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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만나지 않고는 어떤 문제도 풀리지 않는다
김진향  |  chanumul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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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8  1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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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향 여시재 선임연구위원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촛불혁명과 촛불대선, 촛불대통령, 촛불국민들의 명예혁명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 열리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적폐청산과 시대교체가 이야기되고 있다. 정상화의 길목마다 국민들의 눈물들이 복받쳐 오른다. 이것이 나라다.

여전히 한 가지 어려운 국가적 난제는 군사적 긴장과 적대로 상징되는 분단체제이다. 해방이후 72년간의 적대적 분단체제는 그것이 단순한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분단체제를 강제하는 국제정치적 패권이 엄존하기에 쉬운 문제가 아니다. 분명한 것은 모든 적폐의 토대가 되는 근본적폐가 분단적폐라는 것이다. 분단적폐 청산 없이는 근본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촛불이 만든 시대교체의 본질 또한 분단시대에서 평화시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거짓을 넘어 참으로, 불의를 넘어 정의로!’, ‘비정상을 넘어 정상으로, 몰상식을 넘어 상식으로!’, ‘전쟁을 넘어 평화로, 분단을 넘어 통일로!’는 단순 등식이지만 일맥상통한다.

이명박·박근혜정부 10년간의 국가위기의 본질은 모두 평화적 남북관계를 부정하고 분단체제를 심화시킨 것에 원인이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이하 6.15)과 10.4 남북공동선언(이하 10.4)으로 상징되는 평화적 남북관계를 하루아침에 대립적·적대적 남북관계로 돌려세우고, 북한을 주적으로 공식화해버린 결정적 정책실패와 전략기조들이 만든 참사다. 국방참사, 외교참사의 대부분의 내용들은 북한을 적대화하면서 만들어진 위기들이다. 사드문제, 개성공단 전면중단, 전작권문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문제 등 외교와 국방문제와 관련하여 북한과 연관되지 않은 것들이 없다. 결국 이런 외교참사, 국방참사는 남북관계를 평화적 관계로 정상화시키면 대부분 원인무효화되면서 시나브로 풀리는 문제들이다. 결국 새 정부의 정책기조는 남북관계 정상화(평화)를 중심축으로 외교와 국방문제를 시나브로 풀어가는 것이다.

남북이 만나면 우리에게 미국과 중국, 일본을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외교적 지렛대가 생기고, 남북이 만나면 한반도문제의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권을 쥐게 된다. 결국 남북이 만나야, 우리 국익중심의 외교와 국방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남북이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안보적으로 미국에게 치이고, 경제적으로 중국에게 치이는 난국을 초래했던 것이다. 결국 남북이 만나야한다.

남북관계 정상화는 매우 단순하다. 절차와 방법의 문제가 아니다. 의지의 문제이다.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우리 정부(통일부)가 우선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새 정부가 6.15와 10.4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대북정책의 기조임을 밝히는 것이다. 그러면 지난 10년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는 시나브로 풀리게 된다.

‘6.15’는 여전히 살아 있는 유효한 합의다. 폐기된 선언이 아니다. 북측에게도 6.15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다. 북측은 체제 자체가 ‘6.15, 10.4’ 체제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6.15, 10.4시대로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새 정부는 6.15와 10.4를 만들었던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대북평화정책을 계승한 정부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중단된 6.15와 10.4의 내용들을 다시 재개하고 정상화시키면 된다.

6.15, 10.4는 남북 양 정상 간의 합의였기에 이명박·박근혜정부도 명시적으로 대놓고 부정하지는 못했다. 합의를 무시하고, 실천하지 않고, 방치했을 뿐이다. 6.15와 10.4는 여전히 유효하고 살아 있는 합의이다. 8.15 광복절에 즈음하여 국회비준이라도 받자.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도 함께 국회비준을 받는 것이다.

문제는 소위 분단기득권세력에게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또한 마찬가지로 국제정치적 패권으로서 남과 북의 분단이라는, 즉 한반도 분단 상황의 현상유지가 그들의 국익이다. 그래서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로 가려면 남과 북이 잘해야 한다. 그래서 6.15와 10.4의 1항에서 공통적으로 적시한 것이 ‘남과 북은 통일문제를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풀어간다고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분단체제 기득권세력들이 호락호락 양보하지 않을 부분이 바로 남북관계 정상화 문제이다.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면, 남북이 평화체제를 만들어가면 분단체제가 흔들리게 되고, 그들의 70여년 기득권체제가 허물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왜 그들이 일관되게 남북당국회담을 부정하는지, 남북정상회담을 부정하는지, 개성공단정상화와 금강산관광을 반대하는지..., 여하한의 어떠한 남북관계 정상화 움직임도 꺼려하고, 국가보안법으로, 레드컴플렉스로, 종북좌빨의 담론으로 묶어세우려고 하는지 잘 알아야한다.

