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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든, 보이지 않든 국민 위해 일한다.
이승애 기자. 사진: 정지현 기자  |  sa-lee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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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8  1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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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수산물, 우리 손에 달려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이곳의 주된 업무는 국내외 수산물의 안전성을 검사하고 품질 인증 마크를 붙여주는 것이다. 부산지원 소속의 김성용씨(43세)는 방사능 수치 검사 등 수산물의 정밀검사를 담당하고 있다.

   
 

“중앙부처가 다 그렇듯이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합니다. 연간 50만 건의 시험분석 정밀검사를 20명이 나눠서 하고 있죠.”

업무량에 비해 직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그 자리에 비정규직이 채워졌다. 정직원 6명에 비정규직 인턴은 12명인 기형적인 구조, 정규직이 해야 할 업무임에도 예산 때문에 비정규직을 뽑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업무 영역도 다양하다. 수출입 수산물 검역과 수출품 검사, 업계 위생관리, 유기수산물 품질인증마크, 천일염 품질관리, 불법어획물 감시단속, 수산물 유해성 관련 정밀검사, 원산지 표시단속 등 조금은 낯설지만 하나같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들이다.

하지만 직원인력의 부족은 하나에 집중할만한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 수출입 수산물 검역 검사를 위해 영하 20~70℃에 달하는 냉동창고를 수없이 들락거려야 하고 또 어떤 날은 품질인증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내륙에 있는 기관을 향해 수백km 장거리 운전을 뛰어야 한다. 졸음운전에 노출될 수도 있어 직원들은 늘 긴장상태다. 사무실 내근 업무에, 장거리 출장에 직원들은 쉴 틈조차 없다. 수출24시 담당 직원들은 상시 비상대기를 해야 한다. 새벽 6시도 좋고 밤 11시도 좋고 민원인한테 전화 오면 언제든 달려 나가 수출증명서와 위생증명서 등 민원서류를 발급하는 업무를 한다.

하지만 밤낮 없이 일해도 시간외근무수당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 부서별 할당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평균 16시간 이상 하면 부서장한테 불려나간다. 업무의 특성상 주말근무가 잦은 미생물 시험분석 담당직원들은 2주에 한 번씩 주말 근무를 한다. 직원들은 ‘보람 따위 됐으니 시간외근무수당이나 주세요’라는 말이 목까지 차오른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여가시간도 누리고 싶고 문화생활도 하고 싶은데 그림의 떡일 뿐.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직원의 1/3이 인사발령 난 이후로 100명이나 인원이 감소했다. 업무가 늘어난 비율만큼이라도 정규직 충원이 늘어났으면 하는 게 김성용씨를 비롯한 직원들의 작은 소망이다. 늘어난 업무 비율만큼이라도 정규직이 충원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은 이 구조를 바꾸는 것도 정책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전문성이 있어야 행정서비스 질이 높아지는데 1인당 너무 많은 업무를 맡다 보니 전문성을 살리기 힘든 시스템이예요. 수산물의 일본 방사능 수치 검사 같은 것도 그래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킨다는 책임성으로 우리 직원들이 일하고 있지만 좀 더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줘야 한다고 봐요. 그 속에서 노동조합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죠. 직원들의 권익 향상과 근무환경 개선이 그냥 저절로 이루어지진 않으니까요.”

   
 

해양수산부지부 소속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지회장을 맡고 있는 박창석씨(55세)는 무엇보다 조합원의 참여를 기본으로 강한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최근 일자리 추경을 반대하고 있는 야3당의 공무원 증원 반대는 현실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다. 국민 1인당 공무원 수가 OECD 국가의 평균 이하인 객관조건에서 공무원들은 과로사와 과로자살로 내몰린다. 국민의 안전한 식탁을 책임지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인력 확대와 비정규직 철폐가 답이다.

 

목숨 걸고 바다를 지키는 어업감독관들

중국과 일본의 불법 어선에 맞서 파도와 싸우는 분들이 있다. 보통 언론에서는 해경을 많이 언급하지만 해경보다 역사도 오래 됐고 업무도 훨씬 많은 바다 위의 어업감독관. 동해어업관리단 현장을 찾았다.

   
 

김승규씨(39세)는 어업감독관으로 임용된 지 14년 차 공무원이다. 혈기왕성한 스물여섯, 처음으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잡고 왠지 모를 희열감에 펑펑 울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힌다.

어업감독관은 보통 연간 180일을 항해하고 한 달 기준 15일 이상 바다에서 단속 업무를 한다. 주된 업무는 국내 어선과 중국, 일본 등 국외어선의 불법 어업을 지도 단속하고 어민들의 해난사고시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대기시간엔 선박 정비와 보수 업무를 하기도 한다.

그가 첫 발령을 받은 곳은 목포 서해어업관리단이다. 그곳에서 9년을 근무했다. 속칭 ‘도둑고기’를 잡으러 들어온 중국 어선들은 잡히면 최하 1억 원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무기를 들고 덤빈다. 보기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식칼, 도끼 등 시퍼런 무기들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을 뚫고 배 위를 올라가야 하는 어업감독관들.

“무섭죠. 무섭지만 그래도 해야죠.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특사경 권한으로 단속은 할 수 있으나 먼저 공격을 할 권한은 없다. 단속직원들에게 주어지는 건 조끼, 삼단봉, 가스총이 전부다. 이것도 상대가 먼저 공격을 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고 방어용일 뿐이다. 반면 해경에겐 무기가 지급된다. 불법어선의 단속건수는 해경보다 3배나 많지만 어업감독관들은 방어 수단이나 안전장치가 해경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단속 과정에서 흉기 난동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는 직원들도 부지기수다.

