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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세월호… 목포 신항의 하루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공동대표  |  gnews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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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1  14: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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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관 화가·목포문화연대 공동대표·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공동대표

누구나 수학여행을 가기 전날 밤잠을 설쳤던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세월호는 2014년 4월15일 오후 9시에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교사 15명, 일반 승객 등을 태우고 인천항을 출발하여 제주도로 향했다. 그 시간 인천항은 짙은 안개 때문에 모든 여객선이 묶여 있었다. 세월호만이 안개를 뚫고 출항했다. 세월호 안은 젊고 아름다운 학생 수백명으로 들썩거렸다.

그리고 10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전 인천발 제주행 여객선 조난 속보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 후 세월호는 3년이란 긴 세월이 지난 3월31일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도착 이후에도 열흘이 지나서야 뭍으로 올라왔다. 진도 맹골수도에서 목포신항까지 운항 거리 105km, 9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인 것을. 참으로 길고 긴 운항이었다.

세월호가 목포에 도착하는 날 이른 아침 휴대전화 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울렸다. 안산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목포에 왔다는 소식이었다. 서둘러 신항에 갔더니 세월호 유가족 20여명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유가족들은 피곤함도 잊은 채 거처할 천막 2동을 목포지역 시민단체 인사들과 함께 설치했다. 이렇게 유가족들의 고달픈 목포신항 생활이 시작되었다. 다른 시민들처럼 나도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의 한 사람으로 학교 수업이 있는 시간을 빼고는 매일 목포신항을 찾았다.

세월호가 도착한 뒤 목포신항은 추모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주말 오후가 되면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찬다. 부두 울타리에는 셀 수 없는 나비 모양의 노란 리본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방문객들은 철조망 넘어 보이는 세월호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끝내는 안타까움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4월 8일 주말 오후에는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에서 주최하는 미수습자의 온전한 조기 수습을 기원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울려 퍼지는 추모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후벼 팠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주말 이틀 동안 미수습자 9명의 이름 등을 새기는 50m짜리 대형 서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때 만든 작품의 여백 위에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돌아와 주세요’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등 간절한 글들이 수놓아졌다.

미수습자 가족들의 대기공간 근처에서는 조기 귀환을 바라는 법회와 예배가 이뤄지고, 다양한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족들은 천막 쉼터에서 방문객들에게 나눠 줄 노란 리본과 스티커를 쉬지 않고 만들고 있다. 이러한 추모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대선 주자들과 정치인들은 경쟁적으로 찾아와 보여주기식 립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울타리에 수만개의 노란 리본이 흩날리는 목포신항의 4월 풍경은 숙연하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배 안에 남아있는 아이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 안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옆에서 유가족들은 진상규명과 선체조사가 이뤄지길 지켜보고 있다.이렇게 신항은 오늘도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교적인 전통 장례에서 탈상(脫喪)은 상을 마치고 상복을 벗는 마지막 절차다. 현대에는 대부분 장례가 끝난 후 탈상을 한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직 탈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3주기인 4월16일에도 유가족들은 여전히 상복을 벗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세월호는 인양되었고, 박근혜의 구속과 함께 선체가 목포로 거치 되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이제 모든 진실이 밝혀질 때가 왔다. 미수습자 가족들이 세상을 향해 던진 말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바닷속에서 마지막에 불렀을 이름이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일 겁니다. 엄마라서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두 번 다시 세월호 같은 아픔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4월 16일 목포신항에서 가진 세월호 진상규명 광주전남결의대회에서 마지막 발언에 나선 유가족의 말씀이 가슴에 꽂힌다.

'세월호는 구경거리가 아닙니다. 저기에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흔적이 체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만신창이가 되어 올라왔습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함께 분노해주십시오! 우리 유가족은 꼭 알아야 합니다. 왜 구하지 않았는지? 누가 이 참사를 일으켰는지? 그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닙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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