틈틈이 활용해서 교육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그렇게 깨우친 다음에 행동할 수 있다고 본다.

- 조합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 노동조합을 위해 시간을 좀 내주셨으면 한다. 조합에 가입한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지만 노조에서 교육을 하거나 행사를 할 때, 총회를 할 때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 찾아주시길 바란다. 그래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 또 너무 힘들게 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지치지 말고 오래 함께 가길 바란다.

: 4년 동안 탄압이 극심했는데도 버텨준 우리 조합원들을 보면서 노동가요 ‘바위처럼’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고맙고 정말 천금 같은 조합원들이다. 지부장님이 당선인사에서 하셨지만 이제 시대도 변했고 정권도 국민 힘으로 바꿔냈다. 이제 우리 남동구지부가 변할 차례다. 노조에 관심 가져주시고 가입을 많이 해 주시면 그 힘으로 단체협약, 직원복지 잘 해내겠다.

   
▲ 이보영 지부장은 "지치지 않고 천천히 오래도록", 심현석 사무국장은 "우보천리의 자세로" 지부를 복원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공무원이 된 후 가장 기쁜 일이 지부가 만들어진 것과 공무원들이 노동3권을 얘기하면서 역사상 최초로 파업을 했다는 사실이라는 이 지부장은 선구적 역할을 했던 선배 공무원들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자유롭고 당찬 2030대 조합원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들만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견해도 밝혔다.

장석현 체제하에서 80명까지 줄었던 조합원 수는 최근 120여 명으로 늘어났다. 심 사무국장은 “탄압 때문에 이탈했던 조합원들이 다시 가입하겠다고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분위기는 매우 희망적이다”며 조직 복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이 지부장의 매우 솔직하고 유연한 사고 방식이, 심 사무국장의 오랜 노동운동으로 단련된 생각과 진중한 성품이 드러났다. 이심전심, 두 사람의 의기투합과 지난 4년간의 탄압에도 무너지지 않고 지부를 지켜낸 남동구지부의 튼튼한 간부들이 다시 남동구지부를 ‘살맛나고 활기찬 일터’로 만들 날이 머지 않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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