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함께 기고문

<기고문>공정 언론의 틀을 바로 세우는 싸움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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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광장은 뜨거웠다. 헌정 초유의 국정 농단, 분노한 국민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 올라 소리쳤다. 그 외침은 대한민국에 만연한 구태와 적폐를 단죄하자는 열망이요 명령이었다. 그 연장으로 KBS와 MBC는 9월 4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50일째, 양 사의 주요뉴스와 프로그램은 파행을 거듭하고 있으며 박근혜 정권 당시 여당 추천 이사 3명(KBS 1명, MBC 2명)이 스스로 물러나는 등 그 성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망가뜨린 언론적폐를 청산하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돌아가기 위한 싸움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이다. 

하지만 KBS 정상화의 길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수장 고대영을 비롯한 하수인들이 여전히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고대영 사장, 그는 이명박 박근혜 9년 동안 KBS의 요직을 역임하며 KBS 몰락의 역사를 이끈 장본인이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뉴스 보도참사, 선거마다 북한뉴스로 북풍몰이, 황교익 씨 프로그램 하차 블랙리스트 논란,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당시 핵심 연루 의혹 등, KBS사장직을 이용해 지난 권력에 아부하고 충성했다.

이런 사장 밑에서 우리는 기레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시청자들의 외면과 비아냥이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싸웠다.

이는 곧 언론인의 기본인 양심과 자유를 보장하라는 당연한 이야기로 우리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부분이었다. 지난 9년 간 KBS엔 임기를 채운 사장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성과였지만 이전보다 더 악랄한 이가 빈 자릴 채우는 악순환이 반복됐을 뿐, 시스템이 바뀌진 않았다. 

언론의 정상화를 열망하는 시민행동이 전국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내부 구성원을 넘어 시민의 힘이 보태지는 것이다. 서울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행사에서 세월호 예은아빠 유경근 위원장은 “우리가 KBS의 파업을 지지하는 것은 KBS구성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더 이상 언론 때문에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공영언론의 정상화 문제는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한시라도 빨리 해결해야할 사회적 문제임을 스스로 먼저 깨달은 것이다. 때문에 이번 싸움은 KBS 고대영과 MBC 김장겸의 퇴진이 그 출구가 돼선 안된다.

무엇보다 어떤 권력에 맞서서도 강력한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있는 공영언론의 틀이 세워졌을 때 승리한 싸움이 될 것이다. 덧붙여 논의 과정 역시 국민이 KBS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진행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KBS는 권력과 차별에 맞서 진실을 쫓고, 가장 낮은 곳에서 약자와 소외된 이들의 땀과 눈물을 닦아내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어떠한 성역도 없이 파헤치는, 따뜻한 이야기,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그래서 주인인 시청자가 제대로 대접받는 방송사이다. 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에겐 어느 때보다 강력한 국민의 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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