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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완배 민중의소리 기자  |  gnews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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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1  14: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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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배 민중의소리 기자

한국 속담에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게 있다. 그런데 이 정도면 좁쌀 한 톨 받고 곳간 전체를 다 퍼 줄 판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한국 경제계에 몰고 올 후폭풍에 대한 이야기다.
2015년 말 최경환 전 경제 부총리는 “한중 FTA를 연내에 안하면 1조 5000억 원 손해”라는 (헛)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이 정도 손실은 사드 배치 후폭풍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중국은 한국의 대외 수출 가운데 무려 25%를 차지하는 나라다.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의 무역보복은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재앙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사드가 실제 가동되고, 중국이 무역보복의 강도를 높일 경우 한국 경제가 직면해야 할 현실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착한 중국’의 얼굴, 이경촉정

중국은 우리의 자본주의적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다. 중국은 ‘경제적 접근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다’는 이경촉정(以經促政)을 기치로 세계 각 나라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퍼주기도 한다. 이들이 ‘베푸는’ 혜택은 ‘기브 앤 테이크’가 상식으로 자리를 잡은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1997년 말 동남아시아에서 연쇄적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동남아 각 나라의 달러 대비 화폐 가치는 폭락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 위기가 자국의 화폐 가치를 폭락시킨 면도 있지만 ‘화폐 가치 하락이 수출 상승으로 이어져 위기 탈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각국 정부가 자국 화폐 가치 하락을 방조한 탓도 있었다.
그런데 만약 이때 중국마저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노라며 위안화 가치를 절하했다면,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제는 그야말로 박살이 났을 것이다. 당시에도 수출하는 물건 값이 싼 것으로는 중국을 당할 나라가 없었다. 중국이 마음만 먹었다면 한국 등 외환위기에 몰렸던 국가들은 화폐 가치 폭락은 폭락대로 겪고, 수출은 수출대로 부진한 최악의 상태를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막대한 수출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중국은 끝내 위안화 절하를 하지 않았다. 이경촉정의 가치가 빛을 발한 것이다. 중국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한 대신 “역시 아시아의 맏형답다”는 칭송을 얻었다. 정치적 이익을 위해 경제적 손실은 너끈히 감수하고도 남는 배짱, 그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들이 이해할 수 없는 중국 경제의 특징 중 하나다.

사악한 중국의 얼굴, 달라이 라마 효과

하지만 반대로 중국이 경제적으로 돌아서면, 중국의 무역 보복 행태는 상식의 선을 훌쩍 뛰어넘는다. 중국은 2008년 12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는 이유로 당장 프랑스와 진행하던 에어버스 구매 협상을 중단했다. 2년 뒤인 2010년 노벨상 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중국은 노르웨이 연어의 수입을 사실상 금지했다. 2010년 92%를 차지하던 노르웨이의 중국 연어 수출 비중은 이듬해 상반기 29%로 폭락했다.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양순시선이 충돌하자 중국은 즉각 중국인의 일본 관광 금지와 희토류 수출 중단이라는 강력한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들었다. 결국 중국의 강력한 무역 보복을 견디다 못한 일본은 항복 선언을 하고 만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지난해 4월 현대자동차가 청저우에서 공장 착공식을 갖기로 했는데, 중국은 갑자기 이 착공식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그것도 행사를 불과 3일 앞두고 나온 초강경 조치였다. 이 착공식은 주중 한국 대사까지 참석이 예정된 ‘어마어마한’ 행사였는데도 중국은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당시에는 한국에서는 사드 배치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었다. 이후 4개월 동안 현대-기아차 그룹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폭락한다. 이게 바로 중국이라는 나라의 본모습이다.

계산조차 불가능한 경제적 손실

2014년 한국의 대 중국 수출액은 1452억 달러, 수입은 900억 달러였다. 무역수지 흑자액만 552억 달러(66조 원)에 이른다. 한국의 총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5%다. 홍콩을 포함하면 31%에 이른다.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 미국으로부터 살가운 애정을 얻었다고 치자. 미국은 중국처럼 ‘예쁘다고 막 퍼주는’ 경제 시스템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나라다. 밉다고 무식한 무역 보복을 가하지도 않는다. 한미 관계가 악화된다고 한국산 자동차를 사는 미국 소비자들이 일본 차를 찾거나, 한미 관계가 좋아진다고 일본산 자동차를 사는 소비자들이 한국 차를 찾는 일은 없다.
설혹 혜택이 있다고 해도 그 규모는 중국과 비교가 안 된다. 대 미국 수출이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1%다. 일본도 6%에 불과하다. 여기에 EU까지 다 합쳐도 그 비중은 26%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일본, EU 다 합쳐봐야 중국+홍콩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은 다르다. FTA를 체결했다고 해도 중국은 비관세 장벽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간단히 중국이 위생검역 조건 하나만 강화해도 중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의 농산물은 무더기로 ‘되빠꾸’를 맞아야 한다.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의 해외여행 금지” 한 마디만 하면, 한국은 관광산업의 중추인 요우커들을 대거 잃어야 한다.
안전검사 조항 하나만 강화해도 중국을 새 먹거리 시장으로 여기는 한국의 화장품 업체들은 줄줄이 반품 물량을 처리해야 한다. 중국에 공장 세울 계획을 갖고 있던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하루 빨리 다른 동남아 국가들을 찾아봐야 할 처지가 될 것이다. 중국 수출의 10%만 줄어도 7조 원 가까운 돈이 날아간다.
중국의 이경촉정으로 얻을 수 있었던 막대한 이익을 포기한 것에다, 중국의 무역보복으로 당할 경제적 손실을 더하면 이 숫자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막대하다. 그렇다면 사드 배치로 우리가 얻는 이익이 도대체 뭔가? 한국은 지금 세계 경제 역사에 길이 남을 닭짓을 자처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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