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과 클래식(18호)

무소르크스키, 전람회의 그림 등 명곡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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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국민악파의 음악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 러시아 국민악파의 음악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러시아의 작곡가 무소르크스키(1839~1881)의 대표작으로, 본래는 피아노 독주곡이었으나 간결하고 대담한 그 특유의 표현력 때문에 많은 음악가에 의해 관현악용으로 편곡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성공한 것은 지휘자 쿠세비츠키의 의뢰에 의해 모리스 라벨이 편곡한 것으로(1922년), 오늘날에는 이 풍부한 색채의 명편곡 때문에 일반에게는 오히려 라벨의 관현악곡으로 친숙해지고 있다.

무소르크스키는 청년시절 러시아 국민음악의 이념에 공명하고 같은 이상을 내건 발라키레프에게 작곡을 배웠는데, 독일계의 아카데믹한 작곡법을 경시하고 자유분방했던 발라키레프의 교수법 탓에 무소르크스키의 타고난 날카로운 감수성과 독창성은 한껏 발휘된 반면 전통적인 작곡법과는 평생 인연이 없게 되고 만다. 러시아 국민악파의 이른바 ‘5인조’의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을 비롯하여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 「호반시치나」, 교향시 「민둥산의 하룻밤」 등의 걸작을 남겼다.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은 친구인 건축가 하르트만의 유작전에 전시된 10점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된 작품이다(35세). 곡은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아마도 작곡자 자신)의 걸음과 마음의 움직임을 묘사한 프롬나드(산책이라는 뜻)를 사이에 끼고 10점의 그림이 차례차례 나타나는 구상의 것이다. 작은 따옴표는 초판 악보에 적힌 내용을 옮긴 것이다.

10개의 곡들은 각각 다양한 감정과 인상을 표현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제5곡「껍질을 덜벗은 햇병아리들의 발레」는 ‘하르트만이 어느 발레의 한 장면을 위해 고안한 장식 디자인이다’ 불규칙한 리듬이 뒤뚱거리는 병아리의 모습을 귀엽게 묘사하고 있고, 제6곡 「폴란드의 어느 부유한 유대인과 가난한 유대인」은 일반적으로 ‘사무엘 골덴베르크와 슈뮐레’로 알려져 있는데, 현의 거드름스런 악상은 부유한 쪽을, 새된 소리로 삑삑거리는 트럼펫은 가난한 쪽을 묘사하며, 끝내 사무엘 골덴베르크가 슈뮐레를 한 대 치는 것으로 끝난다.

또한 마지막 제10곡 「키예프의 대문」은 ‘키예프 시의 대문을 위한 디자인 스케치로, 슬라브 특유의 둥근 지붕 모양을 한 옛 러시아의 힘찬 스타일을 그대로 적용했다’ 장중하고 당당한 곡이다.

이 작품은 무소르크스키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19세기 가장 독창적인 피아노 음악의 하나로서 후세에 커다란 영향을 준 명작이다. 천재의 날카로운 감수성과 독창성은 작곡상의 기교적인 교육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아니 오히려 그 때문에- 한껏 발휘되어 10점의 그림에서 받은 인상을 개성적으로 표현, 감동과 함께 다채로운 즐거움을 주고 있다. 

※ 관현악곡으로 편곡되기 전의 피아노 독주곡도 함께 들어보길 권한다.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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