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택시운전사' 영화 단체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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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지부   

그날의 참상이 고스란히   아버지와 함께 본 ‘택시운전사’ 

“1980년 그러니까 내가 마흔살 즈음…. 나라는 박통의 죽음으로 시끄러웠고, 어수선한 정치에 힘없는 국민들은 그저 숨죽여 자신들의 생계유지만 할 뿐,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그러저러한 뉴스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지.”

간간히 들려오는 광주의 폭동도 그저 남의 일이었고, 자세히 알수도 없는 유언비어에 불과했어!

그런데 내 나이 일흔여덟.

영화라 해봐야 내 생애 다섯손가락을 꼽을 뿐. 아이들 성화에 못이겨 같이 ‘택시 운전사’를 봤어.

어렴풋이 기억나는 소문들이 서서히 영화 속 장면으로 선명해지고 있음을 느낄 때 치가 떨리고, 분노의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어.

“이놈들이 진짜 이런짓을 했단말이지? 그것도 군대가 이런 짓을 했단 말이지?

내가 육군병장 제대했는데 국민을 상대로 총을 겨누는 법은 없어.

그런데 이게 거짓말이 아닌 것 같으니 환장할 일이야.”

아빠는 한참을 하늘을 올려다 보며 한숨을 몰아 쉬셨다.

나도 대학시절 ‘꽃잎’을 보며 같은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20년이 흐른지금.

‘택시운전사’는 여전히 그날의 참혹한 상황만 이야기하고 있었다. 하루빨리 진상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 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서구지부

다양한 의견, 지부 정책 반영 

서구지부(지부장 전대홍)는 영화 ‘군함도'를 관람하기 전, 조합원들을 상대로 ‘영화 보기 전 적어보는 엽서수다'라는 메모지를 만들어 나눠주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영화 ‘군함도’를 관람하고 비극의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아래는 많은 의견 중에서 일부만 발췌하여 싣는다.

▲ 영화관람전 서구지부는 조합원들에게 1.성과주의 2.임우진청장 3. 공무원노조 등에 대한 엽서수다를 작성케하여 영화관람후 회수하였다.
▲ 영화관람전 서구지부는 조합원들에게 1.성과주의 2.임우진청장 3. 공무원노조 등에 대한 엽서수다를 작성케하여 영화관람후 회수하였다.

 

 

▲ 박영오(남구지부 정책부장·월산 4동)
▲ 박영오(남구지부 정책부장·월산 4동)

남구지부 

 공무원으로 많은 생각에 잠겨   박영오(남구지부 정책부장·월산 4동)  

택시운전사는 공무원을 직업으로 가진 나에게 많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 준 영화였다.

우선 국가란 무엇이며,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갖게 했다.

국가의 기원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라도, 국가는 그 안에 있는 구성원들의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하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할 수 있을 때에라야 존재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가 권력 정당성은 구성원인 국민의 동의에 기인하는 것이지, 물리력을 동원한 폭력과 억압에 의해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시위 진압에 군대를 동원하고 결국에는 국민을 향해 총질을 해대는 참담한 장면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다시 한 번 피를 끓어오르게 했다.

그런데 영화 장면 중 시위대를 끝까지 추적하는 집요한 ‘사복’의 모습이 어쩌면 지금 나의 모습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섬찟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사복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대해 확신을 가진 듯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 모습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군대의 목적은 온데간데없이, 폭력적인 물리력만이 동원되고 그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군대이니 정당화되어야하지 않느냐고 강요하는 것으로 보여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나 역시 법이나 규정을 내세워 영혼 없이 기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은 우리 인간이 인간으로써 존엄성을 지키면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단들에 불과한 것인데, 이런 수단들에 원래 목적을 능가하는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의 삶 속에서는 불합리와 어떤 형태의 폭력에든 굴하지 않고 꿋꿋하고 의연한 모습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해 본다.

 

 

▲ 김한길(북구지부 조합원)
▲ 김한길(북구지부 조합원)

북구지부 

평범한 이들의 용기 보여줘  김한길(북구지부 조합원) 

우연히 ‘택시운전사’를 보게 됐다.

5·18민주항쟁은 방송에서 방영해주는 다큐와 기념관 방문으로 접해보았지만 영화로는 처음이었고 지금까지 접해온 5·18민주항쟁은 현장 중심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는데 이번 ‘택시운전사’는 낯선 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 더욱 흥미와 기대를 갖게 되었다.

이는 5·18민주항쟁이 광주시민 만의 비극이라는 지역적인 인식을 깨고 모두의 비극이었다는 입장에서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내용은 이렇다.

한달치 월세를 밀린 서울의 택시기사 만섭은 외국인을 태워 광주에 다녀오면 10만원을 준다는 말에 신나게 광주로 향한다.

막상 도착해보니 광주는 그야말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의 현장이었다.

만섭은 광주에 일어난 참상을 도저히 마주할 수 없어 새벽녘에 광주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만섭은 광주에서 보여준 광주시민들의 진정어린 마음을 밝히고자 다시 광주로 향한다.

참상을 마주할 용기가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만섭의 변화에 영향을 받았는지 참혹한 상황에 의지가 꺾였던 광주기자와 외국기자는 진실을 폭로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었고, 광주의 택시운전기사들은 무수한 총알과 폭력에 쓰러져 무력했던 광주시민의 방패막이 되어주었다.

결과적으로 누군가는 몰랐던 평범한 이들의 용기에 의해 모든 진실이 세계 밖으로 알려지는 정의감을 일깨워줬다.

 

나는 무엇보다도 용기를 내준 당신들에게 존경함을 표합니다.

당시의 당신들이 마주했기에 현재의 우리도 역사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들이 마음먹었기에 두려움을 극복해내었고, 살아가는데 있어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오늘의 역사는 평범했던 당신들이 노력하고 용기를 내준 덕분에 만들어진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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