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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묶인 자율’ 기준인건비제의 문제점
이태기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 부원장  |  elanvital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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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9  13: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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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5일 당시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별 여건과 특정행정수요에 맞게 조직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원관리의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 및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기준인건비제를 도입하고 총액인건비제는 폐지했다.

기준인건비제는 행정안전부가 제시하는 기준인건비 내에서 지자체가 정원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지자체 정원은 총액인건비제에 따라 인건비 총액한도와 정원 한도를 정해 놓고 이를 초과할 경우 벌점을 주어 교부세에 반영해 왔다.

기준인건비제의 운용방식은 행정안전부장관이 지방자치단체가 복지, 안전 및 지역별 특수한 행정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인건비의 추가 자율범위를 1∼3%까지 허용하고 이 자율범위는 지방자치단체별 재정여건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추가 인건비는 해당 지자체가 지방비로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들은 자체 지방세 수입으로는 공무원의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 인건비를 부담해 인력을 확충하기는 그림의 떡이다.

2015년 행정안전부가 기준인건비 자율범위를 산정하여 통보한 결과를 보면, 추가 자율범위가 허용된 지방자치단체는 수도권 지역에 소재한 지방자치단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의 추가 자율범위를 인정받은 지방자치단체는 14곳인데 지방자치단체로는 울산광역시1곳, 1%의 추가 자율범위를 인정받은 지역은 17곳으로 대전광역시,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울산 울주군의 제외하고는 모두 수도권 소재 지방자치단체이다.

자율범위를 인정받은 지방자치단체들은 대체로 재정여건이 좋은 지역들이고,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음에 따라 지방세수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지역들이다.

과거 총액인건비제가 중앙정부에서 정원과 인건비를 동시에 관리하는 방식이었다면, 기준인건비제는 정원을 제외한 인건비만 관리하고, 정원관리에 관해서는 자율성을 부여 하되, 자율운영범위 내에서 추가로 증대되는 인건비에 대해서는 교부세에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자율에 따른 책임도 지방이 부담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부는 기준인건비제가 지방의 자율과 책임을 강화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준인건비제는 그 제도의 설계에서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있다. 기준인건비의 산정이 전적으로 행정안전부장관에 의해서 일방적인 ‘통보’방식이라는 점, 기준인건비 산정의 비 탄력성문제, 정원 자율운영의 범위가 협소한 문제, 정원 자율법위 인정 기준이 지방재정 여건이라는 점, 정부예산지원의 페널티 부과, 중앙정부의 지방 조직운영에 일방적인 관여를 허용한 지방자치권의 침해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기준인건비의 산정이 전적으로 행정안전부장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통보’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제도자체의 문제점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조직의 운용과 인력의 활용 등은 자치조직권의 내용으로서 지방자치단체의 고유권한에 해당하는데 기준인건비제는 지방의 자치권에 해당하는 인력의 운용에 관하여 중앙정부의 지침이나 지시, 고지에 의해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행정안전부장관이 정한 기준인건비는 지방자치단체의 인구급증이나 도시화 및 복지수요 증대에 따른 행정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기준인건비의 재산정이나 합리적 조정 등의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기준인건비 산정의 비탄력성 문제다.

셋째, 행정안전부에서 정한 정원 자율운영범위는 1~3%내로 제한되어 있어 자율운영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 지방에서 복지나 보건분야 등의 행정수요 증대에도 기준인건비제에 묶여 행정인력의 증가가 어려운 실정이다.

넷째, 자율범위를 인정하는 기준이 지방의 재정여건이라는 점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한다. 그 결과 자율범위를 상대적으로 넓게 인정받은 지방자치단체는 수도권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어 복지 및 의료 등의 행정수요가 많은 노년층으로 구성원 농·어촌, 산간지역은 재정자립도가 낮아 자율범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가 기준인건비를 초과해서 인건비를 지출하면 초과분에 대하여 정부예산 지원의 페널티 부과다. 이것은 지방의 자치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인력의 정원관리에 관하여 중앙정부에서 재정지원의 압박한다는 것은 자율권의 박탈을 넘어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여섯째,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 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34조에서 중앙정부에 의한 지방의 조직 운영에 대한 일방적인 관여를 허용함으로써 자치조직권을 침해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조직에 대한 적정성 판단은 자치권의 핵심이며 지방의 고유한 권한이다. 그럼에도 중앙부처에서 일방적으로 개선계획의 시행을 명령하고, 감사를 실시하며,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명백한 지방자치권 침해다.

이러한 기준인건비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준인건비의 산정과정에 지방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산정된 기준인건비도 지방의 여건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재산정 내지 수정 등의 요구가 있으면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지방의 인건비 운용의 가이드라인으로서 기준인건비를 산정하였다면, 이는 철저히 “기준”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설계하여야 한다. 자율범위의 확대와 자율범위의 산정기준을 지방 재정력을 기준으로 하는 현재의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부세 산정에 있어서 기준인건비의 초과에 따른 페널티 부과는 없애야 한다. 이는 중앙과 지방재정의 현저한 불균형을 제도적으로 고착시켜 둔 상태에서 지방의 재정을 빌미로 지방행정조직에 관여하는 이중의 통제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초 기준인건비제의 도입목적에 부합하게 지방자치조직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34조와 같이 중앙정부의 지방에 대한 과도한 관여와 자치권을 침해하는 시정명령이나 지방의 재량에 대한 관여는 폐지해야 한다.

지방의 발전은 지방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지방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고 그 능력을 믿어주는데 있다. 중앙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방자치제가 아니다. 2016년 2017년을 관통하는 촛불시민혁명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자치”의 개념과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지자체가 공무원 정원의 자율적 운영을 핵심으로 도입된 기준인건비. 돈 없는 지자체엔 그림의 떡이 되는 ‘돈에 묶인 자율’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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