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 사회적 총파업은 노동자들의 이기적 투쟁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삶이 나아지는 절실한 요구에서 나온 것이다. 총파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 추진에 힘을 보태는 노동자들의 투쟁이다”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2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집회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 지금 당장 촛불행동’에서 오는 6월 30일로 예고된 사회적 총파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통령에게 무조건 잘한다고 하지 않겠지만 또 무조건 반대하려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사회적 총파업은 문재인 정부가 재벌자본과 경총, 보수수구세력의 공격에 흔들리지 말고 촛불민심을 받들어 더 과감한 적폐청산과 개혁을 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직무대행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에 대해 ‘개혁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나 ‘노조의 이기적 요구’라는 비난에 대한 반박이다.
민주노총과 ‘최저임금 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만원행동)이 공동 주최한 이날 집회는 집회명에 드러나듯 최저임금 1만원과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를 “지금 당장” 보장하라는 요구에 초점이 맞춰졌다.
만원 지폐에 그려진 세종대왕으로 분장해 무대에 오른 청년전태일 김재근 운영위원은 “제 삶 자체가 최저임금 인생이다. 마트, 이삿짐센터, 새벽시장, 택배 등 끊임없이 알바를 해 왔다. 지금도 ‘투잡’을 해도 한 달에 200만원을 벌기 힘든 30대를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최저임금 1만원은 청년들의 삶이 나아지는 가장 빠른 방법이고 최저임금이 기준임금이 되어 저소득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며 “저임금도 역시 적폐다. 문 대통령이 당사자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2018년도부터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사회적 양극화 심화와 노동자들의 절박한 현실을 고려할 때 3년 뒤까지 미루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정규직 철폐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개혁 과제이며 그 실질적 내용이 중요하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공공운수노조 안명자 전국교육공무직 본부장은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에서 볼 수 있듯 실질적 처우 개선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는 정규직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으며 울산 남목고개 고가다리 위에서 47일째 고공농성 중인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이성호 조합원도 전화를 통해 임금삭감과 노동기본권을 빼앗긴 하청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조건을 고발했다.
공무원과 교사를 비롯해 특수고용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들에게 노조할 권리와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발언자로 나선 박태현 전교조 경기지부 조합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약속했다"며 "전교조뿐만 아니라 공무원이나 공공운수 노동자들도 완전한 노동3권과 정치적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최종진 직무대행도 “노동조합 조직률이 그 나라의 민주주의 지수를 의미한다. 한국은 10%밖에 안 된다”며 “촛불 항쟁으로 탄생한 새 정부에서 노조 가입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시기”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 노래패 ‘티브라더’와 밴드 ‘더 맑음’, 풍물패 ‘살판’의 공연도 펼쳐지며 집회의 흥을 북돋았다. 특히 참가자들은 최저임금 1만원 캠페인 노래를 율동과 함께 따라 부르며 즐거워했다.
6천여 명의 참가자들(주최측 추산)은 대회 후 청계광장에서 을지로를 거쳐 종로1가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고 이날 집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