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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야 기억할 수 있다 - 영화 오월愛
정지현 기자  |  chanumul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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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30  09: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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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개봉한 영화 ‘오월愛’는 ‘사랑해야 기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80년 광주를 다룬 영화나 다큐멘터리는 아주 많다. 최초의 독립장편영화 ‘오! 꿈의 나라’부터 ‘화려한 휴가’, ‘꽃잎’, ‘오래된 정원’, ‘택시운전사’, ‘26년’, ‘박하사탕’, ‘꽃피는 철길’ 그리고 2016년 작 5•18 진상규명 다큐멘터리 <산 자여 따르라>(Follow Me, You Living Soul–Struggle for the Truth of 18 May) 등이 있다.

기존의 영화나 다큐멘터리는 광주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거나 거친 전라도 사투리로 웃음을 자극하기도 했다. 오월애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름 없이 항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때 그 곳에 있었고 여전히 살아남아 지금 이곳에도 존재하지만 역사적 기록에서 삭제된 사람들에 대한 영화이다.

 

“불의를 보고 참을 수 없어서 참여했다는 건 후회스럽지 않은데 제 주위나 가정에 이렇게 치명적인 것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수많은 광주시민들이 다 희생자들이예요” - 김춘국씨

“전부 다 총을 하나씩 들고 마을에 가니까 이장님이 즉석해서 밥을 해 가지고 먹었는데, 거기서 인사를 나눴어요. 우리가 죽더라도 이름이나 알고 죽자,,,,진짜 그랬다니까.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는 마음. 그렇게 가슴 뻐근한 감정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습니다.” -김오진씨

 

그들은 폭도나 빨갱이가 아니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밥이라도 편히 먹을 수 있는 곳에서 일할 곳을 찾다 식당일을 하던 청년이었고, 허약한 딸을 키우기 위해 시장 한 귀퉁이에서 노상을 하신 아낙이었으며, 시내버스 기사였으며, 총에 맞아 쓰러진 또래의 친구들을 보면서 시민군을 위해 밥을 하던 여고생이었다.

이들은 현재의 시간에서 30년의 과거로 돌아가 자신들이 겪었던, 자신들이 보았던 광주를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영상은 평범한 광주시민이었던 그들이 10일간의 항쟁을 겪으면서 달라진 자신들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들은 카메라 앞에 서길 불편해했다. 그들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기억을 되돌리기 싫어했고, 당시에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소위 영웅심리 따위는 없었다. 피 흘리며 쓰러져간 시민들을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능력안의 일을 했다고 한다.

그들은 보상이나 명예회복이 다가 아니라고 말한다. 광주시민이 만든 역사를 국가가 관리하려드는 것, 광주시민의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느니 마느니, 당신들이 결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여전히 한편에서는 폭도라 칭하고, 여전히 행방불명인 아이들을 가슴에 묻은 부모들, 군복만 봐도 가슴이 떨리는 사람, 악몽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 끝내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한 이들, 이 상처를 안아달라는 것이다. “쓰잘 데 없어야... 쓰잘 데 없당께”라고 손사래 치시던 ‘주먹밥 아주머니’를 미소 짓게 만든 감독에게 찬사를 보낸다.

1997년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 들은 말이 ‘80년 광주 어땠어?’, ‘기억나는 게 뭐야?’ 라는 말이었다. 1980년 5월 당시 나는 국민학교를 입학한 지 고작 세 달이 지난 7살이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이 타 지역사람들에게는 함께 싸우지 못한 미안함, 아쉬움 그리고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만든 그들에 대한 선망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면 그들의 진심어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달라.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국의 묵인 하에 전두환이 죽인 광주시민들, 박근혜가 죽인 세월호 아이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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