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자치단체 간 인사교류 원칙’을 파기한 대구시에 대한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9일 대구시 수성구 부구청장 발령자에 대한 출근 저지 농성을 시작한 데 이어 설연휴가 끝나자마자 대구시장 규탄 기자회견과 대구시장 면담 요구, 대구시청 앞 연좌 농성 등을 벌이며 권 시장 압박에 나섰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낙하산 인사 규탄 서명도 받기 시작했다.
대경본부는 지난 9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자치단체 간 인사 교류는 상호 1대1 원칙으로 한다’는 인사교류 합의를 파기하고 일방적인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를 자행했다”며 수성구청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2013년 3월 김범일 전 대구시장과 8개 구‧군 단체장은 ‘부단체장 퇴직 등 결원을 시 공무원으로 충원할 경우 구·군의 4급 또는 5급을 시로 전입한다’는 인사교류 일대일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대구시는 이날 지방선거로 사임한 수성구 부구청장 후임으로 대구시 건설교통국장을 임명하면서도 수성구청 4급 공무원의 시 전입을 받지 않았다.
대경본부는 “8개 구군 단체장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시장이 시민들에게 한 약속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 의문”이라며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는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을 밝혔다.
대경본부는 19일 대구시청 앞에서 권영진 시장 규탄 기자회견을 벌이는 한편, 권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청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22일 현재까지 대경본부는 조창현 대경본부장과 이성일 신임 본부장 당선자 등 집행부가 시청 앞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한 21일부터는 대경본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공직사회 적폐, 낙하산 인사 즉각 철회! 구·군 공무원 무시하는 대구시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20일 시청 앞에서 농성 중인 조창현 본부장을 향해 “노조 밥그릇 챙기기” 운운하는 발언으로 노조의 반발을 샀다.
22일 대경본부에 따르면 권 시장은 “구민을 위해 일하라고 시에서 보낸 부구청장이 선거 출마로 중도 사퇴한 것을 비판해야지, 구청 공무원이 시청으로 오는 것을 두고 농성을 하는 것은 노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경본부는 성명을 통해 “공직자라는 이유로 공직선거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초헌법적 발상이 놀랍다”며 “대경본부와 합의하고 자치단체 간에 협약한 사항을 무시하고 공직사회와 대구시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야말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여 시장의 직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