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총파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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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노조 유찬봉 동해시지부장
▲ 공무원노조 유찬봉 동해시지부장

지난 11월 15일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역사적인 총파업을 감행한 지 13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 나라 노동자들의 삶을 벼랑으로 내모는 계기가 되었던 노동악법들을 자본에 헌납하고 얻은 누더기 같은 공무원노동조합특별법을 거부하며 ‘공무원도 노동자다!’ ‘노동기본권이 온전히 보장된 노동조합을 만들자!’는 구호와 함께 특별법 분쇄! 노동기본권 쟁취의 당찬 결의로 진행되었던 총파업이었기에 우리에겐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고도 가슴 벅찬 함성이었고 역사였다.

그러하기에 동해시지부도 혼신의 힘과 열정으로 총파업을 조직하였고 95% 이상의 조합원들이 총파업에 참여하였으며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던 총파업 대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동해시 행정을 만 하룻동안을 온전히 멈추게 하였던 자랑스러운 기억이고 기념해 마땅한 역사인 것이다.

그로부터 13년! 15명의 해직과 60여명의 중징계, 전국에서 최초로 노조사무실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등 노조를 말살코자하는 광란의 가혹한 탄압을 온몸으로 받아 안으면서 끈질긴 투쟁으로 조직을 복원하는 동안 단 한번도 거르지 않았던 총파업 기념식!

해가 갈수록 참여조합원은 줄어들고 조직 내에 총파업을 경험한 세대보다 그렇지 못한 세대가 더 많은 현장 상황을 보며 우리는 어떻게 총파업 정신을 이어가고 어떻게 노동조합을 만들어 갈 것인지를 진정으로 고민할 때가 온 것이 아닐까?

총파업 13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수많은 동지들이 해직되면서까지 그토록 열망했던 특별법 분쇄는 어디가고 그 특별법에 의한 설립신고를 하자고 투쟁하고 있는 이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우리는 총파업 정신을 잊어가고 있는 건지, 아니 이미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보는 하루였다.

특별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그 안에 공무원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온전히 보장되지 않는 한 공무원노조의 총파업은 여전히 진행형이어야 하고 절대로 잊지 말아야할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인 것을....

노동조합 입문할 때 처음으로 배우는 것이 해직자에 대한 것이다. ‘해고자는 노동조합의 꽃이다! 해고는 보다 더 확고한 노동자 계급으로 무장하라는 자본과 정권의 선물인 것이다.’ 그렇기에 자본과 정권은 늘 해고자를 두려워한다. 두렵기에 노동조합에서 내치려 하는 것이다. 깡패조직조차도 하지 않는, 조직을 위한 헌신으로 해고된 동지들을 내치는 것은 파렴치를 넘어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누구는 해직상태에서 불명예퇴직을 했고 아직도 136명의 해직자가 시퍼렇게 살아 복직을 위한 처절한 노숙농성을 10년 넘게 전개하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도 정부가 우리에게 설립신고를 하려면 해직자를 버리라 하는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단 9명의 해직자를 버리지 않기 위해 전교조는 24일 연가파업을 결의했다. 법외노조가 될지언정 9명의 해직자를 버리지 않겠다는 전교조에게 함께 연대투쟁하자고 결의했던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연대를 할 것인가?

총파업 13주년 기념식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부서순회를 하면서 조합원들이 참 많이도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총파업 이후 세대에게 공무원노조 총파업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들에게 올바른 총파업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도 또 다른 우리의 몫이라 느끼면서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총파업의 의미를, 처음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리던 초심의 마음을 되새겨 본다.

우리 앞에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가 제대로 걸어온 것이다. 언제나 길의 끝에 섰던 사람들이 우리가 온 길을 만들어 온 것처럼 이제 우리가 그 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앞에 빛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 우리의 시간이 온 것이다. 먼저 간 사람들의 빛을 따라온 것처럼 이제 우리가 스스로 빛을 낼 차례인 것이다.

길!  그 끝에 선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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