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탐방> 서울 용산구지부 독서모임 ‘책마실’과 함께

반복적인 일상에 물음표를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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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용산구지부 독서모임 '책마실'. 사진 = 정지현 기자
▲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용산구지부 독서모임 '책마실'. 사진 = 정지현 기자

3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모범조합원상을 받은 지부. 항상 조합원을 만나고 열의열정으로 지부사업을 하는 지부. 현재의 지부를 있게 한 든든한 토대, 서울 용산구지부 독서모임 ‘책마실’ 회원들을 만났다. 나에게 독서모임이란  □ □ □ 이다. 독서모임 회원들의 답을 들어보았다.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연빈, 김재훈, 임지원, 노병환, 이근원, 공현주 회원(직책 등 생략) 사진 = 정지현 기자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연빈, 김재훈, 임지원, 노병환, 이근원, 공현주 회원(직책 등 생략) 사진 = 정지현 기자

이연빈(35세. 책마실 총무. 인재양성과): 타구에서 용산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외로웠는데 같은 동에 있던 2대 총무님의 권유로 함께 하게 됐다. 처음엔 직원들과의 사교가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나에겐 독서모임 회원들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통하는 입사동기다.

임지원(36세. 회원. 홍보담당관): 사무실에선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만 하고 반복적인 업무와 일상이 때론 무미건조해진다. 독서모임에 오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수 있어 좋다. 나의 관심사들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좋다.

김재훈(36세. 회원. 홍보담당관. 용산구지부 편집부장): 「밤이 선생이다」의 저자 문학평론가 황현산의 ‘나라를 사막으로 만들고 무엇을 지키려는가’라는 문구가 생각난다. 사막 같은 삶에 생명수를 공급해주는 오아시스, 독서모임에 오면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이근원(41세. 회장. 이태원1동):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독서모임을 한다는 게 사실 쉽지 않다. 자기 시간을 쪼개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망설이지만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서로 다른 생각들을 교환하다 보면 그 속에서 어느새 성장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홍어삼합도 처음엔 먹기 어렵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중독성이 있다. 독서모임도 한번 시작하면 그 맛을 알기 때문에 그만 둘 수가 없다.

공현주(43세. 회원. 용산구지부 사무국장): 노동조합 활동은 마치 높은 산을 오르는 과정과 같다. 사전에 힘을 비축하고 산에 오를 준비도 할 ‘베이스캠프’가 필요하다. 힘들고 어려울 때 지치지 않게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이라 좋다.

2009년 ‘책마실’의 창립멤버. 노병환 지부장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 용산구지부 노병환 지부장. 사진 = 정지현 기자
▲ 용산구지부 노병환 지부장. 사진 = 정지현 기자

● 독서모임을 처음 만들게 된 계기는?
  직원들을 만나면 항상 승진이나 인사문제가 80~90%를 차지했다. 뭔가 새로운 화제가 없을까, 우리 삶이 승진이나 인사문제가 전부인가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그러다 같은 동에서 현재의 사무국장을 만났다. ‘책’을 좋아하는 직원들에게 책 선물을 했고 그것을 매개로 한 달에 한번 커피숍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꾸준히 만나다 보니 입소문도 생기고 책을 좋아하는 다른 직원들도 점차 늘어났다. 올해로 벌써 9대 책마실 회원들이 생겼다.

● 독서모임의 운영은 어떻게?
  구청 동아리에 등록을 해서 분기당 예산 지원을 받는다. 회원별 연회비 3만원을 받아서 운영비로 쓰기도 한다. 구청 차원에서 독서 등 문화사업에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라 직원들의 참여율이 높았다. 한달에 한번 구청 내부에 있는 북카페에서 모임을 한다. 돌아가면서 발제자를 정하고 그 발제자가 ‘책’을 선택한다. 토론주제 또한 발제자가 하나씩 준비해온다. 발제자는 보통 1회 이상 책을 읽는 등 사전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공부가 된다. 평상시엔 독서모임 ‘밴드’를 통해 소통하고 책에 대한 정보를 나눈다. 회원들의 독후감을 책으로 엮는 성과도 있었다. 독서만 하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기호에 맞춰 영화나 연극 감상, 연말 시낭송과 책 기부행사를 갖기도 했다.

● 독서모임의 장점은?
  반복적인 일상을 벗어나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힐링이 되고 힘이 된다. 노조 입장에서는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조합원들과의 중요한 소통 창구이다. 독서모임 중에 신규간부로 발탁된 사례도 있다.

● 독서모임에서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단편적인 토론으로 그치는 게 아쉽다. 좀더 깊이 있는 성찰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쟝르별 모둠을 구성하여 좀더 깊이 있는 토론을 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주제별  찬반 토론 등 진지하게 학습하는 독서모임을 만들어가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다. 저자와 함께 하는 북콘서트 같은 행사도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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