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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곡 '미완성' - 1822년 슈베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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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슈베르트(1797~1828)가 1822년(25세) 작곡한 「미완성」 교향곡은 차이콥스키의 「비창」, 베토벤의 「운명」과 함께 세계 3대 교향곡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명작이다. 인기면에서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쌍벽을 이루는 걸작으로, 슈베르트의 교향곡 중 최고의 작품일 뿐만 아니라 낭만파 음악이 쌓은 하나의 정점이기도 하다.

▲ 1797년 1월 31일 ~ 1828년 11월 19일오스트리아의 작곡가
▲ 1797년 1월 31일 ~ 1828년 11월 19일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이 명작이 제2악장까지 완성되었으면서도 왜 미완인 채 끝났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어느 것이나 억측에 지나지 않고 사실은 밝혀지지 않은 채로 있다. 제3악장은 겨우 9마디가 관현악화 되었으며 나머지는 스케치를 남겼을 뿐, 제4악장은 전혀 착수되지 않았다. 이 두 악장은 후세의 작곡가들이 여러 가지로 작곡을 시도했으나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브람스의 평가처럼 이 곡은 형식적으로는 미완일지라도 내용면은 이미 완성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25세 때 착수, 악보가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43년 후의 일이며, 초연(1865년)이래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제1악장은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엄숙하고 암시적인 선율을 조용히 노래하는 서주로 시작한다. 이윽고 바이올린의 섬세한 움직임을 타고 목관이 구슬픈 가락을 읊다가 철로가 서정적인 제2주제를 연주한다. 이 두 개의 주제가 곡을 비극적인 클라이맥스로 이끌고 올라간다. 제2악장은 유유히 노래하는 듯한 상냥한 기분과 애틋한 애수를 담고 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2중주처럼 시작하는 주제와 대선율을 비롯하여 슈베르트 특유의 아름다운 향기가 감도는 곡이다.

천성의 리트(독일 예술 가곡) 작가 슈베르트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600곡에 달하는 주옥같은 리트로서, 그의 기악 작품도 리트 그 자체 내지는 리트적인 주제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 많다. 인정미 넘치는 보헤미안의 생활에 잠기면서 천부의 재능에 의해 빈 서민 생활의 감정을 작품에 반영해 간 슈베르트는, 그가 가장 경모했던 베토벤조차 이룩할 수 없었던 것을 거의 무의식중에 성취했다고 할 수 있다. 독일 낭만파 음악의 하나의 원천이 된 리트 정신의 끊임없는 발로를 여기서 볼 수 있다.

티푸스로 31세에 요절한 천재 음악가의 미완성 교향곡을 듣노라면, 인생의 가치는 삶의 시간적인 길이와 무관하다는 자명한 명제를 떠올리게 된다. 어느 누구도 완성된 삶을 살지는 못하나 불완전한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처럼,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도 미완성인 그 자체로 여느 완성된 교향곡 못지않은 아니 오히려 더 빼어난 아름다움과 깊은 정신성을 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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