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광주본부 전임 집행부 이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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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정권과 투쟁, 고난의 세월이었지만 보람느껴

2018년 2월 28일 자로 지난 2년 2개월간의 공무원노조 광주본부장의 임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명예롭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명박근혜의 암울했던 현대사 속에 불의에 맞서 전면에서 싸울 수 있었던 역할을 맡았던 지난 6년을 가장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합니다.

2000년 어느 날 지금은 작고하신 고 이재형 초대 직협회장님이 짜장면 한 그릇을 사주며 직협 홈페이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면서 시작된 노동조합의 길, 18년 전 그날 고 이재형 회장님과 짜장면 한 그릇이 저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습니다. 노동조합에 헌신한 지난 세월은 나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알게 해준 자기 성찰의 시기이기도 하였습니다.

 

2012년 3월 지부장으로서 첫 운영위회의 안건을 동지들에게 아무런 사전 설명도 없이 무작정 청장 사퇴 투쟁 건을 안건으로 올려 어색한 침묵의 시간을 가졌던 것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어색했던 침묵은 동지들과 9개월간의 강고한 청장 사퇴 투쟁 끝에 그 당시 부구청장으로부터 청장이 사퇴했다는 전화를 밤늦게 직접 전달받은 것으로 그 열매를 맺었습니다.

또한 지부 사업이었던 국정원대선개입규탄 시민 선전전이 본부 사업으로 확장되고 귀태 프랑으로 비화되어 광산지부와 북구지부에 대한 검경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져 길고도 긴 정권과의 투쟁이 시작되었으니, 어찌 생각해보면 이명박근혜의 암울한 시대에 광주정신을 현장에서 실천하려고 하는 광주본부의 숙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본부 사무처장으로서 공무원연금 개악 투쟁 속에 수많은 집회를 집행하였고 본부장 임기중에는 가장 힘들고 치열했던 강승환 위원장, 시 동지들과 함께하였던 광주시지부의 조직전환 투쟁과 특히 2015년부터 약 4년에 걸친 서구청장에 대한 중단 없는 투쟁을 서구지부 운영위원과 함께 강고하게 이어온 것에 대하여 전대홍지부장과 이태진사무국장 ,김종선, 이정림, 김수진, 임종묵 동지들에 대하여 이 자리를 빌려, 함께 투쟁하여 영광이었고 고생 많았다는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항상 강조했지만 서구지부 투쟁은 공무원노조와 광주본부 역사 속에 지니고 있는 의미가 매우 크며, 단체장에 대한 장기 투쟁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북구지부와 동구지부의 성과급투쟁, 남구청 구의원 사퇴투쟁, 광산구 지부에서 촉발된 박근혜 퇴진 프랑을 광주시와 교육청 5개 구청 전면에 내 걸었던 일들이 특히 기억에 남은 일이었습니다.

뒤돌아보면 지부장부터 사무처장과 본부장까지 저로서는 끊임없는 투쟁을 선택했던 시간이었습니다. 18년간의 노동운동 속에 깨달은 단 하나의 원칙은 “노조 간부는 항상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해야 할 투쟁을 하지 않으면 극단적으로 한 조합원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깊은 두려움으로 저는 항상 투쟁을 해야 할 것인지 안 해도 될 것인지란 선택의 순간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투쟁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선택 때문에 유난히도 징계가 끊이지 않은 광주본부였지만, 투쟁 속에서 단련된 간부들이 현장에서 지부장을 결의하고 사무국장을 결의한 것을 지켜보면서 노동운동이 가지고 있는 만고의 진리는 역시 투쟁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 후회 없는 지부장직을, 사무처장직을, 본부장직을 수행했다고 감히 자평해봅니다. 이제 나의 염원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나갈 제9기 이종욱 본부장과 차경완 사무처장이 더욱 단결되고 더욱 강한 광주본부를 만들어 세상을 바꾸는 공무원노조 광주본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며 함께 고생하였던 각 단위의 지부장님들과 백형준 사무처장님 그리고 10년 동안 공무원노조에서 고생하시다가 저의 임기 종료와 함께 광주본부를 떠나시는 김관희 사무국장님께도 특별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광주공무원신문의 초대 발행인으로서 "우리함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성과급 서울 원정투쟁 등 현안해결 노력 보람

