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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이제는 적폐청산 ① 양심수 석방·국가보안법 철폐적폐청산의 출발점, 모든 양심수를 석방해야
정지현 기자  |  chanumul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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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30  09: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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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만 촛불이 박근혜를 탄핵하고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이제는 우리 사회의 적폐를 청산해야 할 때이다. 공무원U신문에서는 기획연재 ‘이제는 적폐청산’ 첫 번째 과제로 ‘양심수 석방·국가보안법 철폐’를 선정하고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구명위원회’ 공동대표인 정진우 목사와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구명위원회 공동대표 정진우 목사                                                        사진=정지현

 

 

1.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원회)’를 만들게 된 배경과 취지는?

 

구명위원회는 2015년 6월 24일 서울 중구 서울제일교회에서 저를 비롯한 10명의 공동대표와 함세웅 신부 등 6명의 고문이 결성하여 출범식을 가졌다. 이석기 의원을 포함하여 우리 사회 통일을 위해 일하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신 분들이 하루 빨리 석방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단체를 만들었다. 2014년 11월 2일 항소심 마지막 공판에서 서울고법 형사 9부는 지하혁명조직(RO)의 실체는 인정되지 않고, 내란음모의 증거가 없어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며 내란선동 혐의만 인정해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확정했다. 다음해 1월 22일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확정했다. 10년 동안 준비해온 검찰의 증거는 아무런 내용이 없었고 단순 내란선동의 혐의만으로 감옥에서 9년을 갇혀있어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나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비민주적인 정치탄압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에 덧씌워진 오해와 선입견의 골이 너무 깊어 촛불광장에서 이석기를 비롯하여 함께 구속된 우위영, 박민정, 김홍렬, 이상호, 이영춘씨와 그의 가족들은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소외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로 촛불광장에 나온 시민들을 탓해서는 안 된다. 분단체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오랫동안 종북몰이를 용인한 이념적 색깔론이 이미 언론과 권력을 남용한 정권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촛불시민과 국민들에게 올바른 이해를 호소하고 억울하게 갇힌 양심수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구명위원회를 만들었다. 아직 큰 성과는 없으나 하루 빨리 나오시길 바라는 마음에 많은 분들이 모였다. 벌써 4년이 지났고 한동근, 홍순석, 조양원, 김근래 네 분이 형량을 다 채우고 나오셨다. 명절마다 감옥 앞에서 석방을 외치며, 한분 한분이 나올 때마다 석방환영대회를 하고 있지만 큰 성과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아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정권교체가 되어 조금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

 

 

 

 
▲ 2017년 설을 맞아 수원구치소 앞에서 열린 문화제                                                                                                                                                  사진 = 불꽃실천단 제공

 

2. 구명위원회의 주된 활동과 사업내용은?

구명위에서는 후원회를 조직하여 회원가입을 받고 있으며 이석기 의원 및 구속자 전원석방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구명위원회 소식지 <똘레랑스>를 격월로 발간하여 후원회원들에게 보내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법과사회이론학회,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국가안보와 표현의 자유 위기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내란선동죄의 이중위험’이라는 자료집을 발간했다.

2015년 12월 9일에는 12·10 세계인권의 날을 기념하여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유엔자유권위원회 개인진정을 제기했다. 각국의 인권단체와 유엔인권위원회에 사건의 전모와 억울함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3. 구명위원회 활동과정에서 가장 감동 받았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감옥에 계신 분들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아프지만 형기를 온전히 다 채우고 나올 때 반가움보다는 미안함이 앞섰고 마음이 아팠다. 1년 전만 해도 박근혜정권이 이렇게 몰락할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적폐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작년 말부터 타오르기 시작한 촛불 와중에 보수 아니 극우언론들의 비난의 논조가 과격해지고 반복되었지만 광장에 있는 많은 시민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고 ‘이석기가 아직도 감옥에 있는 줄 몰랐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해주는 시민들을 만나면서 보람을 느꼈다.

극적으로 감동적인 일은 이석기 의원의 진실을 다룬 소설 <이카로스의 감옥>을 출판한 것이다. 구명위원회가 돈을 벌려고 출간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작가 문영심 선생님이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출판사 역시 출판비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예상보다 훨씬 호응이 좋았다. 기적적으로 촛불의 힘이 확산되면서 훨씬 많은 책이 팔렸고 서울, 경기를 비롯하여 제주까지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열린 북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진실은 가볍지 않으며 힘으로, 권력으로 누르고 탄압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장 힘들었던 적은 이번에는 뭔가 실체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을 때이다. 당시 지상파 방송과 언론에서 연일 과도하게 보도를 했고 이석기 의원이 결정적으로 잘못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스스로에게 던진 적이 있다. 현행법상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 아닌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과격한 행동이나 활동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가지 않을 텐데 야당도 움츠릴만한 조직을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검찰의 기소장이 공개되면서 녹취록의 오류, 증거가 될 수 없는 증거, 오랫동안 프락치를 심어놓고 샅샅이 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내용뿐이라면 이것은 명백한 조작이구나 생각했다.

