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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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 1주년, 다시 광화문에 6만여 개의 촛불이 타올랐다. 집회에 참석한 수만의 군중들은 자신들이 세운 대리정부를 향해 완전한 적폐청산과 사회개혁을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5개월, 여전히 청산해야 할 적폐는 많고 갈 길은 멀다.

1년 전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며 촛불을 들었다. 공정하지 않게 취득한 부가 대물림되고 학벌이 신분처럼 기능하며 천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생활고와 인간 이하의 취급에 신음하는 살기 힘든 나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정권의 이해와 기업의 이윤이 더 중시되는 나라. 신자유주의 경제지상주의로 가난한 국민들은 경쟁력 없는 잉여로 취급되는 1% 재벌공화국의 나라. 반칙과 특권, 불공정과 불평등이 판치는 세상을 갈아엎고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이 살아 숨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1700만 민중은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불의한 권력을 끌어내렸다.

국민이 권력을 두려워하는 시대는 가고 권력이 국민을 두려워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 시대 공무원 노동자의 처지는 어떠한가. 노동자로서 당연한 헌법상 노조 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136명의 해직자들은 여전히 복직되지 못하고 있다. 수당과 임금은 일방적으로 삭감되고 ‘성과급’과 ‘성과연봉제’는 공공성을 파괴하고 권력 앞에 공무원을 줄 세우는 도구가 되어간다. 정치적 의사표시로 SNS에 ‘좋아요’도 못 누르고 ‘정권이 아닌 국민의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시국선언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구조적인 인력부족문제, 자존감의 상실, 쌓여가는 업무스트레스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공무원들은 늘어만 간다. 공무원노동자의 자존감과 인권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지 오래다. 권력에 복종하며 가만히 앉아 주는 대로 만족하며 살라는 정권의 프레임은 ‘인간다운 삶’에 대한 우리의 희망을 짓밟는다. 왜 비굴함은 항상 우리 몫인가. 사람 아닌 사람들의 사람노릇, 언제쯤 가능할 것인가.

지난 겨울,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헌법을 다시 한번 작성했다. 권력자가 함부로 무시했던 헌법을 광장의 바닥에 또렷하게 새겨놓았다. 이제 본격적인 헌법 개정 논의가 시작되었다. 촛불혁명정신이 구현되는 개헌이 되려면 국민이 직접 헌법 개정에 참여해야 한다.

공무원 노동자들 또한 개헌의 주체로 당당히 나서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정치권이나 정치세력, 전문가에게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공무원의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헌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정치 혐오와 방관에서 벗어나 그동안 억눌렸던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외쳐야 한다. 공무원도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지금까지는 광장에서 촛불을 들며 외쳤지만 앞으로는 정당에 후원도 하고 당원으로 가입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삶을 바꾸는 촛불은 그렇게 이어져야 한다.

1700만 촛불은 내가 나서면, 우리가 나서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촛불정신은 각자의 일터와 삶의 공간에서 실현되고 있다. 이제는 사수가 아닌 쟁취의 시대다. 승리하는 싸움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 11월 11일 공무원노동자 총궐기 결사투쟁으로 우리 삶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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