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과 클래식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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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은 모두 10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5번 “봄”은 9번 “크로이처”와 더불어 가장 사랑받는 곡이다. 어두운 소나타가 많은 베토벤에게 있어서는 소중하고 밝은 행복감을 띤 곡으로, 불치의 난청 판정을 받고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1802년)를 쓰기 1년 전인 1801년(30세)에 작곡하였다. 음악적으로는 이른바 ‘중기’에 들어서기 직전의 작품으로 여전히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을 받고 있으나 베토벤의 개성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바이올린으로 문을 여는 1악장의 첫 번째 주제는 매우 청명하고 상쾌하다. 피아노는 밑에서 바이올린을 조용히 받쳐 주다가 잠시 후 위로 도약한다. 그렇게 위치를 바꾸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연주가 펼쳐진다. 얼었던 시냇물이 봄기운에 풀려 졸졸 흘러가는 느낌, 들판의 나무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듯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이어서 느리게 흘러가는 2악장은 피아노가 문을 열고 바이올린이 그 위에 살며시 얹히면서 아름다운 2중주가 펼쳐진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대화가 마치 봄날의 아지랑이를 연상케 한다. 3악장은 빠른 템포의 스케르쪼 악장이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마치 술래잡기를 하듯 익살스러운 악장으로 베토벤의 유머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 4악장은 같은 주제를 여러 번 반복하는 론도형식의 악장이다. 피아노가 먼저 바이올린이 이어서 첫 주제를 연주하며, 이 주제가 4악장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다.

 
 

이 곡은 봄 또는 “Spring Sonata” 로 불려지며 널리 친숙해져 있는데, 이 명칭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은 아니고 곡의 분위기에 따라 후에 붙은 속칭이다. 절망적인 난청으로 고뇌하기 전의 젊은 베토벤이 봄을 맞이하며 느꼈던 따스함과 희망, 행복감 등을 엿볼 수 있다. 바야흐로 한반도에 새 봄이 오고 있다. 이 곡을 들으며, 200여 년 전 당시 유럽에서 청년 베토벤이 느꼈던 행복감을 지금 우리가 함께 느낄 수 있는 봄,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이 시작되는 진정한 민족의 봄이 오기를 소망한다.

※ 봄을 소재로 한 클래식 곡 가운데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중 “봄”, 멘델스존의

〈무언가〉중 “봄의 노래”, 드뷔시의 “봄”, 슈만의 교향곡 1번 “봄” 등의 노래도 함께 들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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