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문

남·북·미 정상회담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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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관철 6.15 공동연대 대표
▲ 주관철 6.15 공동연대 대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장면이었다.

서쪽의 경의선, 중앙의 판문점, 동쪽의 동해선 등 땅위로 난 길은 물론이고, 바닷길, 하늘길까지 모두 열어 오갔고, 평창올림픽 공동 입장,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를 보며 온 국민이 다시 통일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다시 만나자며 흘린 단일팀 선수들의 눈물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함께 흘렀다.

하지만 코피전략(Bloody Nose)까지 운운하며 으르렁대고, 매해 반복하는 키리졸브·독수리 훈련과 같은 전쟁연습 때문에 차디찬 겨울로 되돌아갈 것만 같았다.

북측과 교류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남측 통일운동 단체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이었던 정부의 태도 역시 의구심을 갖게 했다. 간신히 피운 대화의 불씨가 언제 사그라질지 알 수 없었다. 우려 섞인 감동에 동계올림픽 내내 입맛이 썼다.

그렇다보니 4월말 남북정상회담은 극적인 반전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확대하지 않는 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하면서, 비핵화까지 언급함으로써 북미정상회담 합의까지 치고 나갔다.

이러한 대화국면은북측 자체의 스케줄과 남측 정부의 기민한 대응에 힘입은 바 크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소위 스트롱맨이 집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남북 사이의 대화와 신뢰를 기반으로 주변국의 입김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남과 북의 주도권을 강화시키고 있다.

최선의 복지는 평화이고 평화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통일이다. 북측의 겨레와 만나 통일 이후를 상상하고 준비하자.

이산가족이 상봉하고 금강산 관광을 가고, 개성공단의 빗장을 벗길 것이다. 2006년 광주에서 열린 6·15공동선언기념행사처럼 남북의 대표단과 예술단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올해 안으로 개최하고, 다양한 교류협력을 진행할 것이다.

남북의 노동자가 만나 축구를 하고, 통일을 이야기하며 얼싸안을 것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하는 장면을 목격할 것이다.

대북 초강경파인 폼페이오가 장관이 되고, 존 볼턴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등장하는 걸 보고 ‘이러다 설마’라고 걱정할 수도 있다. 봄이 오는 길목에는 꽃샘추위도 따라오는 법. 초미세먼지까지 기승이지만 기어이 봄은 온다. 평화의 봄은 이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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