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국제노동기구)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이 ILO 핵심협약 비준 여부와 상관없이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법외노조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더 사무총장은 6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법외노조 문제 등 ILO에 제소한 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국제기준과 노동기본권 침해와 위반을 중단시키는 게 ILO의 역할이고 모든 기회를 활용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기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LO 핵심 협약인 87호와 98호가 비준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도 협약비준에 대해 호소했다”면서도 “비준 여부와 상관없이 전교조, 공무원노조, 구속자 문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는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라이더 사무총장에게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세종호텔노동자들, MBC‧KBS 노조의 파업 등 한국의 노동기본권 상황을 전달하면서 이들이 “사무총장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무원노조 상황과 관련해 최 직무대행은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이 오늘로 단식 7일째”라며 “새 정부 하에서 다시 설립신고를 시도하려고 하지만 해고자 노조 가입을 금지하는 법 조항이 여전히 남아 있어 정부가 어떤 판단을 할지 모르겠다. 결사의 자유 위원회 권고가 지켜지는지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노총과 공무원노조는 지난 2002년 창립 이래 여러 차례 한국 정부의 공무원노조 탄압에 대해 결사의 자유 침해로 제소한 바 있으며 ILO는 한국 정부에 공무원노조를 인정하고 공무원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것과 단결권을 제약하고 있는 공무원노조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를 개정할 것을 권고해왔다.
ILO 사무총장이 민주노총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더 총장의 민주노총 방문과 관련해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ILO 핵심 협약 비준은 지구상 모든 민주공화국이 보편적 가치로 여기는 기본권이라는 것을 밝혀 달라. 지구상 어떤 나라도 노동기본권을 진보와 보수 좌우파를 나누는 이념적 기준으로 삼는 나라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해 달라”는 메시지를 라이더에게 전했다.
이에 대해 라이더 총장은 “노동기본권 문제는 좌우파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 인권이고 기본권”이라며 “ILO 회원국이라면 비준의 의무를 가진다”고 답했다.
라이더 사무총장과 민주노총과의 이번 간담회에는 민주노총 최종진 직무대행과 이영주 사무총장 등 민주노총 임원진을 비롯해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 전교조 조창익 위원장, 금속노조 김상구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