분단의 현실을 안고 있는 한반도에서 자주, 민주, 통일에 대해 말한다고 해서 누구나 마땅히 가져야 할 자주국가를 바라는 마음, 통일의 꿈을 말한다고 해서 국가보안법으로 얽매고 내란음모라고 한다면 안 잡혀갈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우리 같은 사람은 평생 감옥에 있어야 하는가. 자주국가와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념 하나로 강대국으로부터 온전하게 자주를 외치지 못 한다면 민주국가라 말할 수 있는가. 검찰의 어이없는 기소내용을 보고 나서 이석기의원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졌다. 긴 시간동안 공들여 조작한 사실이 결국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내란음모가 무죄인데 어떻게 내란선동이 되는지 법리적 해석 자체가 모순이다.

   
▲ 지난 촛불광장에서 이석기 석방 서명을 받고 있는 구명위                                                                사진=불꽃실천단 제공

 

4. 내란음모사건이 결국 통합진보당 해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 앞에 있었다. 이석기 내란음모 선고가 나기 전에 서둘러서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한 것은 헌재 스스로 헌법 내 결사의 자유를 어긴 것이며, 정당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빼앗은 것이다.

박근혜정권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은 정당을 해산시키려고 작정한 행위에 놀아난 헌재재판관들이 불쌍하다. 정권에 이용당한 것이다. 무모한 반헌법적 행위가 부메랑이 되어 박근혜가 탄핵·구속당한 것이며, 이 땅의 분단을 이용한 기생세력들은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과거 조봉암의 진보당이 해산 당했고 긴 시간이 지나 무죄를 선고 받았듯이 통합진보당 해산 역시 아프고 고통스런 사건이지만 긴 역사의 눈으로 보면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결국 분단체제 아래서 올바른 정치를 한다는 것은 수난의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당시 현장에서 통합진보당 정치인들에게 “진보정당 활동을 하려고 결심했을 때 우리가 꽃길을 가려고 한 것이냐,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며 그 고통을 이겨낼 때 결국엔 더 큰 승리로, 더 큰 부활로 올 것이다. 고통 없이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없다”라고 전했다.

한국의 진보정치를 꿈꿨던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해산의 아픔을 이겨내고 움츠리거나 작아지지 않고 새롭게 자신을 정비한다면 이 고통과 아픔이 오히려 약이 될 것이다. 언젠가는 한반도에 진보정치가 꽃필 날이 올 것이다.

5. 촛불혁명이 만든 새 정부 체제에서 양심수 석방 가능성과 국가보안법 철폐 관련 전망은?

민주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도가 진보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현 정권이 이석기, 한상균 등 모든 양심수를 하루 빨리 석방하지 않는다면 정권교체의 의미가 없다. 국가보안법이라는 사슬로 내란음모를 조작하고 민중대회 했다고 4년 동안 감옥에 가둬두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복잡한 문제다. 최소한 제7조를 비롯하여 가장 오남용이 심한 조항은 개폐되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당시 토론회에서 ‘의회가 타협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개정을 해야 하며 7조 조항은 위헌의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현행 형법으로 국가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국가보안법은 분단체제하에서 국민의 법상식과 감정으로만 판단하면 정치인이 폐지하기 힘들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국가보안법 전체를 폐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이 민주국가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엔에서 폐지 권고를 받고 있는 제7조항은 확실히 폐지해야 한다.

불의한 판결을 한 재판관들은 법조인으로서 책임을 지고 양심수를 석방해야 하며 반드시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은 백남기 농민을 죽인 사람이다.

사법부 개혁은 국정원 개혁, 검찰 개혁을 반드시 수반해야 한다. 국가보안법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 · 사회적 체제를 정비해야 하며 검찰 개혁한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또한 권력의 힘에 놀아난 언론 역시 총체적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좌우, 보수·진보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기본원칙이다.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특정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혜택을 받거나 탄압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잘 사는 사회를 위해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이다.

7. 감옥에 있는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한상균 위원장과 모든 양심수들에게 격려의 한 말씀 부탁드린다.

감옥에서 고생하신 양심수들의 고통과 희생이 있기에 박근혜정권 심판이 가능했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스스로 희망을 잃지 않고 특별히 건강 조심하고 몸 잘 추스르면서 앞으로의 생활을 준비하길 바란다. 항시 미안한 마음뿐이다.

이후 새로운 차원에서 광범위한 분들이 참여하는 석방본부위원회를 만들 예정이다. 양심수를 우선적으로 석방하는 것이 적폐청산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 구명위원회 회원들이 이석기 석방을 외치며 행진                                                                  사진 = 불꽃실천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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