불법어선 검거 과정에서 순직하신 분들이 있는지 묻자 장내는 금세 숙연해진다. 1995년부터 2014년까지 다섯 분의 순직자가 발생했고 현재 청사내 그분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가 세워져있다고 한다. 생사의 기로에서 불법어선들과 사투를 벌이는 직원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낡은 보트에다 해경에 비해 인력도 적고 장비도 부족하지만 직원들은 자부심 하나로 일한다. 2014년엔 서해상에서 중국어선 430척 중 320척을 서해어업관리단에서 단속했다.(나머지는 해경이 단속) 벌어들인 국고만 해도 수백억 원에 달한다.

촛불항쟁으로 정권교체가 된 지금, 공직사회에서 꼭 청산되어야 할 적폐가 무엇인지 물었다.

“어머님이 공무원이셨고 저도 편한 줄 알고 공무원에 들어왔죠. 20대 때 해외에서 배 타다가 들어왔는데 월급이 너무 작은 거예요. 그전엔 600~700만원 받다가 처음 여기 와서 받은 월급이 180만원이었으니까. 시보 기간에 그만둘까 말까 엄청 고민도 했지만 단속 이후에 느끼는 성취감이나 자부심이 크더라구요. 그래서 남게 됐죠.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엔 공무원들 기를 죽이는 일을 많이 했잖아요. 새 정부에 바라는 거요? 다른 거 없어요. 제발 나라 위해 일하는 사람들 대우를 해줬으면... 인력충원이나 안전한 근무여건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내는 돈 갖고 제발 장난 좀 안 쳤으면 해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한 공약 중 ‘7-4번 항목. 어업지도선 단속 인원 확충’ 은 꼭 지켜졌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동·서·남해 3면의 바다를 지키는 국가어업지도선은 총 34척에 불과하고 한 배당 15명 내외가 일을 한다. 14년 전엔 무궁화 15호에 배정된 직원이 22명이었는데 지금은 15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때 200일 정도 인근 해역을 수색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4월 15일 중국어선 단속 때문에 출동 나갔다가 날씨 때문에 진도 인근 쪽 앵커를 넣고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긴급 지침이 떨어진 거예요. 왜 그런가 해서 TV를 봤더니 세월호가 넘어가 있더라구요. 아... 저기 가는구나. 그때 자막에 전원구조속보가 떠서 안심하고 갔는데 가는 도중에 ‘전원구조는 오보’라고 바뀌고 도착하니까 배는 다 가라앉아서 일부만 남고... 그때의 아픈 기억은 내내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요. 가끔 꿈 속에도 나오고...”

연간 180일 근무에 한 달 기준 15일을 출항하고 출항 시엔 24시간 대기근무 형태를 띤다. 당직은 돌아가면서 하지만 ‘보트 내려라’ 출동명령 떨어지면 5분 내로 준비를 마치고 튀어 나가야 한다. 출항 시 평균 수면시간은 4~5시간, 직원들은 항상 수면부족에 시달린다.

부산에 있는 동해어업관리단, 목포에 있는 서해어업관리단 그리고 제주에 있는 남해어업관리단, 전보 인사시에는 2~3년 단위로 직원들을 돌린다. 기관에서 제공하는 숙소는 열악하다. 방 하나를 3~4명이 같이 써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힘든 건 부모님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하는 불효를 한다는 것. 아버지로서 자녀들 졸업, 입학 등을 제대로 못 챙겨주는 미안함이 늘 가슴 한 켠 존재한다.

“독도 바깥쪽 중간수역에 나가 있을 때 새벽 2시쯤 위성전화가 왔었어요. 가슴이 쿵 내려앉더라구요. 동생이 큰 사고를 당해서 오늘내일 한다는 거예요. 거기서 포항까지 12시간 거리인데가는 도중에 동생을 떠나보냈어요.”

   
 

자리에 함께한 김후민씨(49세, 해양수산부지부 동해어업관리단지회 수석부지회장)가 한마디 거든다. “우리 직원들은 가족들만 생각하면 늘 가슴 한켠이 미안하고 먹먹해요.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을 뿐인데... 운이 좋은 직원들은 부모님 임종을 지켜드리는 경우도 있죠.”

“직원들 같은 경우 일에 대한 자부심, 성취욕이 어느 조직 못지 않게 강해요. 그것이 최일선 현장에서 스스로 몸 바쳐 뛰는 동력이 되는거죠.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근래 몇 년 들어서 중국어선으로 이슈가 되고 노동조합 덕분에 여건이 나아지긴 했지만 10년 전만 해도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어요. 직원들 하루 부식값이 2860원이었던 적이 있었죠. 지금은 하루 5700원이구요. 지금은 최소 만 원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느냐 하고 있죠. 직원들이 살맛나는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노동조합의 몫이라 생각해요.”

   
 

이상국 해양수산부지부장은 2008년 연금법 개악 반대 집회 때 300명 조합원 중 80명이 참석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노동조합 결성 이후에 각종 수당 등 근무여건이 개선됐어요. 촛불항쟁으로 정권교체도 되고 하니까 정부에 거는 조합원들의 기대감이 사실 크죠. 그동안은 억눌려왔던 게 너무 많았어요. 조합과 본부와 지부가 하나로 일치성 있게 가면 설립신고, 해직자 원직복직, 성과급제 폐기 등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설립신고가 되면 본격 시동 걸어야죠. 조직확대사업도 하고 조합원들을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겠어요.”

시시각각 달려드는 중국어선들의 위협, 7m 높이의 파도와 맞서 싸우며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 동해어업관리단 조합원들은 오늘도 자부심 하나로 종횡무진 동해상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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