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만나는 시대정신, 광주민중항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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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대 대형 벽화 ‘광주민중항쟁도'
▲ 전남대 대형 벽화 ‘광주민중항쟁도'

1980년 5월 18일 오전 10시.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5.18 민중항쟁의 시작이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발생하였다.

전두환 정권의 불법 비상계엄령 확대에 따라 학교출입을 막는 계엄군과 이를 항의하는 학생들과의 충돌이 시위로 이어지고 광주 시민들의 평화시위를 공수부대가 잔혹하게 진압하게 된다. 무자비한 유혈진압으로 인한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분노한 시민들은 광주를 비롯한 나주와 화순 등의 경찰서와 파출소 무기고를 털어 이른바 '시민군'으로 무장하여 광주를 지켜낸다.

이런 참혹한 상황에서도 광주 시민들은 모두가 하나되는 시민 자치 공동체를 이뤄내었다. 전남도청 앞 광장에는 시민들이 모여 집회를 열어 항쟁의지를 불태우고, 부녀자들은 길가에 솥을 걸고 밥을 지어 시민군들을 먹였다. 범죄 발생률은 평소보다 낮았고 금융기관을 비롯한 그 어떤 상점도 털리지 않았다. 그야말로 죽음의 공포에서도 모든 시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자발적으로 양심을 지키는 높은 시민정신을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생생한 5월 광주의 현장을 담은 벽화가 ‘광주민중항쟁도’이다.

이 그림은 5·18민주화운동 10주년인 1990년 6월에 전남대 사범대학 1호관의 동쪽 벽면에 가로 10m, 세로 16m 규모로 제작된 것으로, 벽면에는 총을 든 왼손을 힘차게 뻗은 시민군을 중심으로 군용지프에 올라타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민족해방’ 깃발을 들고 서 있는 사람, 가마솥으로 밥을 짓는 여성들 등 5월 광주 시민들을 표현한 장면이 그려져 있다. 상단 부분에는 백두산 천지와 팔짱 낀 네 명의 청년학생들을 새겨 청년·학생의 조국통일 열망을 나타낸 것이다.

벽화를 보고 있노라면 '80년 5월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힘차게 타오르던 광주 민중항쟁의 불꽃이 다시큼 활활 타오르는 듯 하여 그날의 아픔과 슬픔으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들은 불의와 국가 폭력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던 5월의 그날을 기억해 달라고 외치고 있다.

광주민중항쟁도!! 그것은 우리의 민주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조국통일의 염원이 오롯이 담겨 이 시대를 비추는 거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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