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공무원은 조합과 함께 목소리 내는 든든한 지원군”

[2030 청년 조합원을 만나다]충북본부 청주시지부 이선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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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인 이선우 청년부장
▲ 인터뷰 중인 이선우 청년부장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 땅을 밟은 새내기 청년공무원이 어느덧 청년 페스티벌에 2년 연속 참여한 프로참석러가 되었다. 지난 6월엔 교섭투쟁 승리 결의대회 무대에 올라 힘찬 목소리로 결의를 밝혀 전국 조합원들의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이젠 청년부장이 되어 지부의 2030 사업을 책임질 간부로 성장했다.

지난 8월 21일 충북본부 청주시지부 사무실에서 이선우 청년사업부장(35)을 만났다. 그는 4년 차 공무원으로 청주시 청원구청 민원지적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의 업무는 토지의 주민등록증인 토지대장과 지적도를 관리하는 일이다. 대학 졸업 후 사기업에 다니던 그는 틈틈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공무원이 되었다. 기업에서 근무하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야근과 출장 등으로 매우 힘들었기에 상대적으로 편안해 보이는 공무원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의 환상은 오래가지 않아 깨졌다.

“일하면서 힘든 것은 끝도 없는 벅찬 업무량이에요. 공무원을 동경하게 된 정시 출·퇴근과 적은 출장, 편안한 근무환경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망상이었어요. 항상 밀려 있는 업무와 하루에도 몇십 건 씩 들어오는 민원을 처리하느라 매일 늦게 퇴근하는 게 익숙해졌어요”.

그는 밀린 업무를 처리하다가 새벽 별을 보며 퇴근하기도 했다. 일상에 지친 그에게 활력이 되어준 건 조합과 동기들이었다.

“구청에 근무하는 20대·30대 직원이 대략 200여 명 정도인데 그중 20명 정도와 ‘십오시보’라는 특별하고 소중한 모임을 해요. 동기 모임으로 시작해 일상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다 보니 서로가 의지하게 되어 자주 만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다 함께 계곡으로 여행도 다녀왔어요. 우리 ‘십오시보’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어요”.

그의 소박한 소망은 40대 50대가 되어서도 ‘십오시보’ 동기들과 오래오래 함께하는 것이었다. 지난 6월 제주에서 열린 2030 청년 페스티벌에도 ‘십오시보’ 동기들과 함께 참석했고, 교섭투쟁 승리 결의대회에도 함께 무대에 올라 멋진 율동을 선보였다.

▲ 십오시보와 함께 한 이선우 청년부장
▲ 십오시보와 함께 한 이선우 청년부장

그의 공무원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조합 활동이다. 특히 조합 활동에 열정적인 청주시지부 신태건 지부장과 류재홍 사무국장의 모습은 그를 자연스레 조합으로 이끌었다. 청주시지부의 활동으로 한때 900여 명으로 줄었던 조합원 수는 현재 2,4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조합 활동에서 보람을 많이 느껴요. 조합에서 하는 일이 직원 복지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많은 조합원이 격려해주고 힘내라고 말해줄 때 뿌듯해요. 제가 바라는 건 조합원들이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조합을 이끌어 나가는 거에요. 노동조합은 한두 명이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이끄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2030 청년조합원들도 노동조합에 대해 모르는 점도 많고, 배울 것도 많아 앞장서지 못하더라도, 옆에서 같이 목소리를 내고 생각을 보태주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선우 씨는 이번 제주 청년 페스티벌에서 전국의 또래 공무원들을 만나 소통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제주지역본부와 인천본부 부평지부 참가자들과는 지금도 연락하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제주 4·3 민중항쟁의 역사적 의의를 비롯해 평화, 인권, 통일을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부 청년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민주화운동 및 노동운동 성지 순례를 준비하고 있다. 청년공무원들이 충남 아우내 3·1 운동 유적지를 비롯해 제주 4·3 평화공원, 경북 4·19 혁명 유적지, 광주 5·18 민중항쟁 장소 등을 찾아 올바른 노동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깨우치고 타 본부·지부 조합원들과 교류하기 위해서다. 청주시지부는 조합원 중 20대 30대가 1300여 명에 달한다. 그만큼 청년 사업은 지부에도 중요한 부분이다.

“열심히 하는 지부장·사무국장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앞으로 조합을 이끌어가야겠다는 생각에 청년부장을 맡았어요. 지부 청년 조합원들끼리 만나 소통하고 노동조합에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요. 청년 조합원이 똘똘 뭉치면 업무에도 도움이 되고, 불합리한 일을 겪어도 이겨내고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내기 조합원에서 믿음직한 청년간부로 성장한 선우 씨를 보며 조합 활동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일상에 지치고, 힘든 청년공무원이라면 2030 특별위원회의 문을 두드려 보는 건 어떨까?

▲ 6.30 결의대회 때 2030특별위원회와 함께 한 이선우 청년부장
▲ 6.30 결의대회 때 2030특별위원회와 함께 한 이선우 청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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