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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 영원하라!(Exemplum : in memoriam Kwangju)- 1981년 윤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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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중항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있다. 5·18민중항쟁의 영원한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들불야학의 박기순 열사의 넋풀이-빛의 결혼식의 피날레 곡이면서 이제는 투쟁의노래, 민중의노래가 된 곡이다. 그런데 1982년도 작곡된 이 곡보다 먼저 앞서 작곡된 곡이 있다. 베를린에서 라디오를 통해 광주의 5·18 소식을 들은 윤이상이 1981년 독일 퀄른에서 만들었다고 알려진 「광주여 영원하라」라는 교향시이다.

이 곡은 한국에서 철저하게 외면되어 한때 북한에서만 연주되고 녹음되었다. 소위 조작된 1967년 ‘동백림사건’에 연루된 ‘빨갱이’라는 이유로 였다. 세계에서는 다 알고 있었던 5·18민중항쟁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이념의 틀로 침묵을 강요했듯이 윤이상 음악도 그렇게 가두려고 했으나, 5·18정신이 부활했듯이 윤이상도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특히 고향 통영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

이 곡은 교향시 형식을 빌려 단일악장으로 되어 있으며,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첫 파트는 도발적으로 시작하여 굉장히 혼란스럽고 정돈되지 않게 전개되다가 총소리로 상징되는 국악기 ‘박’의 무수한 난타가 들리면서 모든 악기군들이 잦아들면서 종료된다. 중간 파트는 현악파트의 낮은 음이 계속되면서 음산하게 전개된다. 가끔씩 들려오는 금관악기들이 흐느끼 듯 연주된다. 마지막 파트는 가장 인상적으로 기상나발소리처럼 강한 금관악기 소리가 전진하듯이 타악기들을 리드하고 목관악기들과 현악기들이 뒤를 따른다.

정돈된 정진의 모습으로 악기군들이 서로 켜안고 끝마침이 없이 마무리 된다. 위 교향시에 대하여 첫 파트는 혁명과 탄압, 중간 파트는 공포와 희생자들에 대한 흐느낌, 마지막 파트는 정의와 민주주의를 향한 계속되는 저항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한 글도 있다. 끝까지 강한느낌으로 이 곡이 마무리 된 것을 상기하게 되면 미래지향적이라는 말에는 동의가 된다.

실제 윤이상은 「사회와 사상」 1988년 10호에 "원제의 'EXEMPLUM(표본)'이 뜻하는 것처럼 광주는 단순한 고유명사인 도시 이름이 아니라, 이제는 민주와 평화를 위해서 싸우는 모든 사람과 시대에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 이 「광주여 영원히!」가 연주되는 세계 어느 장소와 시간에도 '광주'는 살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 있을 것이다." 라고 기고하였다.

▲ 윤이상 작곡가(1917. 9. 17 - 1995. 11. 3)
▲ 윤이상 작곡가(1917. 9. 17 - 1995. 11. 3)

5·18민중항쟁은 1980년에 만 있지 않고 1987년 6월항쟁, 2017년 촛불항쟁 속에서 부활하였으며, 광주에서 만 있지 않고 국내외 핍박 받는 민중들과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 올해 5·18민중항쟁 38주년을 맞이하여 민주주의와 윤이상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면서 짧지만 강한 이 곡을 감상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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