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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음악 시조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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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음악 시조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 무더운 여름 낭만의 향기를 느끼다 -

프랑스의 작곡가 드뷔시(1862~1918)의 출세작일 뿐만 아니라 인상주의의 작풍을 확립한 음악사상 획기적인 명작이다.

상징주의 시인 말라르메와 사귀게 된 드뷔시는 그의 시 「목신의 오후」를 음악에 사용하려고 전주곡·간주곡·끝곡의 3부작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작곡된 것은 이 전주곡뿐으로, 그 밖의 두 곡은 쓰지 못하고 말았다. 음악적으로는 이 전주곡만으로 「목신의 오후」의 시정을 표현하기에 충분하였기 때문이라고도 하겠다. 고상함에서 벗어난 화성과 향기로운 멜로디, 환상적인 뉘앙스를 띤 서정이 풍부하게 표현된 곡이다.

이른바 인상주의 음악의 시조인 드뷔시의 음악이 근대 음악사에 이룩한 획기적인 역할은, 동시대의 인상주의 회화와 마찬가지로 서양 음악 표현의 본질적 변화를 가져온 것이었다. 특히 동양적인 음감을 적극적으로 섭취하였다고 한다. 드뷔시는 1918년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비롯하여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교향시 「바다」 등 많은 걸작을 남겼다.

한편 말라메르의 시 「목신의 오후」의 줄거리는 대강 다음과 같다.

덥고 나른한 여름날 오후, 나무 그늘에서 졸던 목신은 잠을 깨어 갈피리를 조용히 불면서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의 생각은 꿈과 현실을 헤매면서, 지금 불고 있는 갈피리를 꺾은 시냇가에서 목욕하던 님프들을 생각한다. 그는 이 몽상의 환영에서 사랑의 정열을 느끼고 이것을 잡으려 하지만, 님프의 환영은 곧 사라지고 그의 욕정은 한층 더 공상을 펴 가다가 마침내 사랑의 여신 비너스를 포옹하게 된다......이윽고 환상은 사라지고 모래 위에 비스듬히 누운 목신은 풀숲에서 다시 졸기 시작한다. 이 때 막연한 권태가 그의 마음에 엄습해 온다.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은 이 시의 환상적인 시정을 그윽하면서도 정교하게 살려내고 있다. 이 무더운 여름의 한가운데, 이 곡을 들으면서 격조높은 화성과 뉘앙스에 가득찬 낭만의 향기를 맛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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