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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를 가두고서 적폐청산과 인권을 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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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를 가두고서 적폐청산과 인권을 논할 수 없다

어느덧 세밑이 코앞이다.

그 어느 해보다 기쁘고 영광스러웠던 한해를 보냈다.

우리 모두는 소용돌이 치는 역사의 한 복판에 서 있었고, 함께 울고 웃으며 거리와 광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지축을 울리는 듯한 열정과 분노의 함성에 전율했고, 마침내 승리의 환희를 온몸으로 체험했던 2017년이었다. 촛불혁명, 위대한 민중의 승리를 이뤄낸 것이다.

막바지까지 발버둥치던 범죄정권이 마침내 쫒겨나고, 국민적 기대속에 촛불정신을 받아안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선 지 어느덧 7개월이 지나가는 시점에 정유년이 저물고 있다. 온 나라를 격동시켰던 촛불민심은 새로운 대통령이 어련히 잘 해 날갈 것이라는 기대와 더불어, 시간이 지나면서 한풀한풀 꺽이고 있는 현실 앞에 우려와 실망이 커져 나가면서 복잡하게 섞인 채 혼돈스럽기조차 하다. 특히나, 성탄과 연말연시가 축복과 희망찬 순간들로 다가오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슬픔과 회한으로 다가오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듯 하다.

정권이 바뀌면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던 성주와 김천의 주민들, 평화를 갈망하던 국민들은 공권력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사드 추가배치에 좌절 수 밖에 없었고, 개성공단 정상화에 목말라 하는 기업인들과 종사자들은 날로 강화되는 전쟁훈련과 대결분위기에 기대조차 난망이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 노조할 권리조차 허용되지 않은 노동탄압의 낮부끄런 현실도 한정없이 지속되고 있다.

동족과의 화해 협력을 통한 평화와 번영을 결단 하지 못하고, 여전히 외세의 무력을 끌어들여 동족을 향한 전쟁연습과 대결정책을 추종하는 지난 정권의 한심한 모습 또한 반복되고 있다.

가장 납득이 안되는 점은, 추악한 정치공작과 반민주 탄압으로 감옥에 갖혔던 양심수들은 정권이 바뀐 지 7개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이유없는 옥살이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교도소 철창안 독거방에선 이유없는 하루하루의 옥살이에 분통과 좌절을 반복하고 있을 양심수들, 청와대 앞 노상에서 10여일 넘도록 오한에 치를 떠는 이석기의원 누님, 민주당사에 들어가 한상균 석방, 근로기준법개악저지, 정치수배해제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잠 못이루는 밤을 이어가고 있다.

양심수 석방은 적폐청산의 선결과제이다.

부도덕하고 야만적인 정권의 치하에서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따라 행동하고 저항한 것이, 나라의 자주와 평화, 생존의 권리를 위해 몸부림쳤던 애국자들, 노동자와 노점상의 행동이 정녕 문재인 정부에까지 와서도 형벌로 처벌받아야 할 일인지, 특별사면에서 제외되어야 할 대상인지 엄중하게 묻고 싶다.

촛불혁명의 준엄한 요구가 적폐세력의 저항과 발목잡기, 촛불정권의 눈치보기로 용두사미가 되어가고 있다.

아무리 여소야대라지만, 정권초기 그나마 국민적 지지과 기대를 받고 있는 지금이 개혁의 골든타임이다. 현재 정권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우선적 권한행사조차도 추진할 배짱이 없고서야 대체 적폐청산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설마, 적폐세력과 그 부역세력이 협조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벌써부터 ‘이럴려고 촛불했나’ 고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문재인 정부에 대한 답답함이 언제 어떤 실망감으로 확산될지 알 수 없다.

절대다수의 국민은 적폐청산에 환호할 것이며, 그 의지와 진정성을 냉정하게 평가한다.

눈치를 봐야 한다면 국민의 개혁열망과 비판의 목소리이지 수구적폐세력의 어거지는 아니다.

쓸쓸한 감옥안에서 성탄과 연말연시를 맞이하는 양심수들과 그 가족, 이를 바라는 국민 모두에게 또다른 상처와 실망을 안겨주고서는 인권을 말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모든 양심수를 즉각 석방하는 일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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