그들이 적대적 분단체제 유지를 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북핵/미사일문제도 마찬가지다. 북핵/미사일문제의 본질은 ‘적대적 북-미관계’가 본질이다. 그래서 북핵/미사일문제 해법의 본질은 ‘북-미관계 정상화’이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북-미간의 포괄적인 관계정상화가 근본해법인 것이다. 한반도 군사위기의 근원은 정전협정, 즉 전쟁을 종식시키지 못하고 있는 불안한 정전체제 상황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맺음으로써 위기의 근원을 없애면 된다.

그 시작은 결국 대화이다. 단순하다. 북과 미국이 만나는 것이 어렵다면 남과 북이 우선 만나면 된다. 새 정부이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남과 북이 만나서 머리를 맞대면 풀지 못 할 문제가 없다. 북측은 당국간 대화에 언제든지 열려 있다. 우리가 제안하면 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북측이 대화를 일관되게 제의했지만 우리가 응하지 않았다. 새 정부가 남북대화를 제안하는 순간 곧바로 만날 수 있으며, 남북이 만나는 순간 한반도문제의 주도권은 남과 북, 우리가 쥐게 된다.

우리의 평화문제-생존문제이기에 당연히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남북관계가 차단된 상황에서 발생한 한 지난 9년간의 외교참사/국방참사는 우리 국익 중심의 외교와 우리 국익 중심의 국방을 풀지 못했던 데 원인이 있다. 남과 북이 만나면 외교/국방의 난제들 중 풀지 못할 것이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독자적 대북정책의 자율성이 제한되었지만 새 정부는 언제든지 결심하면 만날 수 있다. 남북의 만남은 조건을 걸고 여건을 따져서는 안 된다. 위기라고 생각할 때가 대화의 가장 적기이다. 대화는 위기 시에 필요한 것이다. 미사일발사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태도로는 대화를 열지 못한다. 미사일발사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 본질을 알기 위해서라도 만나야한다. 민족의 운명을 앞에 두고 실기해서는 안 된다. 평화와 생존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남북관계의 해법은 방법과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의지의 문제이다.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는 절박한 위기를 평화로 풀겠다는 강한 의지의 문제이다.

복기해보자. 6.15가, 10.4가, 개성공단 조성이 누군가 차려놓은 잔칫상에 숟가락 하나 얹듯이 호락호락하게 나온 것이 아니었다. 엄혹한 한-미관계와 주변 국제정세를 돌파한 지도자들의 단호한 의지와 평화에 대한 철학이 만든 것이었다. 실은 지금보다 더 엄혹한 위기 속에서 그 위기를 기회로 돌파하고자 했던 지도자들의 지혜와 용기가 만든 성과들이었다.

만나야한다. 남과 북이 만나보면 그 만남 속에 모든 해법들이 다 있다.

6.15와 10.4는 살아 있다. 중단된 실천들을 다시 재개하고 정상화하며 된다. 결국 실천만 하면 된다. 올해는 6.15선언 17주년, 10.4선언 10주년이다. 6.15와 10.4에 들어있는 합의를 정상화시키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남북관계는 전변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합의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합의인 6.15, 10.4를 실천만 하면 되는 것이다. 방법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이다. 너무 쉽다. 참으로 쉽다.

촛불국민들이 만든 새로운 시대의 출발인 2017년에 남북의 양 정상이 다시 손잡는 순간을 촛불국민들은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그 촛불들의 염원과 열망을 새 정부가 ‘국민의 명령’으로 받들길 바란다. 그 길에는 여전히 위대한 촛불국민들이 함께 할 것이다.

그 길은 지난 100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민족이 겪어야만 했던 반민족적 오욕의 역사를 넘어가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일제식민과 전쟁, 분단이라는 100년의 구시대와 결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민족사를 열어가는 불가역적인 역사가 될 것이다. 이것은 이상이 아닌 현실이며, 꿈이 아닌 목전의 가능성이다. 의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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