2014년 3월에 시작한 4년간의 지부장 임기가 2월말로 마무리 됩니다. 이럴 때 흔히들 시원섭섭하다고들 합니다. 지난 4년 돌아보면 많은 사건, 사업, 투쟁이 있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공무원연금개악저지와 성과퇴출제 저지투쟁이 주요하게 있었습니다. 수십만의 공무원가족들이 모여서 연금개악저지를 외쳤지만 노조대표자들의 배신과 여론에 밀려 우리의 노후보장은 악화되고 말았습니다. 박근혜정부가 공직사회에 도입하려던 쉬운 해고, ‘성과퇴출제’는 전국적인 조합원들의 투쟁과 촛불로 인해 막아냈지만 여전히 성과급제는 남아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불합리한 인사문제와 직장내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인사시기마다 측근챙기기, 줄세우기 논란이 발생해 노동조합이 대응해 왔으나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반복되고 있어 반드시 세부적 인사협약 등을 통하여 근본적으로 바꾸어야만 하겠습니다. 직장내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인권이 존중되고 부서장과 직원간 배려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노동조합이 해결해야 하는 주요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지난 4년 임기과정의 많은 사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6년 겨울 촛불투쟁과 2017년 성과상여금투쟁입니다. 대통령을 탄핵·구속시키고 정권을 교체시킨 촛불투쟁은 이 세상을 바꾸는 힘은 소수의 권력자가 아닌 한명 한명의 국민들의 힘이라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지부에서 발생한 성과상여금배분 고발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근본적인 문제인 성과급제 폐지를 내걸고 서울원정투쟁과 조합원이 함께하는 다양한 투쟁을 진행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치열하게 투쟁한 후 허탈함과 홀가분함 교차

지금의 기분을 여과없이 표현하겠습니다.

막상 지부장임기가 종료되는 시기가 다가오니 ‘이것도 권력이라고 약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마치 무거운 철갑을 내려놓은 것처럼 너무나 홀가분합니다.

제 기분을 아시는 것처럼 여러 조합원들과 직원들께서도 ‘이제 홀가분하지? 어려운 시기 지부장하느라 고생 많았네’라시며 위로와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심지어 집사람마저 ‘또 지부장 할거야?’며 걱정을 하긴 했으나 새로운 지부장이 당선되었다는 얘기로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서구지부는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격동의 시기, 지부장으로서의 역할에 부족한 제가 그 자리를 있었고, 제 옆을 든든히 지켜주신 이태진 사무국장님, 제9기를 책임져주실 김종선 지부장 당선자님, 언제나 묵묵히 운영위원의 자리를 지키고 계신 이정림 부장님, 때론 잔소리하는 시어머니처럼, 때론 냉철한 비평가처럼 쓴소리 단소리를 아끼지 않으신 김수진 부장님, 투쟁속에도 어려운 결심을 해주신 문순희 부장님, 마지막으로 이세란부장님, 임종묵부장님, 진강필 전사무국장님을 비롯한 전․현직 운영위원님들과 함께한 순간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처음 노동조합에 입문했을 때 저를 이끌어주신 류성남 선배님, 고인이 되신 故정병락 선배님, 이경 전 지부장님, 그리고 사업을 추진하다 허덕거릴때마다 명쾌한 자문을 해주신 최종수 선배님 뿐만 아니라 이미 퇴직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물심양면으로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고 보내주신 많은 선배님들...

무엇보다도 제가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노동조합을 끝까지 믿어주시고 힘을 모아주신 조합원 여러분 모두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이제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아직은 신임 지부장께서 저에게 임무를 주시진 않았으나 현장으로 돌아가더라도 언제든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드렸습니다.

노동조합은 원래 하나입니다. 위기때마다 노동조합은 더욱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서구지부는 분열을 경험했습니다.

다시 ‘하나됨을 위해’ 김종선 신임 지부장과 노동조합 간부들과 조합원 여러분들과 함께 있겠습니다.

끝으로 전국의 공무원노동자들과 광주본부 동지여러분!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와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에도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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